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진로 - IT 진로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
류채윤.맹윤호.박민수 지음 / 호모루덴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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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지금까지 내 인생사에 끼어들 틈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스스로 취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여겼다. 중학생 때부터 전역 후까지 작가라는 업만 바라보고 달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의욕에 비해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18년도 초에 급작스러운 글쓰기 번아웃을 겪은 뒤 글쓰기에 흥미를 잃고 마냥 게임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 19년도부터 취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막상 취업을 생각하니 나는 이도 저도 아닌 놈팡이였다.

 

전문대에 학점은 바닥을 기었고, 스펙은커녕 자격증도, 흔한 알바 이력 한 줄도 없었다. 게다가 자존감도 바닥이어서 자소서를 쓰려는 순간 오만가지 괴로움이 몰려와 손대기도 싫었다. 외국어는 그나마 영어인데, 이것도 쉬운 문장만 읽는 수준이었다. 노답 인생이 바로 나였다. (쓰다 보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아아, 굳세어라, 나 자신이여!)

 

마음을 가다듬고 토익과 ITQ로 준비를 시작했다. 토익은 생애 처음으로 결제한 인터넷 강의였다. ITQ는 워낙 쉬우니까 패스. 그러나 중간짜리 토익 점수와 ITQ는 내세우기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이래저래 찾다가 공부한 것이 컴활 1급이었고, 6개월의 사투 끝에 올해 초에 취득했다. 공부하면서 엑셀과 엑세스의 프로시저에 재미를 느껴 영역을 확장해보고 싶었다. 곧장 파이썬 책을 사서 요즘은 매일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다.

 

아무튼, 이런 근황에서 만난 코딩 진로는 내게 참으로 고마운 책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좋은 타이밍으로 세상에 나타났는지.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주어 나의 막연한 코딩 공부에 대한 동경이 현실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4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부에서 맹윤호 개발자가 비전공자에서 개발자가 되는 과정을 말해준다. 2부는 취업 컨설턴트인 류채운 컨설턴트가 취업 준비의 정의와 실질적 방법을 알려준다. 3부는 박민수 인사 담당자가 이야기하는 외국계 기업 취업 방법이다. 마지막 4부는 이들이 앞으로 IT업계 전망이 어떨지에 대해 논하고 있다.

 

문송합니다를 탈출하자

 

꿈을 파악하는 과정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함께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들을 추려내는 거라면, 적성을 파악하는 과정은 내가 과연 이 직업이 가진 일상의 무게를 견뎌 낼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 p.82, 맹윤호

 

맹윤호 작가는 총 4개의 직업에 도전했다. 하나는 국어국문학과 전공을 살린 교사였으나, 드센 학구열로 인한 교사의 운명과 감정 기복 없이 학생을 응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교사에 대한 진로를 접었다. 두 번째는 배우였다. 단역 배우 알바를 해보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가 나왔던 장면은 대부분이 편집되었다고. 그렇게 배우의 꿈을 접었다. 세 번째는 진로는 소설가였다. 국문학과와 소설은 국어 교사만큼이나 밀접한 연관성을 지녔다. 그러나 소설 시장은 아주 대박을 내지 않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직업군에 속했다(내가 굉장히 공감한 부분이다!). 전자책으로 한 편 출간했다 절판한 후에 그는 네 번째 카페 창업의 진로를 탐색했다. 일단 프랜차이즈 카페에 취업했으나 하필 고른 업체가 불만 제로에 나왔던 업체였고, 그만큼 본사의 검열이 깐깐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무례한 손님과 영업시간, 목 좋은 곳의 임대료, 인건비, 원가, 프랜차이즈 비용 등이었다. 자영업은 아직 무리라고 판단해 접었다.

 

그의 최종 선택지는 IT 분야였다. 비전공자로서 프로그래밍을 익히기 위해 컴퓨터 공학 전공 수업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공부했다. 그 결과 기대치 않게 성적을 좋게 받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 대기업의 협력 업체에 지원해 근무하면서 웹 개발 공부를 하고 해커톤 등의 대회에 참가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최종적으로 그는 개발자로서의 삶을 이룩했다.

 

나는 IT 이전에 그 흔한 엑셀도 어려워하는 컴맹이다. 비전공자 그 이상이며 전형적인 문송합니다루트를 탄 사람이다. 이제 막 문송을 탈출해 코딩을 배워보려는 내게 맹 작가의 행보는 희망 그 자체였다. 그저 대단할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곧 좌절을 느낀 것은 과정에서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는 문과 루트를 탔어도 계산적이고 자기 관리가 되는 사람이었다. 교사를 꿈꿀 때 비용, 시간, 경쟁률을 따져보았고, 카페 창업 때는 위에 언급한 요소를 계산했다. 반면에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러므로 마냥 희망을 갖기에는 무리였다.

