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다. 공중파 방송사의 연말 가요대상에서는 음악성도 있고 인기도 있는 인디 밴드들이 아주 당연한 듯 아웃오브안중인데, 한국대중음악상 후보가 발표될 때마다 같잖은 언론에서는 메이저 음반사의 아이돌 가수들이 빠졌다고 꼭 한마디씩 한다. "한국대중음악상, 아이돌 가수는 후보제외‥그 기준은?" 뭐 이런 제목인 거지. 야, 인기 많다고 주는 상이 한국대중음악상 아니거덩~ 

그리고 하지 마 ㅆㅂ 장관께서는 뭐, 한국의 그래미상을 만든다고 했다나 뭐라나... 에라이, SM 스튜디오 놀러가서 소녀시대가 이쁘니까 눈이 돌아가서 한마디 한 거냐? 그게 왜 필요해 도대체?!  

2008년에 나온 음반들을 대상으로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들이 발표되었다. 해마다 이 상 후보들 목록을 보면서 혹시 내가 모르고 못 들었던 좋은 음반들이 있나 살펴보곤 했는데, 2008년 나의 음악생활은 꽤 학구적이었던 것 같다. 음하하하,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올라가 있고나.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  W & Whale 이 받았음 좋겠다 ^^ (하지만 언니네 이발관이 받을 듯)

  

 

 

 

 

 

 

 

 

 

종합분야 올해의 노래 - 흠... 난 <싸구려 커피>가 2008년을 반영하는 최고의 노래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규앨범도 안 나왔는데, 넘 빠른 거 아닌가?  <아름다운 것>에 한 표다. 

후보: 장기하 <싸구려 커피>   언니네 이발관 <아름다운 것>  원더걸스 <노바디>  토이 <뜨거운 안녕>   W & Whale < R P G Shine >   

 

종합분야 올해의 음악인  -  아마도 '토이'가 받게 되지 않을까?  힙합이랑 안 친해서 그런가, 버벌진트가 여기저기 이름이 보이는 게 좀 낯설다. 시퍼렇게 날이 선 랩이 난 좀 불편함.

후보: 갤럭시 익스프레스, 김동률, 버벌진트, 언니네 이발관, 토이

 

종합분야 올해의 신인   - '짙은' 빼고는 다들 한가닥씩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독특한 아티스트들이 후보로 올라 있다. 나는 이중에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가장 좋아하기는 하지만... 흠... 상을 받는 건 로로스나 짙은...이 아닐까 싶네.

 

 

 

 

 

 

 

 

 

 

나머지 개별장르는 페이퍼 만들기 귀찮으니 패스 ~ ^^ 

시상식 후에 다시 수상작 페이퍼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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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Guckkasten) - Guckkasten
국카스텐 (Guckkasten)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해마다 12월이면 각 방송사마다 무슨 시상식을 한다고 난리다. 방송 3사가 하긴 다 하는데, 나오는 건 거의 똑같은 사람들인... 

그런데 작년에는 꼭 봐야 하는 연말 쇼가 하나 있었다. EBS의 '헬로 루키 오브 더 이어" !  매달 세 팀씩 '헬로 루키'를 뽑았던 EBS 스페이스 공감이 왕중왕(?)을 뽑는 연말 빅쇼를 연 것이다.  

나는 국카스텐을 거기서 처음 보았고 들었다. 방송에서 들은 것은 <거울> 한 곡뿐이었지만, 나는, 이 밴드 음반 나오면 꼭 산다! 빠드득 주먹을 쥐었다. 

