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올핸 어쩐지 맘이 심란하네. 항상 일등으로 축하문자를 보내주던 후배녀석이 올해는 잊었나보다. 오늘까지도 암말이 없다. 날짜 챙기는데는 귀신인 녀석인데. 왠지 그 전에 연락못해서 그 녀석 맘을 상하게 한 게 아직까지 남아 있는건가 싶어 맘이 쓰인다. 생일을 뭐 꼭 그 날 챙겨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그렇지만도 않구나 싶다. 오래된 회사친구들이랑 같이 밥을 먹었는데 고마웠다. 곰아, 나이들수록 이런 거 빼먹으면 서운해지는 거냐...  앞으론 다들 잘 챙겨줘야겠네,라는 새로운 다짐. 

나를 안 이후로 한 번도 잊지않고 축하 메세지를 남겨준다. 아직 잊지 않았다고 유세=.=;라도 하듯. 벌써 17번째다. 마음이 아리네. 누구에게나 남는 사람은 있대. 이렇게. 어제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듣다가 울었다. 이런 감정은 도대체 죽을 때까지 가는 걸까?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대학동창이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는데 그 아이가 나 덕분에 힘든 고3 생활을 잘 견뎠다고 했단다. 사실, 그 친구 이름조차 가물가물했지만 왠지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찔끔났다. 난 항상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편하게 해주는 사람, 잘 웃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한껏 날이 서 있고 비아냥과 시니컬한 어투가 몸에 배여있다. 더불어  썩소도. 사실 남의 말 잘들어주고 편하게 해주고 하는 사람이 나의 이상적인 인간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역할이 더 이상은 내게 안 맞는 옷같다. 그런 말조차 낯설다. 내가 변할걸까?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가 되니, 살아온 지난 시간에 대한 생각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에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아직 가지 않은 길을 생각할 때.  

그래도 많이 고맙다. 그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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