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 (Guckkasten) - Guckkasten
국카스텐 (Guckkasten)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해마다 12월이면 각 방송사마다 무슨 시상식을 한다고 난리다. 방송 3사가 하긴 다 하는데, 나오는 건 거의 똑같은 사람들인... 

그런데 작년에는 꼭 봐야 하는 연말 쇼가 하나 있었다. EBS의 '헬로 루키 오브 더 이어" !  매달 세 팀씩 '헬로 루키'를 뽑았던 EBS 스페이스 공감이 왕중왕(?)을 뽑는 연말 빅쇼를 연 것이다.  

나는 국카스텐을 거기서 처음 보았고 들었다. 방송에서 들은 것은 <거울> 한 곡뿐이었지만, 나는, 이 밴드 음반 나오면 꼭 산다! 빠드득 주먹을 쥐었다. 

대상 한팀 상금 500만원, 인기상, 공로상 한 팀씩 100만원(하, 이 상금은 좀 창피하지 않은가효, 문화콘텐츠진흥원 양반들?). 대상은 국카스텐, 인기상은 장기하와 얼굴들, 공로상은 한음파가 받았다. 국카스텐은 그때까지도 음반이 없었고, 드럼 치는 친구는 "1등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내가 1등을 하다니..." 하며 쑥스러워했다.  "상금은 어디에 쓰실 건가요?" 하는 사회자의 의례적인 질문에 보컬이 약간 울먹이며 말했다. "제가... 직업이 없습니다... 음반 찍어놓은 거 500장이 있는데, 재킷을 못 만들었어요. 이제 재킷 만들 수 있겠습니다." 나는 이때 찔끔, 울었다.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과 방송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다렸을 국카스텐의 첫 음반이 나왔다. 총 12곡, 61분이 넘는다. (여기서부터 이미 아찔;;) 플레이어에 걸자마자, 눈앞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 같았다. 아, 이 음반 리뷰 빨리 써야겠다 생각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dazzling 이었다. 눈앞이 환하고, 어질어질 황홀했다. 눈이 부셨다. 아, 정말 죽어라고 연주하고 연습하고 녹음했겠구나 싶었다.

난 사실 록음악을 그렇게 몸에 맞아하지 않는 편인데(기껏해야 모던록...) 국카스텐의 록은 "나랑 끝까지 달려보지 않을 텐가" 거침없이 유혹하는 데가 있다. 밴드 이름은 '중국식 만화경'을 뜻한다고 하는데, 딱 맞는 이름을 찾은 것 같다. 특히나 기타가 눈부시다. 이렇게 기교 넘치는 화려한 연주를 하면서도 과하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 게 정말 놀랍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새 음반도 나와서, 오늘 이 두 개의 음반을 들었는데, 굳이 누가 더 좋냐고 묻는다면 나는 국카스텐의 손을 번쩍 들어주겠다. 음반을 사고 공연을 보러 가는 것으로는 모자라는, 거하게 밥 한끼 사줄게!! 라고 말 건네고픈 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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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152 2009-02-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500장 아니었나요?

또치 2009-02-2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대본을 본 게 아니라 '들은' 거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루비쌀롱에서 나온 정규음반 초판이 1,500장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데비 2009-03-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1500장에 두 번째 오더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