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풀어낸 수학자 - 짐 사이먼스가 일으킨 퀀트 혁명의 역사
그레고리 주커만 지음, 문직섭 옮김, 이효석 감수 / 로크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 따라가기도 벅차 독서 비중을 줄인 요즘이다. 교육장과 집을 왕복하는 전철에서만 책을 읽은 터라 진전이 더뎠다. 최근에는 일주일짜리 간단한 미니 프로젝트였지만, 난생처음 웹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를 진행해 더더욱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틈틈이 읽은 덕분에 오늘 시장을 풀어낸 수학자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사실, 3주에 걸쳐 읽은 까닭에 내가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짐 사이먼스뿐 아니라 그가 세운 르네상스 테크놀러지에 관여한 주요 인물들 이야기까지 나열되어 있어 더욱 헷갈리는 것도 있다. 아마 읽기 전 마음 먹었던 대로 내용을 정리하거나 반추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그나마 내가 현재 코딩을 공부하고 있어 일부분 상통하는 맥락이 존재했다.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온갖 대단한 과학자, 수학자, 개발자가 노력하는 모습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게 큰 응원이 되었다. 나는 기껏해야 수백 줄짜리 코드를 만지지만, 그들은 수만 줄짜리 코드를 살핀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그들처럼 프로그램을 잘 살피기 위함이기에 연습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고생을 견딜만 했다.

 

코드의 난도가 전혀 다르겠지만,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그들도 힘들어한다면, 비전공자이면서 이제 막 시작한 내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알고 보면 간단하더라도, 밤을 새워 나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닌가. 독서하는 내내 이런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위로를 받았다.

 

나는 투자에 관심이 많기에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는 호기심에 집어 든 책이었지만, 읽으면서 투자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자기계발서로 받아들여 노력하는 고수들의 자세를 배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듯이 너무 오랜 기간 붙잡고 있어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헷갈린다는 게 문제지만.

 

그래서 밑줄 친 문장을 정리하면서 감상문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읽었다는 기록을 남기는데 만족하고, 차후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시 보든지, 다른 책을 보든지 해야겠다.

 

돈을 벌면 내가 마치 천재처럼 느껴진다네. 하지만 돈을 잃으면 난 그냥 멍청이야.” - p.116, 짐 사이먼스

 

“() 가장 중요한 본질은 항상옳은 것이 아니라 충분히 자주 옳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p.138, 르네 카르모나

 

여전히 이 모델은 곤경에서 벗어난 주식이 대개의 경우 원래대로 회귀한다는 데 베팅하는 식으로 큰 수익을 올리는 트레이드들을 충분히 찾아냈다. - p.287

 

섹스나 살인이 아니라 돈에 대한 열정을 지닌 금융 시장 분석가를 위한 북클럽을 결성한 셈이다. - p.298

 

“ () 안 좋은 해도 있었고 끔찍한 해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발견한 원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 p.327, 짐 사이먼스

 

사이먼스는 논리와 합리성, 과학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매일 확률과 씨름하며 트레이딩에 베팅했고 대개의 경우 승리했다. 하지만 사이먼스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두 번의 비극을 겪었다. 그 사고들은 확률이 아주 낮은 특이한 경우이며 전혀 기대하지 않았으며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이먼스가 무작위성에 무너진 것이었다. - p.359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존입니다. 우리가 틀렸다면 나중에 언제라도 (투자 포지션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 p.384, 짐 사이먼스

 

우리는 능력이 부족한 교사들을 비난하는 대신 훌륭한 교사를 칭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들의 위신을 높여 주고 금전적 혜택을 제공했으며, 그들은 학교 교육 분야에 계속 머물렀습니다.” - p.399, 짐 사이먼스

 

