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우울
최고은 지음 / 경향BP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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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문득, 사람들은 모두 어쩔 수 없이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힘든 일이 있다고 몇 시간을 털어놔도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던 거다.  그렇기에 남이 해주는 위로는 늘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결국 힘들어도 혼자서 꾹꾹 눌러 담고 숨겨버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났다.  겉으로는 가장 맑고 행복한 아이지만 속으로는 상처투성이인 채로 버티며 살아왔다.  하지만 연기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위로가 필요했고, 포옹이 필요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아픔을 참아와 상처의 원인조차 모르는 내게 다른 사람들의 위로가 도움이 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어쩌다 잡은 게 펜이었고, 어쩌다 쓰게 된 게 <오늘의 우울>이었다.  /p5


  하루에 몇 번씩 들어가 보는 인스타그램,  사진 형식의 피드라 글보다 시각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효과가 좋아서 자주 보게 됐는데 책 관련 피드를 많이 팔로우 하더 보니 '오늘의 우울'이라는 메모를 랜덤 패드로 보게 되고 그녀가 올리는 메모들이 궁금해서 팔로우 하게 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좋은 이야기만 해도 모자란데 '오늘의 우울' 이라니 좀 우울하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좋고 밝은 면만 보이기 위해 너무 노력하며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힘들었던 날, 그녀의 메모 한 장 한 장이 큰 위로로 다가왔다.   '스스로를 안아주기 위해...'서 <오늘의 우울>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자신에게 던지는 위로이자 자신의 감정들과 처절하게 싸운 흔적의 모음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라는 책의 시작글은 오히려 저자가 남긴 흔적들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sns에서 눈에 익게 보아온 개인들의 글을 책으로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흘러가는 일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갈무리해서 펜으로 표현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의 삶을 더 애틋하게 바라보고 살아가고자 하는 '애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늘 행복하게 살 순 없다.  때론 힘든 감정들이 나를 덮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도 버티며 애써 밝은 척 하기보단, 마음껏 우울해보는 건 어떨까?  나를 볶지 말고,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당당하게 우울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 읽기였다.



  이 책의 글들은 분명 당신을 위해 쓰이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어쩌면 더욱 당신과 비슷한 생각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이 책을 썼고, 부디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바랄 뿐이다.  그리고 가끔은 그대도 그대 스스로를 안아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서든, 좋아하는 영화를 통해서든, 음악을 통해서든, 뭐든 상관없다.  내가 글을 쓰며 스스로를 안아주는 방법을 깨달은 것처럼, 그대도 무언가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p7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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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뚜껑이 없어 - 요시타케 신스케, 웃음과 감동의 단편 스케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컴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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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사과일까?>, <이유가 있어요>, <불만이 있어요>, <벗지 말걸 그랬어>의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단편 스케치집으로 엮은 에세이는 젊은 시절부터 스케치하고 짧은 글을 덧붙인 일러스트 에세이라고 한다.  요시타케의 그림체는 아이들의 동화책 그림으로 익숙해져서 스케치집은 어떤 구성일까 궁금하기도 했던 터라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신나기도 했다.  하지만 20여 페이지 즈음 넘기고 있을 때, 이 책은 뒷장부터 읽는 건가? 하는 생각에 책표지를 뒤집어보기도 했다.  두서없이 진행되는 스케치와 짧은 메모의 형식이라 글이 이어지는 건지, 짧은 메모 형식의 글이라 여기에서 끝나는 건지 애매한 부분이 꽤 되어서 였는데, 스케치는 뒤로 가면 갈수록 메모가 덧붙여서 완성도를 높여가는듯하다가 책이 끝나갈 즈음 많은 여백을 두어 읽는 이로 하여금 무언가 끄적이고 싶어지게 하는 신비한(?) 구성의 책이었다.   짧은 메모지만 뭉클하거나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꽤 있다.  아기는 귀엽다, 노인은 귀엽지 않다.  똑같이 울보지만 이 차이는 크다. /p130   이런 글을 간단하지만 스케치 형식의 그림과 함께 읽다보면 어느새 조금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푸념과 시와, 잡학과, 쇼핑 메모와 일기와 생활의 지혜와 통화 중 메모 그런 것이 뒤죽박죽 들어있는 한 권의 기록. <게다가 뚜껑이 없어>는 어른들을 위한 조금은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수 있는 스케치집이자 에세이 였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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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하며 영어한다 - 기초 필수 회화패턴 100
강다흔 지음 / 키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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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이어야 뭘 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여행하며 영어한다>의 저자 강다흔은 어릴 적 영화 '해리포터'에 출연한 배우에게 보냈던 팬레터에 답장을 받은 후, 돈만 모으면 영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은지 6년째, 전 세계 1/5의 나라에 친구가 생겼다고 한다.  현재 외국인에게 월급을 받으며 영국계 회사로 출근을 하고 있으며 여행 중 실제로 외국인과 대화할 때 사용한 기초 필수 회화패턴 100개를 녹이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영어 실력이 부족해 중요한 순간에 말문이 막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선뜻  다가와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마음속에 작은 오지랖이 생겼다.  언젠가 배낭여행을 떠나는 여행가에게 도움을 주자.  여행지에서 할 만한 영어 표현을 손에 쥐어주자.  여행이 끝나갈 때쯤 '이제 영어가 좀 느는 것 같은데, 아쉽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외국인과 할 말을 미리 준비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여행자의 눈을 세계로 넓히는 데 영어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설령 조금 틀려도 괜찮다.  아무도 웃지 않고 대화는 통한다.  그래서 딱 100개 기초 필수 회화패턴만 정리했다.  여행하며 외국인 친구들과 떠들었던 실제 대화 100%를 녹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테솔(CELTA)에서 배운 수업 방식을 적용한 이 책은 Jeremy Harmer의 'ESA'(Engage. Study. Activate)에 기반을 둔다.  사진과 음악, 여행 이야기에 빠져들고(Engage).  문맥 속에서 영어패턴 하나를 배우고(Study), 그 패턴을 실전회화에 적용해 자유롭게 연습할(Activate) 수 있다. /서문


