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이 산으로 간다. 얼척없이 지방으로 출장을 가서 당치도 않은 일을, 분노스러운 맘을 누르고 아침부터 밤까지 또 아침부터 밤까지 미친듯이 했다. 남겨놓고 온 아이들한테도 미안하고 아이들은 또 아이들대로 한 시간이 멀다하고 문자로 전화로 울분을 토해내다 울먹대기까지 한다.팀장은 팀장대로 윗분들 사이에서 스트레스가 만빵이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이 사단이 나는구나. 한분의 판단미스로 이 무슨 난리법석이람. 뭐 당신 회사니 말아잡수셔도 할말은 없다만. 좀 행복하게 일합시다...싶은 거지. 우리 부문장은 진행하고 있는 일이 바닥을 보여야, 오너도 그걸 직접 보시고 방향을 틀거고, 혹시 그 때가서도 그 길을 고집한다면 그건 오너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다며 지금으로썬 그 바닥을 보여주는 일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니 그야말로, 바닥을 향해 일하는 우리의 심정은 뭐냐며. 게다가 그 바닥은 어느정도까지 보여줘야 수긍을 할 꺼냐며.  

어느 정도 연배가 되고, 내 퇴사할 년도까지 대충 맘속으로 어림잡고 나니, 예전만큼 일에 그다지 애정이 있지도 의욕이 넘치지도 않았지만,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싶었다만. 이건 뭐.... 어쩌라는 건지.  

어제 새삼스럽게 '정약용의 지식경영법'을 보는데 딱이다 싶었다. 큰줄기를 잡지 못하고, 작은 정보 하나에 매여서 큰 일을 그르치는 일. 지도와 나침반이 잘못된 채 나가가는 일. 이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정약용은 18년 유배생활동안 수백권의 책을 저술했다는데, 지금 우린 올해 5개월을 여러 명이 한권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답답하다. 한 몇년만에 회사꿈을 연속으로 이틀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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