사이먼스는 청중들에게 몇 가지 인생 교훈도 얘기했다. “가능한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세요. 여러분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면 더 좋습니다. (……) 끈기 있게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아름다움을 추구하세요. (……) 기업을 운영하거나 실험을 실행하거나 수학 정리를 만들 때 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뭔가가 잘 되면 심미적 관점에 가까운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 p.4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행복도 완전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자의 지도 - 금융시장에서 길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
장재창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 공부를 나름 꾸준히 하고 있다. 시장에도 한 발 담근 상태다. 투자의 필요성도 알고, 방법도 알고, 정보도 잘 찾지만, 내 계좌는 자주 파란불이다. 얼마 전, 미국의 인플레 상승률 발표로 코스피와 나스닥이 쭉 빠진 덕분에 이번에도 파란 맛을 음미 중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이러다 나만 늦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이었다. 아무리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말에 올라타는 건 좀 고민했어야 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쉬는 말에 올라탄 까닭에 하방 관광 삼매경에 빠진 것이다.

 

장재창 대표의 투자의 지도는 지금의 나에게 가장 알맞은 책이었다. 두껍지 않으면서 부제도 매력적이었다. ‘금융시장에서 길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는 꼭 나를 위한 말 같았다. 거기다 어머니가 보시는 행복재무센터장 오영일이라는 분의 유튜브로 자주 접해, 종이책으로 오디오북을 듣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아무튼, 독서의 재미는 차치하고 나중의 투자를 위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는 시장의 사이클을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하나는 금리로 보는 사계절 사이클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의 발달로 보는 구조적 사이클이다.

 

사계절 사이클

 

사계절 사이클은 금리를 기준으로 시장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눈다. 봄은 저물가와 저금리로 인한 골디락스 구간으로, 주식이 적합한 투자자산이다. 여름은 인플레이션 구간으로 금리가 상승한다. 이때만 유일하게 원자재와 중소형주에 투자가 가능하다. 가을 장세는 금리가 고점에서 멈춰 고금리와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이 시작된다. 물가채가 안전하다. 겨울은 경기침체기로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이다. 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므로 현금화와 채권 투자가 안전한 시기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사계절 사이클의 순환을 알아도 모든 계절에 투자하기란 어렵다. 상승은 걱정 없지만 하락장의 심리적 불안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현실의 사계절처럼 기간이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시장의 계절은 봄에서 겨울로 회귀할 수 있고, 여름을 건너뛰고 가을로 갈 수도 있다. 일반 투자자는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

 

투자자는 간단한 3단 논법을 기억해야 한다. 현금을 포함한 투자 상품들은 자산을 담아놓은 그릇이자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 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자산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투자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한다. - p.64

 

구조적 사이클

 

구조적 사이클은 기술을 기점으로 세계화와 지역화가 순환하는 사이클이다. 세계화 시기에는 기술이 보편화되어 글로벌 시장이 골고루 성장하지만, 신기술이 등장하면 독점적 형태를 띠면서 거대한 기업이 더욱 성장한다. 저자는 현재 세계화 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기술의 시대 서막이 올랐다고 말한다. 기술이 성장하기까지는 10년 정도의 무르익을 시기가 필요하고, 현재 그러한 기술들이 발아하고 있으며 지역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사이클의 특징을 파악해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투자의 지도는 일반 투자자를 위한 책으로, 개별 주식 상품 대신 ETF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TF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상품이 상장되고 있다. 투자의 목적이 장기간에 걸친 자산 증식이나 노후 자금 마련이라면 사계절 사이클과 구조적 사이클에 맞는 ETF 상품을 들고 가면 이기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 후반부에는 유망한 ETF 테마를 소개하니 투자에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아주 축약한 정리라 이 글을 보는 사람이라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읽어 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개요 정도만 적었는데, 누추한 글이어서 죄송할 따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내 투자의 문제점을 알아냈으니 큰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투자할 돈이 없어서 지식 습득에 그쳤지만, 추후 소득이 생기면 이러한 점을 참고해 투자를 시도할 요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그의 작품을 청소년 시절에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진다. 라이트 노벨과 판타지 소설을 제외하고 옛날 소설은 모두 재미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청소년 소설은 모두 유치하다고 여기기도 했고. 생각의 핀트만 조금 바꾸면 이렇게 재밌는 책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책의 연령고지는 사실상 성인 이후부터 모든 책이 동급인 듯하다.

