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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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대충 훝어보곤 제호가 이걸 이해하려나 싶었다. 한 때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 나이가 들면서 더 젊고 힘센 수탉에게 밀려나고, 그 때부터는 술로 세월을 보내는 할아버지 수탉의 심정을. 술에 쩔어 사는 할아버지를 지켜보다 못해, 할머니 닭이 갓 태어난 병아리 손자들이 알콩달콩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할아버지의 상실감을 치유해주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샀다. 이억배선생의 그림이라면 모조건 좋아할 지경이니 순전히 엄마의 사심에서 비롯된 셈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항상 우리의 잣대로는 예측불가다. 깔깔대며 좋아하고, 또 읽어 달라고 졸라댄다. 더군다나 술먹고 헤롱거리는 수탉 씬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  

술 드시고 헤롱헤롱 거리는 수탉을 보고 "왜 이래요? 이건(술) 뭐예요?" 라는 질문들에 "이건 술이라는 건데 어른들만 마시는 거야. 근데 한 병만 마시는 건데 이 수탉은 한 병, 두 병, 세 병, 네 병~ 우와 네 병. 이렇게 많이 마셨더니 헤롱헤롱 눈이 핑핑돌아가고 똑바로 못 걷는 거야!" 라고 설명해줬다. 나름 술에 대한 입문이었던 셈인데, 그 이후로는 언젠가 내가 사다 논 장수막걸리를 보고는 "엄마, 이거 술이지? 많이 먹으면 눈이 핑핑돌고 헤롱헤롱 이렇게 걷지? 어른들만 먹는거지~?"라고 한다. 아이고... 왜 이렇게 애들은 귀엽냐? 게다가 엄마 아빠가 해준 말을 어쩜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하는 것인지!   

역시나 볼수록 따스함과 익살스러움이 묻어나는 그림, 최고다! 게다가 양장본이 아닌 말랑말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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