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할 것인가 - 쫓기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는 타이밍의 과학적 비밀
다니엘 핑크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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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떠올려보자. 나는 지금 성장이 중요하다. 나의 가치관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나에게 중요하다고 해서 타인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가치관을 관통하고 모두에게 중요한 단 하나의 요소가 있다. 감히 일반화하건대 시간이다. 무엇을 하든 우리는 유한한 시간 선상을 걸어간다. 되돌아볼 수는 있어도 되돌아갈 수는 없다. 끝이 명확한데 예측할 수 없다. 불평등을 탓할 수도 없이 매일 모두에게 같은 양이 주어진다.

  

시간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기본적으로 24시간이라는 틀. 약속계획계약과 같은 신뢰. 노동을 계산하는 돈. 추억이나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특정 시기. 그리고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놓인 생명.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시간은 여러 가치를 지닌다. 아무것도 안 해도 시간은 무의미라는 가치로 소모된다. 내가 의식하든 안 하든 시간은 결국 사용되는 도구이다. 절대 목적이 될 수 없는 무적의 도구. (<타임 워프><시간 정지>가 현실화하면 나는 태세전환할 것을 미리 밝힌다.)

  

국가기업개인을 넘어서 우주까지도 신경 쓰지 않는 시간은 쿨내가 진동한다. 무심한 시간 앞에서 생물은 흐름에 몸을 맡긴다. 생체 시간은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는 때에 맞춰 활동을 관장한다. 그래서 어떤 동식물은 밝으면 움직이고 어두워지면 잠든다. 어떤 동식물은 반대 패턴이다. 인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어떤 사람은 종달새 같아서 이른 아침에 일어나고 이른 밤에 잔다. 또 다른 사람은 올빼미를 닮아 오후에 활발하고 오전에 피로를 덜어낸다. 대부분은 제3의 새라 일반적인 아침에 일어나고 일반적인 밤에 잔다. 이를 크로노타입(chronotype)’이라고 한다.

  

개인은 크로노타입에 따라서 기분의 변화를 겪는다. 다수인 제3의 새는 기분이 아침부터 점심까지 최고점, 점심부터 저녁까지 최저점, 저녁부터 다시 반등하는 패턴을 따른다. 최저점에 다다를 때는 기분뿐만 아니라 집중력과 억제력도 떨어진다. 종달새는 이들보다 이르게, 올빼미는 이들보다 늦게 최고점-최저점-반등의 패턴을 겪는다.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시간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유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글쓰기 같은 억제력이나 분석력이 필요한 문제는 최고점일 때 해결 빈도가 높다. 최저점을 지나면 통찰력이 필요한 문제를 더욱 잘 푼다.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독서가 그중 하나다. 나로 예를 들면, 나는 흔한 제3의 새 크로노타입이라 오전 중에 글을 쓰는 게 낫고, 오후에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타입에 따른 성향도 달라진다고 하니 시간의 메타인지를 높여야 한다.

  

시간에 대한 메타인지는 나이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청소년기부터 대학생 때까지는 대체로 올빼미형이 되고, 12세 미만이나 60세 이상은 종달새형에 가깝게 변한다. 나는 그에 대한 메타인지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 분명 대학생 시절에는 밤새고 과제를 해도 괜찮았다. 졸업하고 전역까지 거친 후부터 더는 밤새울 수가 없게 되었다. 억지로 밤새우면 피로가 풀리지 않고 구내염이 돋았다. 정말 <체인지 그라운드>를 못 만나고 이 책을 못 만났으면 나는 지금도 다른 크로노타입에서 헤매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알게 되면 공부나 업무 등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리할 수 있다. 가장 집중도와 분석력이 높은 시간에 주 활동을 놓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들은 하강 시간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크로노타입을 알 수 있을까? 책에서 제시한 방법도 있지만, 졸꾸러기라면 누구나 아는 DR이 있다. 이름하야 데일리 리포트(Daily Report)’! 데일리 리포트를 간략히 설명하면 매 시간마다 나의 행적을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어떤 행위의 몰입도나 집중력,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옆에 기록하면 대략 내가 어느 시간대에 집중을 잘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루의 기록을 끝마치고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시간과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단숨에 확 올라갈 것이라 장담한다.

  

크로노타입을 알았다고 해서 시간을 순탄하게 사용하는 건 아니다. 개인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자유롭기만 한 게 아니니까. 직장이나 빡센 공부 등의 경우 최저점인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이때는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 가장 좋은 휴식은 낮잠이다. 낮잠을 10~ 20분 이내로 취하면 최저점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자기 전 카페인을 섭취하면, 낮잠을 깰 때쯤 2차 각성효과까지 더해 효과가 증폭된다. 물론 체질에 따라 다르니 카페인 전략은 무조건 따라 하지 말자.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에서 현실적으로 낮잠을 자유롭게 잘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이때는 잠시나마 눈을 감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시에 일 생각을 완전히 단절시키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책에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시간 하면 계획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 그래서 최근에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안타깝게도 몇 개는 중단 상태다. 계획을 이루면 대단하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도중에 멈췄다고 실패나 낙오는 아니다. 시간의 쿨내는 진하다. 내가 멈췄는지 계속하는지 관심 없다. 나만 관심 있을 뿐이다. 고로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럼 언제 시작하지? 지금 당장? 내일부터? 가장 좋은 건 당장 실천하는 것이겠지만, 고민이 된다면 기념일을 이용하거나 특정한 날짜를 나만의 기념일로 만들자. 이 서평을 쓰는 오늘, 19520일은 ‘19년도의 140번째 날이 아니라 실천의 날로 만들어 새로 다짐한다. 이후 520일은 큰 계획을 실천하는 나만의 기념일이 된다. 아니면 오늘은 또 성년의 날이기도 하니까 매년 성년의 날에는 어떠한 계획을 실천한다. 이러면 과거의 나를 묻어두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여기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같이 하는 사람을 모으면 더욱 좋다. 인스타그램에서 #66첼린지 를 검색하면 온라인에서 서로의 도전을 공유하는 졸꾸러기가 많다고 한다. 동기부여를 꾸준히 얻을 수 있으니 같이 할 사람이 없다는 핑계는 접어두자.