학교 교육을 시작하고부터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떠나질 않았다.  잘 해야겠다는 마음만 없었어도 공부를 시작하는데 있어 스트레스는 좀 덜하지 않았을까?  발음이 이상하게 들릴까 봐, 또는 문법이 잡히지 않았으니까, 영어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꼭 걸림돌이 하나씩 (내 스스로)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으니 재미없고, 참고 더 해보자고 덤볐다가 나가떨어지기를 20년 넘게, 이젠 포기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라는 마음에 딱, 손을 놓지 못하고 영어에 관련한 서적들이 나오면 눈길이 가곤 한다.  <나는 여행하며 영어한다>는 짧은 상황을 챕터별로 나눠놓아서 읽고 싶은 부분부터 찾아 읽어도 되고, 하나 이상의 문자를 생략하고 회화에서 줄여 쓰는 표현들도 정리해놓아서 읽는 재미도 있다.  시작하는 페이지에 QR코드를 찍으면 순서대로 영어회화를 원어민 발음으로 들을 수 있어 저장해두고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좋다.  길어도 2분 안팎의 내용이라 하루 1~2챕터 씩만 꾸준히 해도 5~6개월이면 한 번은 완독할 수 있을 분량.  처음부터 무리한 욕심보다 문장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워야 하며, 휴대하기 간편하고, 자주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사항들이 딱 맞아떨어졌던 책이었다.  2018년이 시작하고 지난 1월 계획했던 일도 딱히 없이 흐지부지 지나갔는데 조금 부지런해져야겠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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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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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라는 부제를 단, 흔글 작가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은 이전에 읽었던 글에 비해 조금 더 깊어진듯한 느낌이었다.  사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그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지나간 인연과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것들을 사랑하느라

오히려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

반성의 마음으로 또다시 사랑해야지.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일들, 흔글 작가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글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다는 건 나도 그런 생각을 해봤고, 때론 그런 상황을 겪어봤거나, 그런 시기를 지나와서일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완전한 위로를 찾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쉼 없는 삶 속에서 잠시나마 쉬어가며 위로를 받았던 글이라면 충분히 위로가 되는 글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오늘이 외롭고, 힘겹고, 지난한 시간의 순간들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러한 순간들을 그리움과 추억, 위안으로 응원이 되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버티며 살아가는 삶이 때론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지금 이 순간이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조금 더 산 사람으로 이런 응원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러한 시간을 지나왔으니 너도 버틸 수 있다는 위로의 말은 함부로 건네선 안된다.  이 순간만 지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도...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그러한 순간들도 지나간다.  흐르고 흘러서 그렇게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 하며 회상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렇게 흐르듯 지난 시간과 오늘의 시간을 위로받았던 글이었다.  한 권 빼곡히 담긴 글들은 조금씩 꺼내어 읽고 싶은 글이라 밤마다 아껴 읽었던 글이었다.



나는 두렵다.  이 적응력이 결국엔 옳지 못한 것을 보고도 옳지 않다고 말 하지 못하는 세상에 수긍하게 될까 두렵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당연한 거라 여기게 될까 두렵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뚜렷한 소신일지도 모른다.  잘못된 것에 익숙해지지 않고, 다수의 흐름이라고 해서 무참히 쓸려가지 않을.  /p19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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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 스쳐 지나간 것들이 남긴 이야기
민미레터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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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가세요.  머물면 번져요." 