 

게다가 모모에서 다루는 내용이 시간인 만큼 요즘 나의 생활과 맥락이 맞아떨어져 더 재밌게 읽기도 했다. 현재 나는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살이를 하는 중이다. 아침과 저녁에 지옥철을 경험하고, 그 사이에서 읽은 이 책은 뼛속 깊이 와닿는 내용이었다. 수 을 백수로 지내면서 바쁜 걸음걸이가 몸에 배지 않은 나에게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서울은 마치 시간을 도둑맞는 장면을 목격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나 역시 빠듯하게 시간을 아껴가면서 지내기에 당사자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느 날,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모모는 마음의 공간이 넓은 여자아이다. 모모를 만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속내를 전부 드러내 보이며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을 해결한 후 기쁜 마음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모모와 함께 할 때 장난감이 없어도 다양한 놀이를 했다. 그중 가장 절친한 도로 청소부 베포와 광장 안내인 기롤라모는 성향이 극과 극이지만 모모 옆에서 각자의 성향에 깊이 드러낼 수 있었다. 베포는 생각이 깊은 노인이었고, 깊은 생각을 하려면 여유로운 마음과 시간이 필수다. ‘기기라고도 불리는 기롤라모는 상상력이 뛰어난 젊은 남자로 다양한 이야기를 꾸며내는 재주가 있었다. 상상력 역시 마음 편히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제약없이 발현되는 법이다.

 

모모의 상징은 여유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 상상력과 사고력은 활기를 띠고, 시간은 약이 되며, 모든 활동에 즐거움이 더해진다.

 

그러나 시간 저축 은행사원으로 꾸며 마을 사람들에게 접근한 회색 인간들은 반대 선상에 있다. 그들은 마을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접근해 시간의 낭비를 설파한다. 단위를 초로 바꾸어 계산해 그들이 엄청난 시간을 낭비한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가령, 1분은 60, 1시간은 3,600, 24시간은 86,400……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생애에 남은 시간을 아끼는 방안으로 회색인간은 사적인 대화 시간, 타인을 위하는 시간, 생각에 잠기는 시간, 심지어 자는 시간 줄이기를 제시한다. 그렇게 아낀 시간은 추후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는 여유가 사라지고 대신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려는 조급함으로 가득 찼다. 효율 중시의 사회로 변하면서 주택의 개성이 사라지고, 거대한 사각형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들어섰다. 식당에는 앉아서 먹는 자리가 없다. 서서 먹고 얼른 나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조급함이 시간 도둑의 상징이다.

 

거대해지는 시간 도둑들에게 모모는 걸림돌이었다. 그녀를 처리하기 위해 회색 인간들이 손을 쓰지만, 다행히 시간 관리자인 호라 박사와 그의 거북 카시오페이아덕분에 모모는 무사히 회색 인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시간의 가장자리로 향했다. 호라 박사의 도움으로 시간과 시간 도둑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시간은 미래, 현재, 과거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가 없다면 미래도, 과거도 의미가 없었다. 시간은 각자의 마음에 한 떨기 꽃으로 피어 있다. 시간 도둑은 사람들에게서 그 꽃을 훔쳐 살아가는 존재였다. 시간이 흐르지 않게 꽃을 꽁꽁 얼려두고 그 잎을 담배로 만들어 피우면 시간은 죽지만 시간 도둑은 살아가는 것이다. 모모는 다시 마을로 돌아가 모두의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모모의 이야기를 듣거나 해줄 사람이 없었다. 모모를 제외하고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기롤라모도 모모를 오래 볼 수 없었다. 모모가 시간의 가장자리에 가 있는 사이, 시간 도둑이 기롤라모를 위협했고 그마저 시간의 노예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베포 역시 생각에 잠길 시간도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결국 모모는 호라 박사에게 돌아가 해결 방법을 듣는다. 모든 시간을 멈추고 모모에게만 1시간이 주어질 것인즉, 그 안에 회색 인간의 시간 금고를 찾아 들어가 모두의 시간을 해방시켜야 했다. 모모는 회색 인간의 존재가 두려웠지만,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용기를 끌어 올렸다. 모든 시간이 멈추자 시간 도둑들은 혼비백산했다.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자신들의 죽은 시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밀치며 시간 금고로 달려갔다. 그러다 자신의 담배가 떨어져 가면 옆 사람의 것을 뺏어 연장하거나 그대로 사라졌다. 마침내 모든 시간 도둑들이 사라지고, 모모는 시간 금고를 열어 모두의 시간을 정상으로 만들어냈고, 예전처럼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즐겼다.

