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1972
아론 J. 클라인 지음, 문일윤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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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의 승리로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아랍제국과의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집트와는 시나이반도를 요르단으로부터는 서안지역을 시리아와는 골란고원이라는 완충지역을 확보하였다. 이 결과 이스라엘 땅으로 아랍제국의 폭탄이 직접 날아오는 일이 없게되었다. 이런 완충지대의 확보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자신들의 안보에 대하여 약간 느슨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모르고 있었던 사실은 1967년 이후 이스라엘 지역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자신들의 땅을 수복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서구제국에 이스라엘의 부당함을 호소한다면 자신들의 노력이 성취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그들의 순진한 믿음이 오산이었다는 점은 금새 드러나고 말았다. 이에 팔레스타인측에서는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는 방법을 온건한 쪽에서 폭력쪽으로 이동시켰다. 이 결과 70년대 들어오면서 유럽지역은 팔레스타인 전사들의 테러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한 팔레스타인 정첵에 있어서 폭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런 이스라엘의 정책이 변하는 시점이 바로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사건이다.

뮌헨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의 검은 9월단에 의해 살해당하자 이스라엘은 기존의 온건한 방식에서 탈리오의 법칙으로 선회하게 된다. 그것은 외적으로는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응징이라는 명분을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이면에는 점점 조직화되어 가는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에 대한 쐐기를 박고자하는 열망이 강했다. 즉 이스라엘은 제2차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 희생국임에도 불구하고 더 큰 악을 제거하기 위해 뿌리를 제거한다는 히틀러의 노선을 자신들도 모르게 답습해 나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 싯점을 계기로 이스라엘은 의회민주주의의 탈을 쓴 경찰국가로 급속하게 변모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종교적 과격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강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들 종교적 과격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의 영토를 나일강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라고 공공연하게 목청높임으로서 이스라엘의 준제국주의적 정책에 가속도를 붙게 하였다. 그래서일까 이스라엘은 유엔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점령한 영토를 자국으로 편입시키고 말았다. 어쩌면 1972년 뮌헨은 이스라엘이 준제국주의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구실 혹은 발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뮌헨 테러와 관련이 있는 검은 9월단의 암살집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암살에 대한 극적인 요소는 없다. 하지만 암살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모해 가는 정당성을 확보해 가는 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정말로 끔찍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에피소드

미국의 수영선수 마크 스피츠는 수영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 최다 기록. 그도 유대인피가 섞여있어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북한은 뮌헨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하였다. 당시 생방송으로 중계하던 입장식 광경에서 갑자기 화면이 바뀌며 스튜디오의 해설자 모습이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한 뒤 다시 화면이 뮌헨 스타디움으로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그때 북한 선수단이 입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들은 스타디움 반대편으로 인공기를 들고 걸어가는 북한 선수단을 찾을 수 있었다.

북한의 사격선수 이호준이 금메달을 딴 뒤에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들과 회견하였다. 기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사격을 했는지 묻자, 이호준은 '미제-MADE in USA가 아니라 美帝-의 가슴에 총알을 박는 심정으로 쏘았다'라고 대답하였다.

뮌헨 올림픽에서  올림픽 마스코트가 처음 등장하였다. 뮌헨의 마스코트는 허리가 긴 닥스훈트를 회화화한 발디Waldi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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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07-10-07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첨 글 남깁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도효새님은 대학에서 서양 중세사 가르치시나요?

dohyosae 2007-10-1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글 늦어 죄송합니다. 심술님. 그냥 취미로 서양중세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서재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술 2007-10-1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