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시나리오 - 계획이 있는 돈은 흔들리지 않는다
김종봉.제갈현열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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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돈 공부는 처음이라를 재밌게 읽었다.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쳤다. 주식 계좌를 갖고 있었기에 김종봉 대표의 말은 더욱 와닿았다. 그러나 주식으로 돈을 벌지는 못했다. 책이 나온 시점은 19년이었으나 내가 읽기 시작한 시기는 20년 중반이었고, 코로나 전에 고점에서 들어간 나는 20%의 파란불을 견디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상태여서 저자의 말이 더 와닿았는지도 몰랐다. 그 후 코스피가 회복되면서 내 계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 이제 돈 좀 벌었나? 아니, 나는 같은 우를 범했고, 주식 계좌는 바람 앞의 등불 마냥 간신히 빨간색을 유지하고 있다.

 

잘못된 점은 알았지만,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이 책 저 책 읽어보자는 마음에 돈의 시나리오를 집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고 어렴풋이나마 내가 수정할 부분의 감을 잡았다.

 

문제점1 : 근거 빈약

 

투자 시기는 세상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코스피 수치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얼마나 있는가로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p.25

 

203140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211월에 들어서자 3150이라는 경이로운 고점을 찍었다. 삼성전자는 십만전자라는 별칭을 얻으며 50층을 벗어나 90층에 도달했다. 사나운 기세로 달리는 말이었다. 나는 두 가지 마음에서 갈등했다. 하나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자’, 다른 하나는 떡락하면 어쩌지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주식에 타이밍은 없다라며 자기합리화를 한 후 전자에 힘을 실었다. 어째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아마도 타오르는 열기에 나만 늦었다는 조급함이 생겼던 듯했다.

 

이성과 수치, 내 상황을 판단해서 매수했어야 했지만, 나는 감정에 휩쓸려 뛰어들었다. 근거라고는 지금까지 올랐으니까’, ‘삼성전자니까’, ‘물타기 하면 되니까등등이었다. 결과는 위에서 언급했듯 회복되었던 주식 계좌의 수익률이 연약해졌다.

 

문제점2 : 공부 부족

 

투자는 돈이 아닌 시간을 쏟는 행위이며

투자자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쏟는 사람이다. - p.37

 

강호동이 신서유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많은 책을 읽은 사람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도 아닌, 단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다.” 또 이경규 옹은 이렇게 말했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답이 없다.”

 

딱 내가 그랬다. 몇 권의 어쭙잖은 독서와 쬐깐한 수익으로 기세등등해진 나는 한동안 투자 공부를 안 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게임에 미쳐서 지수고 책이고 전혀 가까이하질 않았다. 그러다 올해 새로 의욕 고취를 느끼며 다시 주식을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뭐든 할 수 있을 듯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말이다. 잘 될 리가 없었다.

 

문제점3 : 시나리오 없음

 

결국 반복되는 투자물의 사이클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인간의 탐욕과

돈을 잃기 싫은 인간의 공포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 p.87

 

저자는 위기의 장에 사서 환희의 장에 파는 시나리오로 투자했다고 한다. 그가 그동안 공부해온 근거를 가지고 여러 관점(객관성, 논리성, 수익성, 지속성)에서 평가한 시나리오다. 이 외에도 언제든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한다.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으면 돈을 벌 수 있고, 돈을 버는 투자자는 누구든 자신만의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다.

 

나는 나름 시나리오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평가 요소로 되짚어 보니 그냥 뇌피셜 범벅이었다. 객관성보다는 주관성, 논리성보다는 감성, 수익성은 들쭉날쭉, 지속성은 없음. 아무런 시나리오가 없었던 것이다!

 

해결방안: 나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자

 

타인의 말과 행동은 결코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없애주지 못한다. - p.182

 

책을 덮은 순간부터 나는 나의 시나리오를 쓰려고 고심 중이다. 저자가 친절히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지만 내가 실행하지는 않을 듯하다. 만약 실행하더라도 끝까지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남의 의견을 듣고 행동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코스피 폭락 후 삼전을 38층에 매수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더블딥이 온다라든가 데드캣 바운스라든가 하는 비관론이 득세했고, 나는 10%만 먹고 빠졌다. 그리고 삼전은 두 배가 되었다. 하하하.

 

시나리오가 없을 때 생기는 안타까움을 경험했으면서 또다시 우를 범하고 싶지 않다. 미스터 마켓에 유연히 대응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이루고 말리라. 아니면 적어도 파란불은 덜 보는 시나리오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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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온전히 자신에게 시간을 쓰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수익에만 집착하는 투자자가 아닌 다방면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투자자가 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고 하지 않는가. 속이 뻥 뚫리는 계좌뿐 아니라 더욱 성장한 나 자신이 되기를 바라본다. 좋은 투자 공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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