 

나의 경험상 확실히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조급해질수록 삶의 즐거운 요소들이 사라지고 만사 효율이 떨어졌다. 심지어 게임마저 제대로 풀리지를 않았다. 효율이 떨어지니 바쁘게 지내도 시간이 낭비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마음의 여유를 다시 되찾으니 같은 시간을 써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즐거웠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공부하는 프로그래밍이다. 작년에 컴활을 공부할 때는 하루 1시간도 하기 싫어 몸서리를 쳤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시간을 코딩 공부에 쏟고 있다.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 p.217

 

끼워 맞추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모를 읽기 전에는 살짝 여유를 잃어가고 있었다. 독학한 언어는 Python인데 배우는 과목은 JAVA, HTML, JSP, SQL 등등의 처음 보는 것들이고, 미리 공부하기에는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건드려 보다 서울에 상경해 지옥철에 몸을 실었다. 그러니 어찌 시간을 도둑 맞은 마을 사람에 나를 대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독서를 마치고 심호흡을 내뱉은 뒤 조급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것을 나 자신에게 다그친다고 해서 더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시간에 배운 내용이나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이제 모모는 깨닫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으면,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파멸에 이르는 그런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 p.290

 

또한, 시간 도둑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다 파국을 맞이했다. 조급한 마음은 사람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배려 없이 나만을 위해 살고 행동하면 남는 게 무엇일까. 시간에 쫓기면서 마음 괴롭게 남긴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병을 만들 뿐이다.

 

마음 한 칸에 모모를 위한 방을 만들어 두고 지칠 때나 힘들 때 방문하는 상상은 어떨까. 이 책이 떠오르면서 잃어가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매일 살아가는 중이다.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모모 같은 존재까지 된다면 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로 배우는 블록체인
윤진 지음, 이솔 그림 / 웨일북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인 시장이 미쳐 날뛰고 있다. ‘너무 비싼 거 아니야?’라고 할 때 들어가거나 그래도 너무 비싼 거 아니야?’라고 할 때 들어가거나 언제까지 오르진 않겠지.’라고 할 때 들어갔어야 했다. 혹은 저번 폭락장 때 역시 거품이었군.’이라며 팔짱 끼고 안심할 때 들어갔어야 했다. 아무튼, 코인 시장은 마법의 콩나무 마냥 하늘을 뚫으러 가는 중이다.

 

쫄보인 나는 코인장이 그렇게 화려하더라도 투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암호화폐의 핵심인 블록체인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코인의 가치가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다. 투자의 척도가 없다 보니 섣불리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진다. 주식마저 우량주와 인덱스 ETF로 구성하고, 위험 자산과 안전자산을 70:30으로 맞춘 내가 어찌 코인을 투자하겠는가. 그냥 허튼 욕심 접고 차근차근 블록체인을 알아가는 게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모르는 개념을 처음 접근한다면 내용이 쉬워야 공부를 지속할 동기가 유지된다. 내 수준에는 만화로 보는 블록체인이 가장 알맞았다. 개념과 과정을 웹툰으로 소개해주고, 어려운 용어나 특정 인물 등 컷으로 표현 불가능한 부분은 따로 글을 정리해두었다. 나 같은 초보자가 접근하기에 최적의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내 나름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블록체인

 

