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명품족' 몇 명을 만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물론 명품을 선호하는 것과 그것을 자기 수중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가가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취미와 명품에 대한 지식 없이 그들과 백화점을 간다는 것은 상당히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도 최근이다.

그들은 정말 명품에 대해 (속된 말로)빠삭했다.

의류, 악세사리, 시계, 화장품, 향수, 가방 등등...

크리스찬 디오르, 게스 정도야 나도 들어 봤었다.  안나수이라든가 불가리 등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최근이다.

그리고 아직은 화장이라는 특권을 누리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화장품의 브랜드에 대해서 나는 모르는 것이 투성이...

그러나 그들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위에서 나열한 모든 것들에 대해 너무나도, 잘, 그리고 명확하고, 또한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

명품 브랜드의 이름을 달고 나와 명품족들의 사랑어린 눈길을 받는 제품들은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 어느 곳에서 파는 물건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

한 명품족 말에 의하면 초기에는 사용한 재질 등에서 일반 제품과 확실한 차이를 보였지만 지금은 대개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고 여전히 다른 점은 디자인의 독특성 뿐이란다...

...

사람과 물건을 비교하는 건 불합리한 일이지만, 명품에 열광하는 이들을 보며 사람도 명품화 되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감출 수가 없다. 

무언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값비싸게(?!) 보인다는 사실이 그 사람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는 세상이다. 물론 실제로 값비싼 사람들도 많다. 얼마 전에 본 크리스찬 디오르의 핑크색 가방은 드라이크리닝으로 세탁해 주어야 할 만큼 까다로운 재질을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것처럼... 

그러나 그런 명품같은 사람이든, 아니든 똑같이 밥먹고 잠자고 세수하고 화장실가고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는 면에선 다 같은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문득 명품은 아니지만 내 마음에 쏙 들어 구매한 가방에 시선이 떨어진다... 그리고 나와 더불어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나의 사람들'도 생각해 본다.

그들은 나만의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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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5-1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명품으로 딸이 있어요. 수줍 *^^*

포도나라 2005-05-1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미 어머니?!...@.@~... 몰랐네여...

조선인 2005-05-1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공개사진이 딸이랍니다. *^^*

포도나라 2005-05-1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사실 인형인 줄 알았었어여...^^;; 귀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