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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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NS로 네이버 블로그만 사용한다. 이웃들의 포스팅을 훑다 보면 좋은 습관을 가지거나 형성 중인 분들이 꽤 많다. 새벽 기상을 기록하시는 분, 감사 일기를 매일 쓰시는 분, 가계부를 공유하시는 분, 규칙적으로 달리시는 분 등등. 그분들의 성실함과 공개적으로 올리는 용기에 랜선 밖에서 감탄하곤 한다. 아마 이미 습관이 되어서 작성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분도 있으리라.

 

그런 게시물들을 보면서 새로운 습관에 대해 자극받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면 더 피로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기존 습관으로 되돌아갔다. 내가 좋아서 들였던 몇몇 습관을 빼면 나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 그러다 도서관 독서회 4번째 책으로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를 접하게 되었다. 그 후 나는 일단 뭐라도 해보기를 결심했다.

 

실패한 습관

 

블로그 게시물 중 가장 본받고 싶었던 습관은 새벽 기상이었다. 평소에도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긴 했다. 자정쯤 잠들어 오전 7~8시에 깨어났으니까. 나쁜 습관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시간 활용이 아쉬웠다. 일어나자마자 씻고 밥 먹는 행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또 독서심리상담 수업을 가는 날이면 바빠지는 몸과 마음도 불편했다. 그래서 과감히 기상 시간을 앞당겨 알람을 맞췄다. 슬프게도 그 시간에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고, 설혹 일어났다손 쳐도 다시 잠들기 일쑤였다.

 

아침에 늦잠을 자는 이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자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눈을 뜨지도 못한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 p.148

 

내가 실패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첫 번째는 진입장벽이었다. 평소 자정쯤 잠들던 습관은 진입장벽이 낮았고, 바로 설정한 새벽 기상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했으니 눈이 떠질 리 만무했다. 두 번째 걸림돌은 내 자신을 과신한 탓이었다. 그동안 자존감이 급상승하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기상 후 계획이 없었다.

 

찰스 두히그에 따르면 습관은 신호-반복행동-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나의 새벽 기상은 여기에 하나도 해당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다시 새벽 기상

 

실패한 새벽 기상은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 자정 취침, 7~8시 기상을 유지하면서도 새벽 기상의 꿈은 계속 간직했다. 그러던 중 만난 한 문장이 마음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몇 번이나 그 습관을 반복하면 어차피 5분 후에는 눈이 번쩍 떠질 테니까.’라는 기분이 들어서 으싸!”하고 일어날 수 있다. - p.123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만으로도 어떤 일을 하는 태도가 변한다. 나는 진입장벽을 낮췄다. 일단 눈이 떠지면 꾸물거리지 말고 벌떡 일어나는 것을 우선시했다. 그게 시간이 어찌 되었든 말이다. 그렇게 결심한 새벽 기상의 시작은 묘했다. 자기 전 독서를 하면서 뜨거운 물을 마셨는데, 그로 인해 새벽 4, 소변이 마려워 깨어났다. 순간 뇌리에 메시지가 번뜩였다. 이것은 습관의 시작인 신호이자 환경설정이다. 곧 정신 차려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잠자리가 아닌 의자로 향했다. 그리고 첫 시작의 보상을 줬다. 데일리 리포트의 기록과 새벽 독서. 다소 충동적이었지만 내적으로 굉장히 보람찼다.

 

다시 시작한 새벽 기상 덕분에 취침 시간도 당길 수 있었다. 오후 10~11시 사이에 잠들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나흘 동안 성공하면서 반복행동에 돌입했다. 작은 성공만으로도 동기가 충만해지는데 확 앞당겨 큰 성공을 거뒀으니 자기효능감이 어마무시하게 상승했다. 자기 과신도 고려해 목표를 잘게 쪼갰다. 희망 기상 시간은 5, 기본 기상 시간은 6시로 알람을 설정했다. 미리 정해두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기 때문에 자책감이나 자기부정감이 생기지 않는다.(p.161) 정리하면, 어쩌다 새벽녘에 눈이 떠지는 것과 알람은 신호이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반복행동’, 그것을 기록하고 내가 하고픈 일을 하는 것은 보상인 것이다. 요즘은 새벽 기상에 어울리는 행동을 찾아 습관화하려고 탐색 중에 있다. 시작하기에 가장 빠른 시간은 지금이다.(p.165)

 

습관 만들기의 중요한 점

 

책의 3장에는 습관 만드는 방법 50단계가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라 분리하기란 어렵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 세 가지를 정리하려고 한다.