 

아무래도 코딩을 익혀 직업으로 갖고 싶다면, 공부 이전에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할 듯했다. 맹 작가처럼 자기 관리와 계획, 시간과 비용에 대한 계산, 나 자신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이 뒷받침되어야 내가 코딩을 익히는 진정한 이유가 나타나고, 방향이 잡힐 것이다. 방향이 확실하면 공부에는 속도가 붙기 마련이니 직업을 가지는 속도도 빨라지리라. 좌절부터 해결하고 희망을 갖는 게 순서다.

 

취업 준비의 지도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다면 그만큼 노력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 p.201, 류채운

 

1부에서 의지와 희망을 얻었다면, 2부와 3부에서는 실질적인 도움과 용기를 받았다. 특히, 요즘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던 차에 딱 맞춤형 해결 부분이 바로 여기였다. 이력서야 뭐, ……, 한숨만 나올 뿐이다. 내 생각에 인사 담당자가 내 이력서를 보면 자기소개서 넘기기도 전에 탈락시킬 것으로 보인다. 거의 백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류채운 컨설턴트는 이력서는 나의 첫 모습, 자기소개서는 나의 첫마디 말과 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나의 첫 모습(이력서)은 엉망진창에 폐인의 행색을 하고 있었으며, 나의 첫마디 말(자소서)은 개소리를 월월 짖는 중이었다. 이력서는 당장 수정할래야 할 수 없으니, 나는 그냥 자소서에 신경 쓰기로 했다. 글쓰기야 원래 내 전공이었고, 가다듬으면 볼 만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아니나 다를까. 내 자소서는 하지 말라는 대로 쓰여 있었다. 구구절절 관심 없는 내 사연 적어 놓고, 막연하게 의지를 드러내고, 어떤 경험은 구체적인 내용 없이 ‘OO에 참가했음만 나타냈다. 작성 당시에도 내가 보기 부끄러워서 손 놓고 있던 글이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민망한 글은 남이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기 마련이다. 지금은 책의 조언을 참고하면서 기본 자소서를 수정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엉망진창인데, 지난 자소서처럼 내가 보기에 시공이 일그러지는 정도는 아니다.

 

항상 아무런 경력 사항도, 경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나의 과거를 돌아보니 마냥 하릴없이 살아온 것도 아니었다. 지금도 꾸준히 독서하고 서평 쓰고 있으니 백수 놀음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존감 낮고 자신감이 없어서 나 자신을 하찮게만 여겼다. 그 탓에 내 과거를 비하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이런 점을 깨닫자 자신감 뿜뿜이 한창인 요즘이다.

 

제목이 코딩 진로인 만큼 IT 계열 회사 취업에 중점을 둔 이력서와 자소서 작성법이지만, IT 관련 용어만 빼면 모든 취업 준비에 통용된다. 핵심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보여야 한다이니까. 취업이 되는 그 순간까지 자주 들여다보면서 내 자소서를 완성시킬 계획이다.

 

코딩은 기본이 된다

 

맹윤호 개발자는 IT 기술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이 말을 들으니 고딩 때가 떠오른다. 당시 떠오르던 능력은 엑셀과 html작성이었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자격증 공부를 권유하며 지원을 약속했지만, 수포자이자 영포자였던 나는 계산하는 엑셀과 영문인 html작성을 극도로 혐오했다. 그렇게 간과한 지 십여 년이 지나자 나는 그 기본 중의 기본이 된 컴활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땄다.

 

이 과정을 어떤 서순이라고 생각하면, 현재 떠오르는 코딩 기술은 얼마 후 필수이자 기본이 되어있을 것이다. 일반 사무원 지원 자격 요건에 파이썬 이용 가능자등이 적혀 있지 않을까? 우대 요건이 아닌 기본 요건에 말이다. 내가 컴활과 파이썬을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뭐 의지만큼 익힐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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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취준생이라면 IT 전공이든 아니든 누구나 읽어두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서평의 제목도 어그로 같지만 취준생 바이블이라고 적어 봤다. 현재 내가 지원하고 싶은 기업은 IT 분야가 아닌 일반 사무직이지만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IT에 관심이 없다면 2부와 3부만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늦은 나이에 처음 도전하는 취업인데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P.S. - 양심에 찔려 고백하자면, 3부는 대충 읽었다. 외국계 기업은 생각도 안 했거니와 영어 알러지가 돋아서 눈이 글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도 이력서와 자소서 쓸 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꼭 나중에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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