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부법 - 모든 공부의 최고의 지침서
고영성.신영준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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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생책이 있다. 인생의 전환점을 제공해준 책 말이다. 디테일한 개념은 각자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 책으로 인해 지나온 나날과 살아가는 나날, 그리고 남은 나날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치거나 힘들면 인생책을 펼쳐보게 된다. 나에게는 그런 책이 두 권 있다. 문학에서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이고, 비문학에서는 단연 완벽한 공부법(이하 완공)이다. 전자가 꿈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다면, 후자는 그 희망에 대한 믿음과 실천 방법을 알려줬다.

 

완공을 처음 접한 건 올해 2월 초였다. 신박사의 영상을 보고 게임을 접었다. 그 후 독서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잘못된 독서를 했다는 신박사의 말과 6개월(빡겜)간 책을 멀리했던 두려움 때문에 손대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방황하던 중 영상에서 완공을 언급했다. 바로 중고서점에서 구매해 와 읽었다. 일독 후 두려움이 서서히 가셨다. 더딘 속도로 조금씩 독서량을 늘려갔다. 3월부터 게임 시간이 독서 시간으로 바뀌었다. 내가 스스로 구멍 내던 삶은 완공으로 짜깁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공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묶은 공부 개론서이다. 체계적인 자신만의 공부법이 없다면 참고서로 탁월하다. 14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내 변화의 계기가 된 챕터 몇 가지만 써보고자 한다. 전부 다루면 좋겠지만, 나에게 가장 많이 도움 된 세 챕터를 골랐다. 지극히 주관적인 선택으로, 이 부분부터 공략하면 나머지를 익히는데 수월하리라 믿는다세 챕터는 <믿음>, <메타인지>, <환경>이다.

 

믿음: 자신(自身)을 자신(自信)으로

 

완공을 만나기 전, 나는 세상 모든 것에 비관적이었고, 모두를 불신했으며, 내게 재능이 없음을 한탄했다. 마음은 해야지하면서도 몸은 해봤자 뭐 되겠냐하며 노는 쪽을 택했다. 중학교 3학년부터 소설가를 꿈꿨지만, 언제나 조금 쓰고 지쳐 포기했다. 잦은 포기는 무기력으로 학습되었다. 대학 1학년, 동화 창작 과제를 했으나 돌아온 것은 이건 글이 아니다라는 교수의 혹평이었다. 그 한마디에 우울증까지 겪었다. 어머니와의 대화로 간신히 회복한 후, 펑크난 학점을 메우기 위해 1년을 더2년제를 3다녔다.

 

재수강 기간에 만난 시학 교수가 내 시를 응원해주었다. 나는 잠시 시로 마음을 돌렸다. 그러나 입대를 하면서 그 교수와 연락이 끊겼다. 제대 후 2년간 도전해봤지만 터무니없는 실력으로는 결과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도 나름 심혈을 기울였던 터라 자체 번아웃(burnout)으로 또다시 포기를 선언했다. 18년도 상반기는 집안 사정으로 바빴고, 후반기는 게임으로 보냈다. 여기까지가 부끄러운 나의 과거다.

 

정리하면, 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었고, 고정형 사고방식에 자기효능감도 바닥이었다. 이런 믿음을 어떻게 전복시켰을까. 먼저 미래에 대한 기대는 유튜브 채널 <뼈아대><완공 특강>으로 고쳤다. 교수의 한마디는 나를 절망시켰지만, 고작가의 한마디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18시간 동안 게임 하는 거 쉽지 않다.” 나 역시 하루 평균 16시간 동안 게임 했다. 기대는 강점을 먹고 자란다.(p.25)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나의 강점이었다. 이 시간을 독서에 투자한다면 뭐가 달라도 달라질 것이었다. 기대할 만한 미래가 생겼다.

 

사고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내 사고방식이었던 고정형 사고방식은 지능, 성격, 재능 등은 타고나는 요소라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반대로 성장형 사고방식은 노력만 한다면 모든 요소가 변한다고 믿는다. 전자는 실패, 비판, 고난, 시련 등을 한계로 받아들이는 반면, 후자는 성장의 자양분으로 여긴다. 모든 면에서 고정형 사고방식과 성장형 사고방식은 대척점에 있다. 고정형에서 성장형으로 넘어가는 것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산이었다. 동시에 가장 희망차기도 했다. 왜냐하면, 바뀌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성장형 사고방식의 가능성을 암시하기 때문이었다.

