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은 참으로 기획을 잘 하는 사람같다.  누구라도 관심있는 주제이지만 또한 진부하기도 한 주제, 이성간의 사랑을 철학적인 요소들과 섞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의 글을 써 내더니만.  이번엔 여행서다. 흔히 어디를 여행했고 그 장소에 대한 감상이나 안내를 담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역시 그는 또 다른 특이한 관점으로 여행을 '안내'한다. 여행이라면 누구나 떠올리게 될 단어들, 이국적인..., 풍경, 아름다움, 기타 등등...을 저자의 경험과 더불어 워즈워스, 고호, 플로베르..등등의 사람들의 인생과 가치관과 예술관등을 엮어서 조밀조밀 엮어나간다. 나는 이런 기획에 참으로 감탄스러웠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 그 기획에 성공했냐고?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나에게는 괜찮은 책이었다. 나는 예리하고 예민한 그의 글의 좋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을 읽고 오히려 떠나고 싶다기 보다는 내 주위의 세상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 어쩌면 여행이란 내 주위의 것들을 새롭게 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 다른 장소든 내가 있는 이 곳이든 내 마음가짐과 깨어있는 감각에 달려 있다는 것. 

책표지도 괜찮고 중간중간 사진들도 글과 잘 어울린다. 이상하게도 이것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처럼 금방 읽지는 못했다. 일주일을 두고 쉬엄쉬엄 천천히 읽게 된다. 마음에 드는 작가라고 무작정 그 사람을 믿고 그 작품을 탐독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런지 그의 두번 째 책을 보고는 조심스럽게 안도의 한숨의 나온다. 요즘 같은 가을에 읽기에 적합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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