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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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한번 기막히게 잘 지었다.

내게 있어서는 정치평론가나 논쟁가로서의 진중권보다 미학자로서의 진중권이 더 나아 보인다.

빨주노초파남보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지적 향연.

사실 놀이와 일, 상상력에 대한 심리학적/사회학적 의미들에 대해 더 관심이 있긴 하지만, 순수한 미학과 예술의 차원에서의 이 책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기발함에 대한 인간의 도전사라고 할까? 사람들은 접고, 펴고, 들추고, 감추고, 이지러뜨리고, 뒤엎고, 왜곡하고, 순서를 바꾸고, 확대하고, 감싸고, 반사시키고, 정돈하고, 폭발시키고, 흩뜨리고....

별별 방법들을 모두 동원하여, 새롭고 다른 미적 쾌감을 주는 일들을 찾아헤맸다.

 

그런 모든 시도들이 시종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끝없는 시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고, 계속되어야 한다.

아름다움이라는 영역에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이 한국의 예비군처럼 끊임없이 동원되어야 하고,

그 시도는 한국의 민방위 교육처럼 내내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그 모든 시도로 부터 사람들의 知적/美적 인식의 지평은 팜파스와 같이 넓어지고, 

지렁이가 가득한 밭처럼 비옥해 질 것이다.

 

이땅의 모든 호모 루덴스 들이여... 상상력을 가득 얹어 참신하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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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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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을 다룬 책 중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역.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분자생물학적인 인간에서 시작해서 문화인류학적인 인간까지, 그 분석의 단위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그 분석의 단위가 어쨌건,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쨌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주는 것은 모두 심리학이다.

문화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문화'를 주목한다.

문화는 정말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중에 하나일 것이다. (150가지 이상의 정의가 있는 단어라고 하던가?)

문화심리학에서의 문화는 동서양의 문화라고 하는 문화인류학적 문화의 개념이 가장 가까울 것이다. (생각의 지도에서도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학문은 어떻게 보면 기존 심리학의 가정과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다르다. 기존의 심리학이 전세계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이론과 법칙을 찾아내는데 목적이 있었다면(이 책에 따르면, 이러한 목적자체는 매우 서양적인 것이다.), 문화심리학에서는 문화적 상대성을 용인하는 제한적인 보편성을 가정한다. 물론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라는 생각의 틀이 얼마나 성긴 것이냐마는....

이러한 생각은 단지 문화라는 변인이 기존 이론에 들어간 것과는 달라보인다. (인류학에서는 이러한 통찰이 아주 오랜 전통의 하나일 뿐이지만 말이다.) 문화심리학은 본래 Cross-cultural한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심리학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발견해낸 인간의 특성들을 검증해 보는 과정에서 난감한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보편적인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세상의 반쪽 혹은 아주 소수들에게만 적당한 설명방법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은 많이 실망했을 법도 하다.

어쨌거나, 이제는 단순하게 Cross-cultural한 관점에서 벗어나 하위문화나 문화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의 지도'에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미묘한 감정들은 학문적 대상이 되기 힘들기 때문일 테다.) 전통적인 실험사회심리학의 방법론을 통해 얻은 실험 결과들을 가지고, 관계/독립, 순환/직선, 복잡/단순과 같은 틀로 설명하는 동서양인의 사회인지들의 문화적 차이들은 때때로 놀랍게 느껴질 정도이다.

비록 문화를 둘러싼 궁극적인 전망과 의문에 대해서는 단 한가지도 마땅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 모로 흥미로운 책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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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위의 삶 - 21세기 문화 총서 10
셰리 터클 지음, 최유식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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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터클 여사의 역작.

멋진 책이다.

스스로 땜장이 방식으로 글을 짓는다고 고백했는데...

이 책 역시... 땜장이 방식으로 지었음이 분명하다.

땜장이 방식의 글쓰기는 나역시 학교 다닐때, 리포트 쓰던 것인데...

그녀는 컴퓨터라는 근사한 존재 위를 미끌어 다니듯이 돌아다닌다.

자신의 관심사를 이렇게 저렇게 엮어 낸다.

Graphic User Interface의 숨은 의미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땜질하고,

기호학과 구조주의까지 덧씌운다.... 거침없고, 자유롭다. 포스트 모던하다.

보드리아르와 라캉이 배배 꼬아 놓은 말들을 여성 특유의 친절함으로 풀어낸다.

 

난 내가 굉장히 모던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터클 여사의 글을 보니...

글쎄... 포스트모던에 좀더 가까웠던 것이 아닐까? 싶은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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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백인들
마이클 무어 지음, 김현후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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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롬바인과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책이다.

그 자신이 백인인 무어는 백인들의 멍청함을 꼬집는다.

이 책을 보니... 사실 백인들은 과연 멍청한 짓을 많이 하고 있었다.


읽는 내내.... 우리 황인들은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 같은 사람들 참 많다.

원정출산 가고, 영어에 목매고....

멍청함을 추종하는 또 다른 멍청함이 보인다.

흑인들도 크게 나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인류는 모두들 멍청함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란 말인가?

대다수가 멍청해지는 것은... 소수가 가지는 통제에 대한 집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독재자들이 한다는 우민화정책 말이다.

고분고분한 인간형 만들기.

소수의 욕심을 만족시키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멍청하게 만들기 말이다.

'불복종'과 '반항', '의심'.

멍청하지 않은 무어가 가진 미덕들이다.

요즈음 세상에서 마이클 무어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 에리히 프롬, 노암 촘스키 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되어 버렸다.

뭐 당연하다.

이미지의 시대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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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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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바라바시(1967년 생)의 링크.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가 423쪽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사실 그의 모든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대학시절 인지과학 및 인지심리학시간에 잠시 배웠던 신경망 모형이란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만큼의 충격도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담겨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터,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네트워크의 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단선적인 인과관계만을 생각하는 것에 익숙했던 단순한 우리들에게 네트워크의 그물망은 다양하고, 복잡하고, 중의적인 가능성을 제공한다.

(물론 열역학 2법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엔트로피" 보다는 덜 자극적임.....)

첫 번째 링크 서론 Introduction
두 번째 링크 무작위의 세계 The Random Universe
세 번째 링크 여섯 단계의 분리 Six Degrees of Separation
네 번째 링크 좁은 세상 Small Worlds
다섯 번째 링크 허브와 커넥터 Hubs And Connectors
여섯 번째 링크 80/20 법칙 The 80/20 Rule
일곱 번째 링크 부익부 빈익빈 Rich Get Richer
여덟 번째 링크 아인슈타인의 유산 Einstein's Legacy
아홉 번째 링크 아킬레스건 Achilles' Heel
열 번째 링크 바이러스와 유행 Viruses And Fads
열한 번째 링크 인터넷의 등장 The Awakening Internet
열두 번째 링크 웹의 분화 현상 The Fragmented Web
열세 번째 링크 생명의 지도 The Map of Life
열네 번째 링크 네트워크 경제 Network Economy
마지막 링크 거미 없는 거미줄 Web Without a Spider 

위의 링크들 중에서 관심있어 보이는 내용이 하나라도 있다면, 한번 펴 보시라!

책 전체에 걸쳐 3-4명의 한국인들이 나와서 매우 반가웠다. (이로써 약한 Link형성 ^^)

그중에서 정하웅 박사라는 사람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아주 잘하는 분인듯 한데....

책에서 바라바시 교수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다.

현재는 KAIST에서 연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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