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
함윤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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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함윤호, 인물과사상, 2025. 11.

 

강연장의 초대 강사로 함윤호,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소탈해 보이지 않는 외모(??) 탓에 다가가기 어려운 첫인상과 달리, 작정하고 사용하는 지방색 가득한 사투리는 그를 줌인(Zoom in)으로 당겨왔다. 3대에 걸친 그의 임실 관촌에서의 유년 서사는 관계의 시대, 말 품격이라는 강의 주제와 멀찍이 떨어져 있을 법도 한데, 전혀 - 겉돌지 않았다.

 

자기 서사를 가진 사람, 불운한 상황을 열심히 헤엄쳐왔지만, 불행하지 않았던 (쏟아질 것 같은 왕방울 눈을 가진) 핸섬가이 함윤호는 강연 시작 후, 이십 분이 지나지 않아서 방청객의 친구, 선후배, 다정한 이웃이 되어 있었다. KBS 전주 <패트롤 전북>에서 그가 만나온 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 장애인, 조직 안팎의 비정규직, 산재 피해자와 함께 한 이십 년의 시간의 힘인 듯하다.

 

우연히 그가 쓴 책을 만났다. 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


.., 동명이인인지 싶어서 책날개를 펼쳐보니, 역시, 그가 맞다. 반가웠다. 바로 카페에 들어가 한자리에서 책을 열고, 마지막 페이지를 닫았다. 낯설지 않은 지역 현안에 대한 그의 적극적 취재기를 읽다 보면 멈춤이 쉽지 않다. 마음은 시종일관 주춤거렸지만, 말글이라서 어렵지는 않았다.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지역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거버넌스, 사회적 시스템의 필요성에 적극 동의한다. 사회 그늘을 먼저 보는 사람, 빛보다 그림자에 시선이 가는 사람, 기자 함윤호의 발견으로 나의 하루는 다소 반듯해진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세상 경계를 강자와 약자, 가진 자와 소외된 자의 이분법으로 선명한 선을 긋는 듯해서 살짝 불편했지만, 읽다 보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희미한 지점에서 좌우를 바라보는 - 그가 태생적으로, 자라온 환경에서 갖게 된 아비투수인 제2의 천성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 대안과 해법의 신중함을 발견하게 된다. “달리는 기차에 중도는 없다지만, 함윤호의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는 성찰적 자세와 섬세한 태도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18쪽/ 단순한 시혜적인 복지를 넘어,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개인의 고통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일 것이다.

42쪽/ 오늘 만난 장애인들은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우리는 특별한 혜택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비장애인과 같은 권리를 누리고 싶을 뿐입니다."
이동권이란 단순히 길 위에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우리는 이 기본권이 모두에게 공평하게주어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304쪽/ 지역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언제나 ‘중앙정부가 해줘야 한다‘는 당위로 말문을 연다. 그게 익숙하다. 요구하고 또 요구한다. 그러나 (강준만) 교수님은 이렇게 되묻는다. "우리는 정말 요구했는가?" 표를 줄 땐 정당을 보고, 그 당이 공천한 후보면 그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이 지지해왔다. 지역 현안이나 정책은 뒷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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