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오늘부터 개발자 - 비전공자를 위한 개발자 취업 입문 개론
김병욱 지음 / 천그루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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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교육을 수료한 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빅데이터 과정을 배우면서 딥 러닝을 공부했고, 인공지능 개발자를 꿈꿨지만, 구글링을 해보니 학위라는 벽이 꽤 높았다. 나는 만년 문과생에 이제 막 배웠으니 비빌 깜냥이 못 되어 포기했다. 어차피 내 노트북으로는 제대로 된 학습도 못 시키니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여겼다.


한 동안 현타를 느끼며 다른 길을 고민해봤지만, 여전히 코딩이 재밌었다. 프로그램 하나 제대로 만들 줄 아는 것은 없어도 참고서의 코드를 입력하며 돌아가는 로직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코딩 테스트 공부 역시 퀴즈 같은 느낌이라 매일 고민하는 맛도 좋았다. 그러나 이런 취미로는 개발자가 될 수 없으니 각 잡고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친 심신에 위로도 좀 필요했고.


그러다 우연히 『오늘부터 개발자』의 저자 인터뷰 기사를 봤다. 포트폴리오 고민으로 검색하던 도중이었다. 저자는 오프라인으로 쌀을 팔다가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고, 부트캠프를 통해 백엔드 기술을 배워 6개월 만에 취업했다고 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간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니 존경심이 절로 일었다. 이 정도는 해야 취업이 되는 구나, 라는 현실도 자각했다.


아무튼, 한탄을 섞느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길어졌는데, 딱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개발 직무의 현실과 각 분야에 대한 세세한 설명, 비전공자에 대한 응원까지.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금 개발 공부에 임할 수 있었다.


※ 방향을 확실히 하자


개발자의 종류는 엄청 다양하겠지만, 책에서는 웹 서비스로 한정해서 설명한다. 클라이언트(사용자)의 화면을 만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서버(운영자)를 개발하는 ‘백엔드 개발’, 서비스의 안정을 위해 개발과 운영을 함께 관리하는 ‘데브옵스 개발자’,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저자는 이중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무를 확실히 정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배워야 할 프로그래밍 언어가 명확해지고 방향이 확실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되기 위해 방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직무를 정했다 해도 현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ICT 교육에 관심을 가졌을 때, 언론에서는 ‘개발 직군이 취업 잘 된다’, ‘개발자는 연봉이 세다’ 등의 기사를 남발했다. 그러나 멘토 역시 이러한 내용에 부정적이었고,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실제로 취업 사이트의 개발 직군 연봉을 찾아봐도 평범하다. 하지만 일의 양도 그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쓰는 앱이나 접속하는 홈페이지 등에 문제가 생기면 곧장 해결해야 하는 게 개발자다. 버그는 어디서 어떻게 터질 지 모르니 항시 대기 상태여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개발자는 자신의 역량만큼 연봉 협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실력이 좋으면 처음에는 낮아도 곧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내가 코딩에 재미를 느낀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프로젝트 당시 몇 날 며칠 에러만 나던 코드가 정상 작동할 때의 쾌감! 그 몇 줄을 위해 밤을 지새며 구글링하고 함수와 라이브러리를 연구했다. 지금도 전에는 내가 몰랐던 언어의 기능을 공부하면서 재미를 이어가고 있으니,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개발자가 천직일 수도 있다.


※개발자가 되는 방법


개발 공부는 당장 시작하되, 작은 규모 꾸준히 지속해라. 저자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격하게 동의하는 발언이다. 개발 공부는 시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 자격증 공부하듯이 하는 건 그다지 효율이 좋지 않다. 내 경험에 의하면, 에러에만 구글링으로 몇 시간을 쏟을 수도 있고, 매일 10시간씩 코드를 보고 있으면 화면을 때려 부수고 싶을 때도 잦았다. 시간 여유가 많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아니라면 꾸준히 배우면서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배우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책에서는 개발자 부트캠프, 국비지원 학원, 온라인 강의 등을 소개한다. 구글링이나 해당 언어의 도큐먼트, 유튜브, 혹은 시중에 판매하는 책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나는 이중 국비지원 학원에서 진행한 ICT 교육을 받았는데, 사실 멋모르고 들어간 거라 좋은지 나쁜지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커리큘럼은 개떡 같았지만 내가 코딩에 재미 붙였고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익혔으니 독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정도다.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면 온라인 강의나 독학으로 배우면 될 것이고,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부트캠프나 국비지원 학원 등을 노려보면 좋을 것 같다. 버티는 거야 개인의 몫이고.


개발자를 준비하면서부터 코딩 테스트 공부와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면 좋다고 한다. 또 그날그날 공부한 내용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하나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 전자는 취업을 위한 대비이고, 후자는 취업이든 개인 공부든 도움이 엄청 된다. 보통 문과생 비전공자는 프로그래밍 로직을 어려워한다는데 나는 그다지 어려움을 못 느꼈다. 프로그래밍 로직이 글쓰기 로직과 비슷한 점도 있었지만, 처음 배우는 당시에 나는 그날 배운 내용을 블로그에 매일 기록했었다. 아마 코드 이해력은 그때 확 상승한 것 같다.


추가로 깃허브를 이용해 매일 공부 파일을 업로드하면서 잔디밭을 가꾸는 것도 추천한다. 대부분 현직자들도 이야기하는데, 개발에 대한 개인 열정을 엿보는 지표가 된다고 말한다. 나도 듬성듬성한 잔디를 빽빽이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면접 준비나 기업 선택 고려 사항 등을 안내한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 비전공자라면, 혹은 그쪽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세상 모든 개발자 지망생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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