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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읽어본다
장으뜸.강윤정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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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2018.06.06

이 책은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 중 하나로 ‘매일 한 권의 책을 만지는 사람들이 매일 한 권의 책을 기록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방점은 ‘매일 한 권의 책을 기록한다’는 것, 꼭 그날 읽은 책일 필요는 없다. 실제 저자들도 #오늘 팔린 책 #내가 좋아하는 책 #요즘 읽는 책 #다시 읽는 책 등으로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그저 하루에 한 권, 기록하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록이라는 표현은 참 마음이 놓인다. 어려운 서평을 쓸 필요는 없다고 등을 떠밀어주는 듯 하다.

저자 두 명은 부부사이로 남편인 장으뜸은 전 문학동네 마케팅 팀장, 현 북카페겸 서점인 ‘카페꼼마’의 대표이고 부인인 강윤정은 문학동네 문학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둘 다 밥벌이로 책을 다루는 사람들인 셈이다. 보통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그 일 자체가 싫어진다고들 하던데 저자들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지 열과 성을 다해 자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책들에 대해 글을 썼다. 덕분에 읽고 싶은 책들이 제법 생겼다. 전부터 읽고 싶었던 [문단 아이돌론], 새로운 발견인 [카산드라] (재미있게도 이 두 권은 같은 날짜에 두 저자가 따로 소개한 책이다. 2017년 3월 10일은 책 읽기에 좋은 날이었음이 분명하다), 이북으로 가지고 있지만 잊고 있던‘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피규어 세트’인 [작가란 무엇인가] 등등.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궁금했던 것은 저자들이 매일 매일 성실하게 글을 썼을지, 아님 방학 숙제하듯 한꺼번에 몰아서 글을 썼을지였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지만 나로 말하자면 방학 숙제는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타입이었는데, 특이한 점은 다른 아이들은 보통 방학이 끝나기 직전에 부랴부랴 숙제를 해치웠다면 나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숙제를 해치웠다는 것이다. 이는 ‘싫은 일을 먼저, 즐거운 일을 나중에’라는 나의 삶의 방침 때문인데, 평소에는 좋아하는 반찬을 나중에 먹는다든지, 읽고 싶은 책을 나중에 읽는다든지하는 평범한 행동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글, 나의 [1일 1책]을 어떻게 쓰게 될까? 매일매일 한 편씩 쓰게될까? 한꺼번에 몰아서 쓰게될까?

아무렴 어떠랴. 사실 정말로 끝낼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는데, 하루에 두 편도 쓰고, 일주일에 한 편도 쓰고 하다보면 어느새 나만의 [1일 1책]이 완성되어있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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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08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 편이든 두 편 이상이든 글의 수를 정해서 쓰는 것보다 그날에 컨디션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며칠동안 아무 것도 안 써요. 그러다가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이때 열심히 글을 쓰게 됩니다. ^^

유도링 2018-06-08 20:53   좋아요 0 | URL
집에 손님이 있어 통 글 쓸 시간을 못 내다 겨우 시간이 나서 몇 편 몰아썼는데 생각외로 잘 써진 덕분에 지금 의욕 충만입니다. 당분간은 1일 1책 기록에 도전해 보려고요.
 
던바의 수 - 진화심리학이 밝히는 관계의 메커니즘
로빈 던바 지음, 김정희 옮김, 최재천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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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바의 수
2018.06.07

책 본문을 다 먹어치우고 후식으로 색인을 음미하며 책 전체를 반추하는 사람은 정녕 이세상에 나 하나뿐이란 말인가? 나는 색인이 좋다. 색인이 없는 과학 책은 참을 수 없다. 그렇기에 원서에 멀쩡히 있는 색인을 빼버린 출판사의 결정이 아쉽기만 하다.

하긴 이 책을 과학 책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과학자의 회고록도 아니다. 에세이라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종류의 책인가? 출판사가 번역서에서 색인과 더불어 빼버린 ‘감사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대중적인 과학 기사 모음집이다. 어쩐지.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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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다 도서관에서 빌렸다.

