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40년대에서부터 시작해서 80년대까지 아마도 십수권이 될 것인데, 2권의 40년대를 이제 막 읽도고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내가 알고 있던 우리나라 역사란 무엇이었던가.. 생각해보면 언제나 교과서에서는 해방의 그날에서 대한민국정부.. 뭐 그 언저리에서 끝났었던 것 같다. 불행히도, 시험출제 이외의 역사 이야기들에 분통 터져가며 열심이던 선생님도 없었다. 학교 교육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이후에라도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건 순전히 나의 게으름 때문이었고 내 인식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래서 시작했다. 어쨌든 알아야 할 사실이다. 그래야 오늘날 내일날 나의 기준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1940년대편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해방은 16일 하루뿐, 30분만에 강대국들에 의해 38선이 그어졌고, 인민들은 일제시대보다 더 고통스러운 미군정의 시간 속에서 신음, 집행의 기능적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 친일파들은 또다시 그대로 경찰로 기용되었으며, 제주도 출동을 반대한 여순에서는 반란군을 놓친 분풀이로 무고한 청년 7명이 참수당한다. 4.3 제주 항쟁을 묘사한 장에서는 그 읽기가 힘들 정도인지라, 부모가 죽임을 당하는데 박수를 쳐야만 했던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진상규명의 '선의'마저 의심해 진술하기를 꺼리는 피해의식에 짓눌려있다. 이승만과 그 정권의 욕망은 국가보안법을 탄생시켰으며, 반민특위는 해체되었고, 이승만의 생일에는 국경일이라 태극기를 내걸었으며, 반공은 광신적 신념이 되었고, 무고한 인민들도 빨갱이로 죽임을 당했다. 사바사바 정치와 요정 정치의 못된 버릇도 들였다. 이런 썩은 정국에서 전쟁까지 일어났으니....이제 이들 지배집단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읽으면서, 당연히! 존경해 왔던 김구선생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존경해마지 않을 부분이 물론 있지만,  안타까움이 더 컸다. 그 보다는 좌우를 아우르려 노력하고 그로 인해 양측으로의 비난의 속에서 살다간 여운형이야말로 (결과적으로는 암살로 끝나버렸지만) 그 당시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대로 짚어낸 사람이 아니이었던가 싶다. 

오늘날 우리 나라가 정말로 과거없이 된 것이 아니로구나.... 해방후에 청산하지 못한 것들의 업보로구나.. 라는 생각이 더욱 더 드는 책. 역사설명은 객관적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듯하고 읽기에 어렵지도 않다.  다만 40년대에는 수도 없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정당과, 청년단과 언론들과 인물들의 이름 때문에 조금 힘이 들긴 하다.

  * 산문과 운문의 차이가 이런 것일까. 훨씬 더 많은 정보와 내용을 전달하는 강준만의 글을 읽을 때는 그러지 않았드만.... 종종 인용되는 고은의 시를 읽고는 눈물까지 찔끔났다.

* 강준만의 성실함에 정말로 놀랐다. 이 많은 분량의 내용을 정리하고, 조사하고 끈기있게 써 냈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하고, 다시 한 번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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