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 세트 - 전4권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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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사두고 올해 드디어 다 읽었다. 두껍지도 않고 어려운 내용도 아닌데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두껍지도 않고 어려운 내용도 없는 SF 소설이었기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소홀해진다고 할까.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밀려 완독의 날짜가 오늘이 되었다.


총 4권으로 구성된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는 전투용으로 제작된 보안유닛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여긴 어디지? 나는 누구?’라는 식의 정체성 찾기는 아니다. 주인공 살인봇(본인이 그렇게 칭한다.)은 과거 어느 행성에서 폭주해 인간을 대량 학살한 전적이 있다. 보안유닛을 관리하는 ‘회사’에서 그의 기억을 재설정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빈틈이 생겨 그는 지배 모듈을 해킹할 수 있었다.


1권 「시스템 통제불능」에서는 살인봇이 불법 채굴 중인 기업 ‘그레이크리스’로부터 ‘보존 연합’ 연구팀을 구하면서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다.


2권 「인공 상태」는 과거의 폭주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행성 ‘라이하이랄’로 향하는 여정이다.


3권 「로그 프로토콜」에서는 ‘그레이크리스’의 실체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하게 된다.


마지막 4권인 「탈출 전략」에서는 ‘그레이크리스’의 협박으로 인질이 된 ‘보존 연합’의 대표 ‘멘사 박사’를 구하면서 살인봇은 봇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활동하는 정체성을 획득한다.


SF 가방끈이 짮은 나지만, 개인적으로 꽤 괜찮았다. 주인공 살인봇의 성장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는데, 머신러닝으로 지속적인 학습이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고개도 끄덕여진다. 또 자체적으로 쓸모없는 웨이트를 제거할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판단까지 가능하니 인간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어쩌면 살인기계가 ‘불쾌한 골짜기’ 영역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도 있겠다.


〈스타워즈〉나 〈아이로봇〉 같은 감동은 별로 없지만, 킬링타임용으로 그냥 저냥 읽을 만하다. 단, 가격은 좀 비싸다고 생각되니 굳이 소장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 난 무지성으로 구매한 까닭에 고려하지 못했다. 다른 소설 살 때는 여러 고민을 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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