1. 센 강변의 작은 책방

평가의 공정함을 위해 말해두자면 난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연애 소설이 ‘오시리스의 눈’이다.
......’오시리스의 눈’은 미스터리 소설 아니냐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무슨, 절대 아니다. 등장인물 두 사람이 얼마나 알콩달콩 연애를 하는지 읽다가 죽창으로 책을 뚫을뻔 했다.
아무튼, 그렇기에 나는 로맨스 소설의 법칙에 익숙한 편은 아니다. 애초에 이 책을 왜 읽으려고 했는지, 잠깐 미쳤던게 분명하다. 출판사의 책소개에 홀랑 넘어간 것도 있고, 주인공이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서점 주인이라기에 예전에 꽤 재미있게 읽은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가 떠올랐던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끔찍했다. 일단 주인공이 마음에 안들고, 주인공 친구들은 더 마음에 안들고, 주인공의 완벽한 남자친구는 매력이 없다. 인물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고, 해결되는 과정은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다.
출판사의 책소개에 의하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파리를 향한 로망과 추억을 소환하는 생생한 묘사’인 듯 하나 그 묘사 부분은 읽지도 못했다. 앞부분을 좀 읽다 더는 무의미한 시간낭비를 견딜 수가 없어 띄엄띄엄 대충 읽고 책을 덮었다.

2. 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예전에 자기계발서를 탐독했으나 환멸을 느껴 돌아섰거나 지금도 탐독하지만 그 효용성에 의문이 드는 사람이라면 꽤 유용할 듯 하나 애초에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 나에겐 별 의미가 없는 책이었다.

3.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

저자가 상당히 삐뚤어지고 시종일관 투덜거리는 사람인데다 성편견적인 발언도 툭툭 내뱉는다. 유머코드가 맞는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나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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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과 양육 (2003)

올해 1월 25일에 중고로 구매한 뒤 한동안 책장에 방치했다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했다. 출간된지 15년이 지난 후에 읽은 셈인데 왜 이제야 읽었는지 아쉬운, 아주 좋은 책이다. (한국어판은 2004년 9월에 출판)

우리 인간을 만드는 것은 본성인가? 양육인가? 유전자인가? 환경인가? ‘이 책은 20세기에 걸쳐 100년 동안 계속되어온 본성 대 양육 논쟁을 파헤쳐 그 뿌리와 배경과, 발전 과정을 서사시처럼 보여준다.(옮긴이의 말 391p)’

이 책에서 저자는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놀라운 각성의 순간들을 소개하면서 (로렌츠의 새끼거위, 할로우의 원숭이, 미네카의 장난감 뱀, 인젤의 들쥐, 지퍼스키의 파리, 랜킨의 선충, 홀트의 올챙이, 블랜차드의 형제, 모핏의 어린이 등등,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모두 어느 한편의 승리라고 못박기가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양육을 통한 본성(nature via nurture). 즉, 유전자는 양육의 중개인이며 본성(유전자)은 단지 양육(환경)을 통해서만 효과가 발휘됨을 주장한다.

저자의 관점이 뚜렷하고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풀어나가는 점이 좋았다. 오래된 책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오는 내용이 많았는데, 특히 미네카의 장난감 뱀과 꽃,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한 ‘준비된 학습’ 실험과 ‘사회생물학’을 쓴 에드워드 월슨에 관한 일화를 자세히 소개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두어군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 원서를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구글에서 미리보기가 지원되지않는 책이라 불가능했다. 편집상의 실수가 분명한 괴상한 문장도 한군데 있었는데 읽을때 표시를 해두지 않아 지금은 찾기가 힘들다. 그렇긴해도 원서가 출간되고 1년만에 번역본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번역은 좋은편이라 생각한다. (원서를 읽지 않았으니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꼭 읽고싶어진 것이 이 책의 정신적 쌍둥이라 할 수 있는 ‘빈 서판’인데 (빈서판 쪽이 먼저 태어났다) 주제가 비슷한 책을 연달아 읽으면 기억에 남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입자 동물원’을 다 읽은 후에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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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번역가가 되볼까?