대상 한팀 상금 500만원, 인기상, 공로상 한 팀씩 100만원(하, 이 상금은 좀 창피하지 않은가효, 문화콘텐츠진흥원 양반들?). 대상은 국카스텐, 인기상은 장기하와 얼굴들, 공로상은 한음파가 받았다. 국카스텐은 그때까지도 음반이 없었고, 드럼 치는 친구는 "1등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내가 1등을 하다니..." 하며 쑥스러워했다.  "상금은 어디에 쓰실 건가요?" 하는 사회자의 의례적인 질문에 보컬이 약간 울먹이며 말했다. "제가... 직업이 없습니다... 음반 찍어놓은 거 500장이 있는데, 재킷을 못 만들었어요. 이제 재킷 만들 수 있겠습니다." 나는 이때 찔끔, 울었다.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과 방송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다렸을 국카스텐의 첫 음반이 나왔다. 총 12곡, 61분이 넘는다. (여기서부터 이미 아찔;;) 플레이어에 걸자마자, 눈앞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 같았다. 아, 이 음반 리뷰 빨리 써야겠다 생각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dazzling 이었다. 눈앞이 환하고, 어질어질 황홀했다. 눈이 부셨다. 아, 정말 죽어라고 연주하고 연습하고 녹음했겠구나 싶었다.

난 사실 록음악을 그렇게 몸에 맞아하지 않는 편인데(기껏해야 모던록...) 국카스텐의 록은 "나랑 끝까지 달려보지 않을 텐가" 거침없이 유혹하는 데가 있다. 밴드 이름은 '중국식 만화경'을 뜻한다고 하는데, 딱 맞는 이름을 찾은 것 같다. 특히나 기타가 눈부시다. 이렇게 기교 넘치는 화려한 연주를 하면서도 과하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 게 정말 놀랍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새 음반도 나와서, 오늘 이 두 개의 음반을 들었는데, 굳이 누가 더 좋냐고 묻는다면 나는 국카스텐의 손을 번쩍 들어주겠다. 음반을 사고 공연을 보러 가는 것으로는 모자라는, 거하게 밥 한끼 사줄게!! 라고 말 건네고픈 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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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152 2009-02-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500장 아니었나요?

또치 2009-02-2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대본을 본 게 아니라 '들은' 거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루비쌀롱에서 나온 정규음반 초판이 1,500장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데비 2009-03-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1500장에 두 번째 오더 들어갔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표류기>라는 책을 낸 허지웅씨의 블로그( http://ozzyz.egloos.com/ )에는 이런 말이 대문에 씌어 있다. 

"진보란 신나고 멋있고 재미있고 부러 따라하고 싶은,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다시 써내려가야만 한다. 요컨대 진보는 멋있는 것이어야 한다. 신나는 것이어야 한다. 간지 났으면 좋겠다. 확성기 틀고 물대포 맞아도 헤헤 좋을 정도로, 열사가 아닌 사람들이 스스로 좇고 싶은 이미지이길 바란다. 당위론을 박차고 나서야 한다. 패션이라도 좋다.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읽은 몇권의 책 -- <우리 소 늙다리> <연이네 설맞이> 그리고 <타샤의 특별한 날> 을 곰곰이 돌이켜보면서 나는 이 말을 떠올렸다. 발단은... <우리 소 늙다리>에서 느낀 묘한 답답함 같은 거였다. 거기엔 어른의 '추억'은 있으되, 지금 우리가,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야, 이렇게 사는 게 훨씬 좋은 거구나...!" 하고 혹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나는 찾지 못했다. 

<연이네 설맞이>는, 명절을 맞기 위한 그 엄청난(!) 노동을 생생하게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이거 한번 따라해보면 좋겠는걸!" 하고 사람을 유혹하는 데가 있다. 그 하루를 위해 수많은 날들을 준비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으며, 형식적으로 친척들 얼굴만 휙 보고 가는 지금의 명절은 "이건 뭔가 아니다 싶"게 여기도록 하는 특별함이 있는 것이다.

<타샤의 특별한 날>도 그랬다. 참으로 오래전에 나온 책이고, 먼 나라 산골마을의 이야기지만, 사계절이 오고가는 것에 발맞추어 가면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온통 누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행복하다"는 서술 한마디 없이도 너무나 잘 보여준다. 
전통을 지키는 것, 자연과 한 식구가 되어 그에 순응하며 사는 것, 우리가 신봉해마지 않는 자본주의적 가치들에서 한 발짝 이상 물러나는 것, 그런 것이 얼마나 "신나고 멋있고 재미있고 부러 따라하고 싶은" 것인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왕 옛날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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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 한림 고학년문고 9
사이토 히로시 글, 스기우라 한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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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남들보다 잘 먹고 살기 위해서? 남들보다 좀 있어 보이기 위해서? 

