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시에 퇴근하고 도서관에서 비치희망도서 두 권을 대출해 등에 업고 카페에 갔다. 빌린 책은 `소셜 미디어 2,000년`과 `화재감시원`
사실 화재감시원은 얼마 전에 요리조리 끌어모은 이북 적립금으로 구매를 한지라 빌리지 않아도 됐지만, 사서한테 `그건 안 빌릴래요` 그 한 마디를 못해서 걍 받아왔다. 미련하다.
카페에서 책을 읽는 건 피곤하다. 의자도 불편하고, 조명도 약하고, 시끄럽다. 집에서 늘어진 옷 입고 엉덩이 긁으며 읽는게 편하지. 그래도 굳이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덴 이유가 있다. 토요일에 퇴근하고 집으로 바로 오면 한 일도 없는데 정신차리면 4시가 되어있다. 그럴바에 카페라도 가서 책이라도 읽는게 낫다.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 소셜미디어 2,000을 읽으며 새로운 단어 둘을 배웠다. 합종연횡과 사금파리.

<...집단 내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합종연횡의 와중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립하고 관리해야 한다.>27p
<...도편 추방제를 일컫는 오스트라시즘ostracism 은 사금파리를 일컫는 그리스어 오스트라콘에서 유래했다.>33p

합종연횡은 두산백과에 따르면 중국 전국시대의 최강국인 진(秦)과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의 6국 사이의 외교 전술을 말한다.

영미권 작가의 책에 뜬금없이 사자성어가 튀어 나온지라 원문에는 뭐라 되어있는지 몹시 궁금했다. 우리의 위대한 구글신 덕분에 굳이 원서를 살 필요는 없었다.
검색해서 나온 원문은 다음과 같다.(오타주의!)
While also establishing and managing their own positions within The ever-shifting pattern of alliances within the group.

내 미천한 영어 실력으로 판단하건데 pattern을 합종연횡으로 번역한 듯 한데, 굉장히 과감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사금파리에 대해서 말하자면 아는 사람은 다 알만한 단어로 `사기그릇의 깨어진 작은 조각`을 뜻한다고 한다.

이렇게 오늘도 새로운 지식을 배웠다. 계획대로 유익한 토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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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같은 날에는 집에서 독서하는 것이 편해요. 이불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니까요. 전기장판에 배를 깔고 누워서 책 읽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ㅎㅎㅎ

유도링 2016-01-23 21: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출근만 아니었음 집 밖으론 안 나갔을텐데 ㅠㅠ 낼은 더 춥다는데 안전한 이불 속에 콕 박혀있어야죠 ㅎㅎ
 

12월에 알라딘에서 전자책 5만원 이상 구매하면 이북 단말기 커버를 주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처음엔 별로 가지고 싶지 않았다가 셜록 디자인 커버를 보고 뒤늦게 지름신이 와서 살 것도 없는데 꾸역꾸역 이북 5만 원어치를 채우고 결제를 눌렀다. 그러나 품절이었는지 사은품 선택창에 셜록커버가 없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갑자기 초등학교 때(사실은 국민학...쿨럭!) 깨치고 중학생 때 잊은 무소유의 정신이 생각났다. 이 커버가 무엇이라고 읽지도 않을 이북들을 사는가. 어리석도다. 그리고나서 눈물을 흘리며 장바구니를 뒤집어 엎었다.
평소 뽁뽁이로 보호하고 다니던 샤이니한테 좋은 옷 한 벌 입히고 싶었는데 몹시 아쉬웠던차에 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직접 손바느질한 라이트노벨용 책 커버! 올해 초 안 읽는 책들 싹 버리고 파는 와중에 쓸모가 없어져서 덩그러니 책장 위에 방치되어 있었는데, 크레마 샤인과 크기가 딱 맞았다. 거기다가 옆에 독서기록 수첩을 넣을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적재적소!

올해 목표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줄이기였는데, 마냥 방치해 둘 뻔한 물건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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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생명꼴, 세포`를 읽다 평소 궁금했던 논문 저자 순서에 대한 내용이 나와(243p) 간단히 메모해둔다.