내 업은 수명이 짧다. 앞으로 내가 내 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기간은 최대 5년에서 10년? 아니,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둔다면 그길로 막다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앞으로 제2, 어쩌면 제3의 직업을 생각해 두어야 한다. 중년기와 노년기에 먹고 살 길을 미리 터 두어야 한다. 무엇이든 상속할 것이 없는 나는 평생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이왕이면 제2의 직업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싶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크게 후회한다고들 하지만, 하기싫은 일도 10년 넘게 했으니 이번에는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싶다. 나는 책과 공부를 좋아하니 어떤 일이 있을까? 교수......는 너무 터무니 없고, 출판사 취직......을 하기엔 좀 나이가 많고, 저술가......혹은 번역가?

과학책 전문 번역가가 된다면 어떨까?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책, ‘번역가 되는 법’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중국 소설과 인문서를 주로 번역했다. 내 관심 분야는 아니다. 그래도 혹시 저자의 역서중에 내가 읽은 책이 있나 검색해보니 역시나, 단 한 권도 없다. 작년 두 달간, 자신이 번역한 소설 두 권의 인터넷 서평을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확인 하셨다니 저서의 서평인 이 글을 읽으실 수도 있을턴데 괜히 죄송하다.

저자는 서문에서부터 꿈꾸는 번역가의 기를 죽인다. 언젠가 티핑포인트가 도래하면 종이책은 유한계급과 수집가의 전유물이 될 것이며, 따라서 전통적 글쓰기는 전통적인 출판계와 함께 천천히 사멸할 것이라 예언한다. 그런 사멸을 피하기 위해선 새로운 저작 기술과 매체, 온라인 플랫폼의 생리에 적응해야 할 것인데, 인터넷 소설은커녕 라이트 노벨의 문체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내겐 막막한 일이다.

그리고 또 저자는 번역가는 번역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 이미 그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말한다. 모국어 감각과 통찰력이 이미 갖추어진 사람, 프로그램되지 않은 학습과 글쓰기의 오랜 과정을 무의식적으로 수료한 사람만이 출판 번역가가 될 수 있노라고.

단 하나 희망적인 것이 출판사는 번역가의 자격증, 심지어 학력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인데, 그러면서도 번역가로 데뷔할 경로중 하나로 ‘소개’를 말한다. 그런 소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주로 대학의 선후배들일 테고, 또 번역가의 아르바이트로 대학 강의를 추천하는데 대학 강의를 하려면 석사 학사 박사 학위를 따야하고.......아무래도 난 안 될 것 같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며 열심히, 순종적으로 일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 번역가의 처지, 번역가가 되는 방법, 직역과 의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 번역서 기획방법과 번역가에게 유용한 아르바이트등을 소개한다. 한때 번역가를 꿈꾸었던 나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난 포기가 빠른 ‘쿨한 사람’이다) 책의 내용을 더 자세히 소개하고싶지만 그랬다간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의 재미를 뺏게 될 것 같으니 이만 줄이련다.

마지막으로 유유출판사의 땅콩 문고답게 이 책은 매우 작고 얇다. 혹시나 실물을 보고 충격을 받으실까 미리 얘기한다. 어느정도 각오를 했던 나도 조금 당황할 정도였으니. 택배 박스를 들여다 본 동생은 이것도 돈주고 산 책이냐며 놀라워했다. 하긴 그 녀석이 주문한 책은 헤비급 챔피언인 ‘더 믹서’였으니 이 책을 그 책의 사은품 정도로 생각했어도 무리가 아니다.

-책속 한줄

저자의 자유는 상상력에 기초하고 번역가의 창조는 구성력에 기초한다......번역가는 구성력으로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텍스트의 언어 전환을 수행하며 창조의 자유를 느낀다. 이 자유는 오로지 번역가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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