  

다시 시작했다면 필시 중간 단계가 오기 마련이다. 사람이 가장 우울해지거나 방만해지는 시기가 바로 중간 단계라고 한다. 이런 시기를 극복하려면 어이쿠효과를 시도해보자. ‘어이쿠,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 혹은 어이쿠, 마감이 얼마 안 남았잖아?’ 하고 중간점검하면서 정신 차리게 된다. 데드라인을 정하면 이 효과를 톡톡히 본다. 66첼린지라면 33일쯤 중간점검하면서 정신 차리면 되겠다.

  

시작이 서툴고 과정이 어영부영이라도 결말을 잘 맺으면 스토리는 화려해진다. ‘잘 된 마무리는 죽은 글도 살린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반대로 말하면 시작과 중간이 탄탄해도 마무리가 엉망진창이면 그 이야기는 망한다. 20대의 마지막, 인생의 마지막, 보고서의 결론, 소설의 결말은 최대한 신경을 쓰자. , 갑자기 내 글의 마무리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대목이다.

  

개인을 시간에 동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단체생활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그룹에서는 개인과 시간뿐 아니라 그룹원과 그룹원, 보스와 그룹원 사이의 동조도 중요하다. 각자의 시간을 하나로 엮는 일 말이다. 여기서는 세 요소가 필요하다. 그룹원 사이를 잘 조율하는 보스, 그룹에 대한 개인의 소속감, 그 속에서 꽃피는 유대감.

  

나는 잠깐이나마 이런 동조를 경험했다. 며칠 전에 다녀온 빡독에서. 졸벤져스의 수장 신영준 박사님과 고영성 작가님의 조율 아래, 난생처음 보는 다수가 빡독 참여자라는 소속감을 가지고, 함께 독서한다는 유대감으로 약 5시간의 빡센 독서를 마쳤다. 여기서 얻은 희열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올렸던 후기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공유되는 영광을 얻었다. 조회수가 1400이 넘는 걸 처음 보면서 , 이래서 영향력과 플랫폼이 중요하구나를 새삼 깨달았다. 더불어 졸꾸러기 대열에 제대로 합류한 것 같아 기뻤다. 앞으로는 저 숫자가 평범해지도록 졸꾸해야겠다.

  

시간은 무한하지만, 개인에게는 한정된 수단이다. 또 이만큼 정직한 도구도 없다. 내가 잘 활용하면 양질의 가치가 창출되고, 허투루 보내면 운 좋게는 그냥 낭비, 운 나쁘면 도태된다. 나도 얘도 쟤도 걔도 매일 소모되고 리필되는 24시간을 얼마나 내 소유로 만들 것인가. 이 고민과 실천에 따라 시간에서 창출되는 가치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왜. 육하원칙은 서로 뗄 수 없는 논리지만, ‘언제가 맨 앞에 있는 점은 언제나 가장 먼저 고려할 대상이라는 뜻이 아닐까? 흥미롭게 바라볼 부분이다.

  

P.S 나는 이 서평을 반등기에 썼다. 내일 오전에 다시 살펴봐야겠다.

기분은 최고점-최저점-반등이라는 공통된 패턴을 따른다. 그리고 이것은 이원적 실적 패턴을 형성한다. 상승 구간인 오전에 사람들은 린다 문제처럼 예리함, 기민성,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분석적 작업을 능숙하게 처리한다. 반등 구간인 저녁 시간에는 동전 문제처럼 억제력이나 분석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통찰력 문제를 잘 푼다. - p.42- P42

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이지만 모두가 그 시간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갖고 있다. 그것은 생리적•심리적 영향을 주는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의 패턴이다.​ - p.43- P43

‘해놓은 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아지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해낸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끝낸다면 하루 전체를 보다 적극적으로 기호화할 수 있다. - p.196- P196

잠을 잘 줄 모르는 사람들은 영웅이 아니라 바보였다. 그런 사람들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우리까지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 p.88- P88

첫째 그런 경계표는 한 회계연도가 끝나 회계장부를 덮고 새해의 새로운 원장을 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정신적 구좌’를 개설해주었다. 이런 새로운 시기는 낡은 자아를 과거로 물림으로써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준다. - p.112- P112

이런 타임마커의 두 번째 목적은 나무에서 눈을 돌려 숲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간경계표는 하루하루의 사소한 일에 매인 관심을 돌려 좀 더 큰 그림을 보게 하고 목표에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 p.113- P113

‘어이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 그 스트레스 덕분에 우리는 의욕을 되살리고 전략을 수정한다. - p.149- P149

사람들은 어떤 사건을 기억할 때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과 그것이 완결되는 순간(끝)을 가장 잘 기억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대니얼 카너먼, 돈 레델마이어, 바버라 프레딕슨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 - p.176- P176

타이밍의 일치여부에 성패를 거는 집단은 그룹 타이밍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킨다. 첫째 속도를 정하는 것은 외부의 기준이다. 둘째 각자의 타이밍을 일치시키도록 만드는 것은 소속감이다. 그리고 싱크로나이징에는 행복감이 필요하고 동시에 싱크로나이징은 행복감을 향상시킨다. - p.207-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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