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엄마의 생일이었다.
문득, 14일 이른 새벽에, 첫 버스를 타고 가면서
엄마 생각을 하다보니, 엄마 생일이 그 날이란걸 알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엄마가 살아 있을 때,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 때는...어땠을까.
다시 돌아간다면...엄마가 암을 이겨내서 내 옆에 천년 만년
살아있어 줄 거라고만 믿지 않았을 거고
마지막에...그렇게 외롭게 혼자 누워있던 엄마를 두고
돌아서서 병실을 나오지도 않았을 거고...
좀 더 많이 웃고 좀 더 많이 이야기 했을거고...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후회 되는 거 많지만,
아마 평생 후회하면서 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때는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믿으며,
엄마를 잊은 듯이...잊지 않고 산다.
가끔씩은 집에 들어가면서 현관 앞에서
엄마 한번 부르면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정말, 살아서 저녁해놓고 기다리고 있을 거 같으니까.
언제나 아침은 새 모이만큼만 줄 것 같고, (다이어트 하라는 무언의 압박인건지.;;;
알았어요. 살 빼면 되잖아요. ㅡ.ㅜ)
지겹게도 오믈렛만 해줄 것 같고.
...떡볶이는 정말 하나도 안맵게;;; 해줄 것 같고...
전화 하면 받을 거 같고, 메일 보내면 답 메일 보내 줄 거 같고.
7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바보처럼 그러고 있다.
아마 평생이 지나도, 나는 엄마의 죽음을 완전히는 받아들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끔 꿈에 나타날 때마다 늘 안 아플 때처럼 예쁘게 나타나는 거 보면
분명히 좋은 곳에도 갔을 거고, 항상 옆에서 지켜봐 줄 것도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 또 참 든든하고 좋다.
...아직도 엄마 생각하면서 울때도 많고 슬퍼질때도 많지만,
나는 그냥 조용히.
시간이 더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을거다.
...지금 내가 기댈 수 있는 건, 단지 시간밖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