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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엄마 그리고 나
양정훈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3월
평점 :
[간단 책 소개]
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
생일 전부터 부모님이 내게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한동안 너무 바쁘게 사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부모님 덕분에 쉼표를 찾는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읽으며 부모님에 관한 감사와 사랑을 돌아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엄마의 지금을 최대한 오래 눈에 담아두는 것뿐이었다. (p274)
하루는 지인에게 통화가 걸려왔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도 자기 할 말만 하더라. 내가 매정하게 끊지 못한 잘못도 있겠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하는 태도가 너무도 싫었다. 일이든 대인관계든.. 다 중요한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엔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 받는 게 단순히 싫다라는 감정으로 다 표현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고, 부모님도 그렇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직감하기에 가족과의 시간이 더 소중해진다.
사랑은 그렇게 온 이름으로 잔잔하게 봄을 덮는 것인가요. (p100)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엄마와의 관계가 매일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엔 가족 만큼 절대적인 내 편도 없다는 걸 실감하기에.. 이 한 마디가 오래 가슴에 남았다. 사랑이라는 게 거창해서 좋은 게 아니다. 그냥 사랑이라서 고맙고 좋다. 잔잔하게 나란 존재를 뒤덮어 겨울을 봄으로 만드는 부모님의 사랑이 참 좋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읽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눈물 쏟을 걸 아는 책이라서.. 보는 내내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책을 읽는 것에도, 눈물을 흘린 것에도 후회는 없다. 나도 언젠가 부모님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사람은 영혼할 수 없지만, 기억과 기록은 영원할 테니까. 오지 않았으면 하는 미래지만, 차분히 준비하는 강한 사람이 되길.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