 

(1). STEP 45 자기효능감은 성공할수록 높아진다

 

자기효능감은 간단히 말해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일이다. 자신이 바뀌고, 성장하고, 배우고, 새로운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 p.245

 

45단계를 처음 소개하는 이유는 작은 성공의 중요성 때문이다. 어떤 습관 만들기에 성공한다면 다음 습관을 만드는데 수월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자기효능감이 상승하는 습관은 데일리 리포트(DR)’이다. 이전 서평에서도 자주 언급했는데, DR은 내 행동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기록이면서 쉬운 행동이다. 나는 기상 후 1시간을 주기로 내 행동들을 적고 있다. 최대한 가감 없이 적는다. 내가 지양하는 행동을 했어도 적는 것이다. 가령, 유튜브의 유혹에 넘어가 1시간을 유튜브로 보냈다면 유튜브 시청이라고 적으면 된다.

 

DR은 솔직해야 효과가 좋다. 왜냐하면 하루를 마감할 때 일과를 돌아보면서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간혹 TV에서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넋을 놓고 볼 때가 있다. 그것을 기록한 다음, 여백에 반성한 내용을 적는다. 그러면 다음번에는 조심하게 된다. 이렇게 하루를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반성이 끝나면 스스로를 칭찬한다. 끊이지 않고 쓰면서 습관이 되면 이보다 더 어려운 습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록을 습관화했으니 다음 습관을 관찰하고 반성하기도 쉬워졌을 테니까.

 

좋은 습관 하나를 몸에 붙이면 다른 습관도 익히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자기효능감이 커지기 때문에, 다른 좋은 습관도 더욱 만들기 쉬워진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 p.247

 

(2) STEP 09 - ‘핵심습관을 먼저 공략한다.

 

핵심습관은 다른 습관에 도미노 같이 좋은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습관을 말한다. - p.120

 

나의 핵심습관은 역시 DR이다. 새벽 기상, 독서, 일기, 식사, 샤워 등 나의 모든 행동은 DR을 벗어날 수 없다. 좀 더 확장하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습관화하고 싶은 것들을 죄다 기록한다. 예를 들면, 읽은 책을 플래너에 기록하기, 습작한 날을 캘린더에 동그라미 표시하고 분량 기록하기, 독서 하고 서평 쓰기, 그날의 행동과 감정, 생각을 일기에 쓰기가 있다. 지금 쓴 것 중 서평과 습작 빼고는 전부 습관이 되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간헐적으로 하는 것들은 습관이 되기 어렵다. 그러니 핵심습관은 매일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3) STEP 49 언젠가 무너질 수도 있다

 

언젠가 무너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너진 습관을 계속해서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 p.257

 

미끄러지거나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이후의 대처이다. 저자는 그래서 습관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정성껏 기록해두라고 한다. 기록은 다시 습관 리듬을 찾을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그러므로 나는 마지막도 DR을 강조하고 싶지만, 여기서는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융통성을 갖춰야 한다. 만약 습관 만드는 방법이 나랑 맞지 않는다면 경로를 틀면 된다. 어떤 일로 인해 중단했었다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바꿔서 안 된다면 또 바꾸면 된다. 습관을 지속한다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낸 습관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일과는 다르다.(p.259) 일관성은 소신으로 두고 습관은 유연하게 만들자. 습관을 만드는 게 목적이니까.

 

습관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썼지만, 결국 핵심은 꾸준히이다.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그 챌린지가 끝난 31일째에도 스쾃을 지속하는 것이다.(p.234) 습관은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행동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무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행하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일단 뭐라도 해볼 요량이다.

 

P.S - 참신하거나 색다른 내용이 담긴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작가의 경험과 일상을 바탕에 두고 근거를 제시하며 썼기에 무리 없이 읽혔다. 개인적으로는 용기와 계기를 심어주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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