'공부'의 의의와 효용을 이렇게 가슴 뭉클하게 이야기해주는 동화를 만나다니, 책장을 덮고 났을 때 막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나았어. 그랬으면 헛된 기대도 안 하고 마음도 편했을 거 아냐!" 

"이 맹추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런 걸 두고 '지식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는 거다. 그리고 '미련한 자는 절망을 안고 사는 법'이라고도 하지."

 
   

이 심오한 대화는, 인간의 글자를 떼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고양이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아아, 안다는 게, 지식이라는 게 이렇게 거룩한 것이었나.  

글자를 알고, 책을 읽을 수 있고, 교양을 쌓는 과정이란 바로 삶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는 사실, 내 삶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도 윤택하게 하는 것임을 이 귀여운 동화는 하나도 무겁지 않게, 정말 재미나게 전해준다.

일본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이 책은 전3권 시리즈이던데 후속편은 언제 나오려나? 기다려진다 두근두근두근.

 <-- 이건 일본 원서 표지. 제목 타이포가 마치 전광석화처럼 찌릿찌릿 강렬한 느낌이다. 한국어판 제목 글자는, 요새 캘리그래피 잘하는 사람도 많은데 신경 좀 쓰시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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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 늙다리 보리피리 이야기 5
이호철 지음, 강우근 그림 / 보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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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TTB 리뷰에 영화 <워낭소리>가 언급이 되네요.  아마 이 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워낭소리>도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아니, 열광하실 거예요.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는데, 영화관에서는 정말이지 창피한 줄도 모르고 내내 울면서 봤습니다. (주말 저녁의 객석은 거의 꽉 차 있었는데, 나만 그렇게 질질 울고 있는 게 아니라 참 다행이었어요 ;;)  

영화에는 인간과 동물이 따로 보여지는 게 아니었어요. 그냥 '자연'이 있었을 뿐입니다. 자본주의, 산업화, 도시화의 파도를 거스르는, 그래서 사뭇 거룩하기까지 한 우리의 '본향'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소들이 한 덩어리로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직접 관련이 없다 해도, 우리는 그들을 양분 삼아 이렇게 살아왔겠지요...


(워낭소리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 소 늙다리>도 소와 사람이 한 식구였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늙다리'는 집안에서 가장 열심히 일 잘하는 식구 같고요, 늙다리가 낳은 '망나니'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막내 같습니다.  

놀기도 바쁘고, 일하기도 바쁜 주인공 '호철이'의 시선으로 시골집을 한바퀴 빙 둘러보세요. 동네 개울가로 나가서 씽씽 신나게 놀기도 하고요. 

저만 해도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는 진짜 시골에서 살아서 그런지, 이젠 어른이 된 주인공 호철이의 마음을 그런대로 잘 느낄 수 있었는데... 흠... 그 느낌과 그 마음을 이 책만 가지고 지금 아이들한테도 잘 전해줄 수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달걀 한 개><산나리> 같은 '보리피리' 시리즈의 전작들에서도, 어쩌면 이런 얘기가 어른의 향수를 털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됐습니다. 물론, 몸에 좋은 음식은 억지로라도 먹여야 하는 것처럼, 담백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음식 같은 이런 책들은 이해하든 못하든 읽히고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 

그런데도 이 책과 <워낭소리>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 건, 지나간 시대의 유물 같은, 대량생산의 시대에는 걸맞지 않아 폐기되어 버린 그런 농촌공동체적 가치를 왜 지금 줄줄 눈물 흘리며 돌아봐야 하는가를 그 영화는 참으로 아프게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 어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이상으로, 더 아프게, 더 마음 불편하게 우리를 깊은 생각 속으로 데려갔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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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2009-01-19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우리 소 늙다리>를 담당한 편집자입니다. 안 그래도 영화 '워낭소리'랑 같이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경쟁자가 아니라 동무가 되고 싶은걸요.^^

또치 2009-01-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편집자님이 코멘트를 남기시다니 ㅎㄷㄷ 바...방가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