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에 엄마가 죽었다.  
엄마가 아파한 건 굉장히 짧은 시간동안이었다.
아픈 엄마에게는 정말 긴 시간이었겠지만...

그때 나도 엄마가 아프다는 그 사실 외에도 굉장히 힘든 시기였었고
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정말 신경이 팽팽하게 날이 서있었다.
학교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정말 육체적으로 가슴이 아플만큼.
나는 그래서, 마음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랬나, 엄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나에게 우는 소리 하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화가 났다.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아무튼, 화를 냈다.
이제는 짜증을 넘어서서 화가 난다고 엄마한테 그렇게 말했고,
그 말이, 내가 이 세상에서 엄마에게 한 마지막 말이 되었다.

영혼이라는게 진짜 있다면 말이다.
그때 왜 내가 화를 내고 울었는지 왜 힘들어했는지
내가 그 때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엄마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사실은 엄마를 미워하지 않았다는 거, 아니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 거.
그래서, 그 마음을 보고 부디 용서해주기를.
...나는 이제 그렇게 빌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밖에는 없다.

 

미안해.
더 오래 살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더 노력하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 다음 세상에는 나 같은 나쁜 딸 말고
훨씬 더 착하고 좋은 딸 만나길 바래.

내가 평생 그 때 내가 엄마를 위해서 더 노력하지 못한 죄, 안고 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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