-[네이처] 같은 큰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는 각자가 이바지한 공로를 모두 적절히 인정해주기 위해 저자가 여럿이라는 점을 언급하기에 지금이 적기인 듯 싶다. 처음에 적힌 저자들은 대개 대학원생이거나 박사후 과정 연구생으로서 대부분의 실제 실험실 작업을 했고, 이들이 아마 논문의 첫 초고까지 작성했을 것이다. 마지막 저자는 대개 연구를 지휘하고, 국가의 연구지원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내는 책임 연구원이다. 중간에 적힌 저자들은 여러 방식으로 연구에 이바지한 이들이다.

한편, 최근에 전자책으로 읽고있는 스반테 페보의 책 `읽어버린 게놈을 찾아서`에도 논문 저자 순서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왔다.

-우리는 [네이처]에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맙게도 앨런은 내가 마지막 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배려했다. 그 자리는 연구를 이끈 과학자가 차지하는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 처음 이름을 올리면서 과학에서의 내 위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위치는 실험대 앞에서 하루 종일, 대개는 밤늦게까지 실험하면서 결과를 생산해 내는 사람이었고, 가설이 내 것일 때도 대개 지도 교수와 토론하면서 도움을 얻고 영감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위치가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든 실험을 직접 하는 대신 다른 이들을 이끌어주고 영감을 제공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이러한 역할은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는 버겁게 느껴졌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미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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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구입한 `최초의 생명꼴 세포`를 읽다가 뿌리와 이파리- 오파비니아 시리즈에 깊은 신뢰를 받고 12월 13일 `미토콘드리아`도 추가 구입해서 동시에 읽고 있다.
2-3일 간격으로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한 권을 읽다 지겨워지면 다른 걸 읽는 교차 독서법으로 읽고 있는데. 호기심 강하고 집중력이 약한 나에겐 꽤 잘맞는 방법이다. (세포를 읽다보면 미토콘드리아가 읽고 싶고, 미토콘드리아를 읽다 보면 세포를 읽고 싶어져서 결국 계속 흥미를 유지한 상태로 읽을 수 있다)
이 두 권에 대한 간략한 감상평
(*읽기 난이도는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최초의 생명꼴 세포`

-읽기 난이도: 중

- 번역가가 용어들을 새로운 형식으로 번역한 것이 몇 개 있다. (Simulation-본뜨기(실험) Emergence-떠오름, chirality-손짝가짐, experimentim crucis-고비실험 등등) 처음엔 조금 혼란스럽지만,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개인적으론 번역가의 선택을 지지한다.

- 생물학이긴 한데 화학의 비중이 매우 높다. (막의 생물물리학) 현재 216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세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보단, 최초의 막조립이 어떤 화학적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었을지를 추론하기 위한 기초 생화학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우주생물학 내용이 더해져 있다.
따라서 화학에 대해 무지한 사람(은 바로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게 또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닌지라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받아 그럭저럭 읽어나가고 있다.
생물학과 화학은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화학 어렵......ㅠ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 역시 최근에 읽고 있는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이라는 책에서도 총 2장에 걸쳐 화학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생명 현상을 이야기하려면 분자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들여다봐야 하기`때문이다.

-세포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책이라 기대하고 구입 했는데,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 했는가에 대한 `친양쪽성 분자들의 열성팬`인 저자의 주장을 펼친 책이었다. 기대와는 달라서 조금 실망했지만, 그게 이 책의 내용이 별로라는 뜻은 아니다.

`미토콘드리아`

-읽기 난이도: 하

-술술 읽히고 아직은 딱히 어려운 부분도 없다. (95페이지까지) 그러나 읽기가 쉽다고 이해가 쉬운 내용이라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쓴다.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추가로 최근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를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고 있다. 마침 `최초의 생명꼴, 세포`에서 생명을 붙들어주는 힘들인 공유결합, 수소결합, 반데르발스 힘, 정전기상호작용, 소수효과 부분을 읽고 있는데,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2교시 내용에 수소결합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혼자 책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어떤 책의 내용이 다른 책의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게 해줄 때도 있고, 더 많은 책을 읽을면 읽을수록 이 내용, 저 내용을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재미가 생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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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이파리 `미토콘드리아` 관련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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