어떤 자료가 하나 있다면 조작이 매우 쉽다. 조작된 내용은 주인이 썼는지, 타인이 썼는지 알기도 어렵다. 하지만 원본을 가진 사람이 많이 늘어난다면 자료 하나의 조작으로는 누군가를 속일 수 없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원본을 블록으로 만들어 수많은 이용자에게 전한다. 새로운 자료가 블록으로 등장하면 둘 사이를 잇는 암호화된 체인이 걸리는데, 이 암호를 풀면 보상으로 코인을 받는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이런 식으로 거래장부 암호를 해독하면 얻게 되고,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표현한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까지만 채굴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는 암호를 하나 풀 때마다 12.5개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너무 많이 풀려 반으로 줄어들었다.

 

블록체인의 또 다른 장점은 시스템 유지가 거의 영원불멸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 이용자들은 채굴하는 동안 컴퓨터를 켜놓을 수밖에 없다. 수많은 이용자의 컴퓨터가 동작하는 한 블록체인 시스템은 막을 내리지 않는다. 지구종말 급으로 전력이 끊겨 마지막 단 하나의 컴퓨터가 종료될 때까지 말이다.

 

용어

 

코인을 얻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암호 푸는 방식은 PoW라고 한다. Proof of work의 약자로, 작업 증명이라는 뜻이다. 모든 채굴 코인은 PoW 방식이다. 암호에는 해시라는 값이 할당된다. 해시는 무의미한 문자와 숫자 조합의 나열이어서 인간의 속도로는 풀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채굴기라는 프로그램을 무한정 돌려 암호가 풀리기를 기다린다. 해시값을 맞추면 암호가 풀리면서 코인이 지급된다. 채굴된 양에 비례해서 난도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지사.

 

PoS(Proof of Stake, 지분 증명) 방식은 코인 보유량에 따라 블록 생산자가 될 확률을 조정한다는데, 사실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블록 생산자의 이점이 뭘까? 나중에 다른 책을 통해서 공부해야 할 내용인 듯하다. PoI(Proof of Importance, 중요도 증명)블록체인에 블록을 추가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시스템(p.153)’이며 코인 사용량, 보유량 등 여러 변수로 블록체인 기여도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것 역시 잘 모르겠다. PoSPoIPoW에 비해 직관적이지가 않아서 이 책으로는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냥 이런 게 있다는 내용만 알고 넘어가야겠다.

 

블록체인을 공부하는 이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개념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관심도 없었고, 찾아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문외한인 내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개발자 교육 때문이었다(코인 투자에는 아직도 관심이 1도 없다.).

 

강사님이 말씀하시길, JAVA가 처음 나왔을 때 기존 개발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고 한다. 유용한 거 같긴 한데, 당시의 하드웨어로는 생산성이 너무 비효율적이었다. 내 기억으로 2002년에 구매한 삼성 컴퓨터 하드 용량은 약 40MB였다. 이런 상황이니 운영 체제 위에 설치한 가상 머신에서 돌아가는 JAVA가 힘을 내기란 힘들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하드웨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JAVA는 국민 프로그래밍 언어가 되었다.

 

블록체인을 말하는데 JAVA가 왜 나오느냐.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은 아주 혁신적인 반면, 그것을 이용하는 하드웨어는 비실비실하다. 그래픽카드 대란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concept가 확실하면 하드웨어는 언젠가 따라오게 되어 있다. JAVA처럼 말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흔해지기 전에 미리 공부하고 알아두면 블록체인 시대가 도래했을 때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

 

단순히 코인 대박을 노리는 게 아니라, 그 코인에 확실한 가치를 부여하여 안정성을 찾기 위해서 블록체인을 공부해야 한다. 블록체인 개념을 모르면 코인 투자가 성립되질 않는다.

 

비록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블록체인 공부에 물꼬를 튼 셈이다. 대세가 되어가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5점 만점에 5점을 줘도 되지 않을까? 몇 번 더 읽어 보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야지.

 

P.S. - 더 쉽게 읽으려고 Why 시리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도 구매했다. 그래도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