선이 번지는 이유가 물 농도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내 손이 망설였기 때문이란다.  어려웠다, 역시.  그냥 지나가기란.  지나쳐야 하는 순간을 지나가지 못하고 머무르는 탓에 남긴 번짐들이 떠올랐다. 

어떤 번짐은 아름다운 문양으로 남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선을 그어야 하는 명확한 일 안에서 생긴 번짐은 삶이란 화선지 위에 남긴 얼룩일 뿐이었다.   지나쳐야 하는 당신에게 선을 그으려 머뭇거리는 동안 번져버렸던 내 마음처럼.  혹은 오래전 과거의 시간에서 지나오지 못하고 여전히 머물러 있는 미련처럼.  /p18


  때론 삶에 위안이 되는 글들을 읽어, 마음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때가 있다.   에세이를 너무도 많이 읽는지라 감성이 흘러넘쳐야 하는데, 점점 메말라 가는 건지 때론 공감하기 힘든 글을 만나곤 하는데, 민미레터의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을 펼치는 순간 봄이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싶은 시간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십 대부터 삽십 대 초반까지의 시간들이 그랬던 것 같다.  눈부시게 찬란한 시간들은 짧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일까?




하루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데 최근의 나는 무엇이 그토록 힘들었던 걸까.  30대의 내가 보낸 이 하루는 20대의 내가 넘어지고 노력하며 만든 결실이다.  일상이 흔들리고서야 깨달았다.  살갗에 닿는 귀한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너무 작아 시시하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정작 이 소소한 것들이 내 삶을 채우는 것들인데.  /p42


 형제가 많았던 터라,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때론 이 집에서 탈출(단어의 선택이 좀 그렇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이 단어만이 어울리는 단어)만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이십 대였다.  그런데 그러한 시간이 지나고 지금에서야 동생들과 그 시간을 이야기하며 그랬었나?라는 이야기를 하며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흔들리던 일상들도 오늘의 내가 안정적으로 설 수 있는 바탕이 되었던 시간이었다는걸, 살아가면서 느끼고 있다. 



언제부턴가 계절이 바뀌는 속도에 발맞추는 일도 버겁다.  나는 이제 막 한겨울에 언 마음을 녹이고 있는데 계절은 벌써 봄을 지나 여름 장미를 붉게 피운다거나, 나는 아직 뜨거운 한여름인데 계절은 벌써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이거나. 

  우리에게 오고 가는 계절은 같으므로 모두 같은 계절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은 봄과 여름 사이에서 활짝 꽃 피우는데, 당신의 마음은 벌써 겨울을 향해 가는 것처럼.  계절의 속도에 맞추는 일만큼 누군가와 마음의 속도를 맞추는 일도 어렵다.  /p77


  어쩌면 살면서 미처 보고 느끼지 못한 순간들이 너무나 많을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일상을 읽을 때면 맑은 날의 하늘, 집 안으로 드는 햇살 무리마저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 다가올 봄이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에 그림을 그리진 못하지만 카메라로 작은 일상의 모습들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이 드는 게 두려운 단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 보내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도 보내야 할 것들이 밀려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버겁다.  삶은 내게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알려 주려고 했지만 나는 그 가르침에 대해 너무나 열등하다.  이쯤 되니 '신'이나 '운명'이라는 것에 간곡히 부탁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 것이 아닌 걸 내 것처럼, 그러니까 마치 운명처럼 나타나게 하지 말길.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만큼의 가벼운 스침이라면 손바닥도 마주치지 않게 해 주길.  그것이 힘들다면, 스치는 것과 머무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와 스침인 것을 알았을 때 외면할 수 있는 담담함이라도 갖게 해 주길.  /p168~169

먹먹한 마음으로 우울한 밤을 보냈다 하더라도 아침에 작은 평온함과 만족을 느꼈다면 그 순간은 행복이다.  저녁에는 다시 울게 될지라도.  행복과 불행은 하루에도 여러 번 느낄 수 있을 만큼 거창하지 않은 감정이고, 함께 존재할 수 있다.  행복이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우리는 좀 더 자주 행복이란 말을 꺼낼 수 있고, 소소한 기쁨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p248


  그녀의 글과 그림을 읽고 보며, 지나온 시간들과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잘했다는 도닥임과 응원을 받은 듯한 글이었다.  스쳐가는 나의 이야기, 어쩌면 너의 이야기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연일 되는 한파에 너무도 움츠러 들어서, 봄빛 같은 글을 읽고 싶었는데 따뜻하고 포근한 글과 그림을 만났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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