 

책에서 제시한 성장형 사고방식 형성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뇌의 가소성을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패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뇌는 부지런히 쓰면 쓸수록 신경 간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며 성장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p.32) 나는 과학적 근거는 잘 믿는 편이라 , 이런 게 있었어?’하며 쉽게 믿었다. 실패에 대한 개념은 사실 힘들었다. 자기방어기제(회피, 포기, 합리화)가 쉴 새 없이 발현했다. 아마 장시간 고정형 사고방식이었던 사람들은 이 부분을 가장 힘들어하지 않을까. 나처럼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일단 인정했다. 그 후 그럴 수도 있지”, “할 수 있다”, “개선해보자등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항상 성장두 음절을 되뇌었다. 아직 완전한 성장형 사고방식은 아니지만, 많이 완화돼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짧아졌다. 요즘은 성장대신 졸꾸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자기효능감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승했다. 성장형 사고방식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500여 쪽의 완공을 읽고, 목숨 걸었던 게임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하찮았던 내 자신이 쓸모 있다고 느껴졌다. ‘나도 가능하잖아?’ 성장하겠다는 다짐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었다.

 

메타인지: 모르는 것을 모름을 알다

 

메타는 about(~에 대하여)의 그리스어 표현으로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 과정에 관한 인지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 아는 능력인 셈이다. - p.57

 

이 책에서 하이라이트이자 충격적인 챕터는 단연 <메타인지>이다. 메타인지가 낮으면 공부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다. 나의 메타인지는 인생의 바닥에 닿은 것도 모자라 구멍 뚫는 중이었다. 여기서 안다는 어떠한 개념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영역과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영역이고, ‘모른다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어설피 아는, 이른바 까지 포함하는 영역이다. 나는 모른다안다로 과신했고,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고 있었다.

 

나의 낮은 메타인지가 벌인 일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아는 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예를 들면, 책의 저자 소개를 읽고 마치 그에 대해서 다 아는 듯이 말하기, 책의 내용 그대로 인용하면서 내 생각인 양 말하기, 상대방 의견 묵살하기 등등. 내가 모르는 부분은 철저히 배제하며 말꼬리를 잡으려 애썼다. 당연히 모르기 때문에 논리에서 개박살났고 그 사람과는 연을 끊었다. <목표> 챕터에 증명목표라는 것이 나온다. 보여주기식 목표라고도 할 수 있는데, 고정형 사고방식과 낮은 메타인지가 콜라보하면 발생한다. 증명목표는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애쓰게 되고, 포장지가 떨어졌을 때 조급함과 불안함을 느낀다. 점점 자기파괴적 스트레스에 갇혀 현상을 회피하려고만 한다.

 

둘째, 현상 회피에 집중하니 공부와 독서의 개념이 이상해졌다. 나는 수학과 영어의 기초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중고딩 때, 영어는 진즉 포기했다. 모르는 단어를 익히기보다 뉴스에서 비판하는 영어 사교육에 매몰되어 더러운 세상! 어차피 나는 해도 안 된다, 때려치자!’ 생각하며 쳐다도 안 봤다. 수학은 자존심만 남아 각 학년에 맞는 문제집을 선택했다. 있어 보이려고 수학의 정석도 샀다. 그러나 중딩 때는 집합만, 고딩 때는 지수와 로그만 펼치다 그만뒀다. 독서도 마찬가지였다. 소설가가 꿈인 고정형 사고방식 소년은 창작론이나 작문법 따윈 필요 없다며 소설, 그것도 판타지장르만 깨작깨작 봤다. 대학생 때도 읽는 게 아니라 보기만 했다. ‘그래도 나는 책을 읽잖아?’하는 안도감에 도취된 까닭이다.

 

마지막 셋째, 시간의 경중이 뒤집혔다. 시험 기간, 3, 과제, 연애, 그리고 게임. 앞의 4가지와 뒤 1가지 중 어떤 게 중요할까. 학창 시절, 시험 기간은 나에게 있어 자유 시간이었다. 시험공부 대신 게임공부를 했다. 당시 <서든 어택>이라는 게임이 유행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라이플 점사를 잘할지, 클랜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 공부를 매우 열심히 했다(어휴, 나새끼……). 3 때는 수능 100일 전까지 RPG 게임에 몰두했다. 과제는 마음에 드는 강의만 골라서 하고, 나머지는 게임에. 1년 연애 중 데이트 시간보다 게임 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최근의 게임 중독까지. 아무튼, 일련의 사건들이 전부 낮은 메타인지 덕분이었다.

