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신이 없다
데이비드 밀스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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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나 독실한 신자도 있고, 종교에 무심한 무신론자도 있다.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옳은 것이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입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종교인이면서도 무신론적인 제도와 기술에 동의할 수 있고, 무신론자이면서도 종교적 우연에 기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여러 관점이 필요에 따라 절충하며 사회를 구성한다는 게 내 개인적인 시각이다. 즉, '종교인이냐 무신론자냐' 선택지는 최소한 내게 있어서 믿고 안 믿고의 차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할 수 없는 순간이 오곤 한다. 바로 교조주의자들의 어거지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에 머물지 않고 미성숙한 종교관으로 타인의 삶을 침해한다. 또한 자신의 믿음에 극한으로 도취된 나머지 자신이 보고 듣는 것만을 진실로 간주하는 오류를 범한다. 선과 후를 구별하지 못하고 결과에 원인을 끼워 맞추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답답한 것도 답답한 것이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그 종교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감정적인 예지만, 이런 마음이 생겨 이런저런 무신론 책을 찾다보면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 눈을 뜨게 되는 것 같다. 교조주의자들의 논거가 논리적으로 완전해서 본인은 허점을 못 찾았다 하더라도, 시대의 무신론 지식인들이 왜 신을 믿지 않고, 왜 종교를 비판하는가하는 책을 보면 그들의 논리가 너무나도 완벽하게 오류투성이라 본인이 허점을 못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약장수의 사기성 짙은 멘트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데이비드 밀스의 이 책은 과학적 논거를 통해 교조주의자들의 오류를 짚어준다. 내가 그 동안 불신했지만 확고한 무언가가 빠진 듯한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채워넣었다. 여기서는 기독교만을 다뤘지만, 내 삶을 침해하려는 교조주의 세력이 대부분 기독교라 그런지 훨씬 설득력있게 읽었다.

 

  신이 있다면 그는 지구의 재앙과 아름다움에 별 관심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우주를 탐사하고 수억 광년 떨어진 별을 볼 수 있다하더라도 얼마나 더 많은 별이 있을지,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만약 교조주의자 말대로 신이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창조했고 그렇게 큰 우주를 만든 신이 이 조그만 별에만 온 신경을 쓰며 자신을 믿는 사람만 구원하고 믿지 않는 사람을 고통준다는 것은 그 신과 종교가 치졸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교조주의자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의심되고 거슬린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여긴다. 다만 저자의 개인적인 주장이라는 사실만 의식한다면 독자 스스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책 역시 믿고 안 믿고의 단순한 문제이기 때문에.

 

  편중되지 않은 독서를 해야 더 견고한 분별력이 생기리라 믿는다. 마찬가지로 분별력을 키우면 편협과 편중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알게 될 것이고, 편중한 신을 받아들이기란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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