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을 다룬 책 중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역.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분자생물학적인 인간에서 시작해서 문화인류학적인 인간까지, 그 분석의 단위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그 분석의 단위가 어쨌건,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쨌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주는 것은 모두 심리학이다.

문화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문화'를 주목한다.

문화는 정말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중에 하나일 것이다. (150가지 이상의 정의가 있는 단어라고 하던가?)

문화심리학에서의 문화는 동서양의 문화라고 하는 문화인류학적 문화의 개념이 가장 가까울 것이다. (생각의 지도에서도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학문은 어떻게 보면 기존 심리학의 가정과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다르다. 기존의 심리학이 전세계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이론과 법칙을 찾아내는데 목적이 있었다면(이 책에 따르면, 이러한 목적자체는 매우 서양적인 것이다.), 문화심리학에서는 문화적 상대성을 용인하는 제한적인 보편성을 가정한다. 물론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라는 생각의 틀이 얼마나 성긴 것이냐마는....

이러한 생각은 단지 문화라는 변인이 기존 이론에 들어간 것과는 달라보인다. (인류학에서는 이러한 통찰이 아주 오랜 전통의 하나일 뿐이지만 말이다.) 문화심리학은 본래 Cross-cultural한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심리학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발견해낸 인간의 특성들을 검증해 보는 과정에서 난감한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보편적인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세상의 반쪽 혹은 아주 소수들에게만 적당한 설명방법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은 많이 실망했을 법도 하다.

어쨌거나, 이제는 단순하게 Cross-cultural한 관점에서 벗어나 하위문화나 문화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의 지도'에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미묘한 감정들은 학문적 대상이 되기 힘들기 때문일 테다.) 전통적인 실험사회심리학의 방법론을 통해 얻은 실험 결과들을 가지고, 관계/독립, 순환/직선, 복잡/단순과 같은 틀로 설명하는 동서양인의 사회인지들의 문화적 차이들은 때때로 놀랍게 느껴질 정도이다.

비록 문화를 둘러싼 궁극적인 전망과 의문에 대해서는 단 한가지도 마땅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 모로 흥미로운 책인 것은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