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그 아이의 꿈을 꿨을까
연락이 끊긴지 일년이 지났는데. 얼굴을 안 본지 4년이 됐는데. 헤어짐이 그냥 툭 잘라버리듯 갑작스러 끝나버려서 그런걸까? 내가 못한 것들이 나를 내내 매여있게 해서 그런걸까. 이런 꿈을 꾸고 깨어나면 아... 아직도 가슴 끝이 시리다. 그 아이는 얼마나 허망한 맘으로 나를 볼 수 없게 되었을까.
그 아이에게로 가서의 내 삶을 이 곳에서의 삶과 저울질하고 모든 가능성들을 미리 생각해서 걱정하다가 힘들게 끝났건만.
편한 생활패턴과, 내게 아주 우호적인 가족들에 둘러쌓인, 내게 넘칠 만큼의 애정을 보여주던 그 아이와 경제적인 풍족함 들에도 불구하고 내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불확실성, 고향에 대한 향수, 내 주위의 친구들, 그 아이의 낙관적이기만 한 아이같은 모습 그리고 더불어 그 아이에겐 여자가 많다는 궁합!들이 불안하기만 했었는데
그리고 그 즈음 갑자기 정신없이 좋아져버린 지금 남편. 나와의 다른 사고방식, 명석함, 검소함, 소신있음 등의 매력들이 이젠 직장생활의 지겨움, 편하고 풍족한 삶에 대한 바람, 에너제틱한 배우자에 대한 바램들에 묻혀버린 걸까
가보지 못한 것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영원한 미련이라 생각하지만... 보.고.싶.다 라고 말하는 건 좋은 사람, 내 남편에게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지만, 그래서 그런 맘으로 남편을 볼 때면 새삼 가슴이 아리는데도 왜 그 아이가 궁금한 걸까. 내가 만약 그 때... 라는 가정은 부질없지만, 왜 이렇게 이리도 오래 날 떠나지 않는지.
컴터에 있던 그 아이의 사진은 모두 지워버렸던가?... 심란하고 심란하다. 왜 메신저에는 답조차 없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