 

알았음에도 방치하는 것도 낮은 메타인지가 하는 일이다. 나는 메타인지를 높이고 싶었고, 이 녀석이 더 많은 구멍을 내기 전에 막아야 했다. 내 마음가짐이나 의지력은 믿지 않았다. 고정형 사고방식에 고마운 점이 딱 하나 있다면 이 부분이다. 무엇이든 의지력으로 해결하려 한 덕분에 더는 내 의지를 믿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높일 수 있을지 고심하던 차에, <믿음><메타인지>와 함께 티키타카를 한 스트라이커는 <환경> 챕터였다.

 

환경: 강제성과 의지의 선순환

 

결심보다 강력한 것은 바로 환경이다. - p.323, 신박사의 통찰

 

나는 게임보다 독서가 하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었고, 궁극적으로 메타인지를 높이고 싶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데일리 리포트(이하 DR)’였다. 일단 내가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는지 알아야 했다. 앞서 말했듯 나는 내 의지를 불신했다. 쓰자는 마음으론 안 쓸 게 분명했다. 그래서 핸드폰 알람을 기상 시간부터 취침 전까지 1시간마다 울리도록 맞췄다. 몇 시간 안 쓰더라도 머릿속에 ‘DR을 써야 해가 맴돌게끔 설정했다.

 

그리고 초강수를 둬서 게임의 아이템을 싹 정리했다. 내가 빠져있던 게임은 RPG 장르였기 때문에 장비가 없으면 실질적 플레이가 어려웠다. 모든 아이템을 팔고 생긴 돈으로 <체인지 그라운드> 추천도서를 구매했다. DR 기록을 위해 의식적으로 독서 했다. 다독 콤플렉스를 가지고 읽은 책을 기록했다. 기록 수가 하나씩 늘어가니 더 늘리기 위해 책을 읽었다.

 

자신 스스로 데드라인을 만들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기한 내에 성공하면 자신에게 보상을 주거나 실패하면 벌금을 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친구끼리 약속을 해도 좋고 주변에 공표해도 좋다. 만약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하고 그것을 지킬 수 있다면 공부뿐만 아니라 무엇을 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p.313

 

4월부터는 서평도 쓰기 시작하면서 일주일에 최소 서평 한 편이라는 자체 데드라인을 두었다. 책상 앞에 결심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두고 매일 봤다. 내 오랜 꿈을 위한 소설 쓰기는 습작 시작할 때 하루 A4 1쪽 쓰기로 설정했다. 만약 1쪽 쓸 시간이 없었다면 유연하게 조정해 5줄을 최소로 잡았다. 어떻게든 안 쓰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쓰는 쪽을 선택했다. 쓴 날은 달력에 표시했다. 작은 성공을 위한 환경설정이었다. 집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져 도서관으로 습작 장소를 옮겼다. 동시에 내가 서평과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 지금 서평에 개인사를 밝히는 이유도 환경설정의 일부이다.

 

그렇게 해서 25, 314, 412, 513, 44권을 읽었고, 서평은 4, 5월 합해서 12, 단편소설은 2편을 썼다. 아직 멀었지만, 작은 목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환경설정을 통해 나는 강제하는 환경이 의지를 만들고, 의지가 다시 환경을 설정하는 선순환을 느꼈다. 요즘은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위한 환경을 조성 중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는 SNS 앱과 웹툰 앱을 삭제했고, 유튜브는 책 읽기 어려운 상황에서만 보는 것으로 한정했다. 글 쓸 때는 노트북을 비행기모드로 바꾼다. 이제 스마트폰도 멀리 두는 습관도 형성해야겠다.

 

쓰고 보니 내용이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 공부가 단순히 지식 학습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공부를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정의하면, 나는 완벽한 공부법을 익히는 중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며칠 전, 완공이 짜깁기 책이라는 소리를 듣고 재독했다. 다시 읽어보니 짜깁기가 맞았다. 다만 그 대상은 책 내용이 아니라 구멍 숭숭 난 내 넝마주이 인생이었다. 이 책은 내 구멍투성이 믿음, 메타인지, 목표, 동기 등등 모든 부분에 걸맞은 지식을 짜서 기워줬다. 아마 완공으로부터 도움받지 못했다면 두 가지 부류가 아닐까 섣부른 일반화를 해본다. 하나는 구멍 없는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 다른 하나는 자신의 삶에 구멍이 난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 전자라면 축복이고, 후자라면……그저 응원한다.

 

언제까지나 내 삶은 완벽한 공부법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이제야 살아있음이 즐겁다. 직업을 갖기 전에 새로운 몸가짐 마음가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새로운 분야의 공부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현재 독서심리상담에 도전했다. 만약 공부에 의문이 든다면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쳐보리라 감히 예단한다. 나의 업을 찾을 때까지 목숨 걸고 독서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로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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