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젬마의 아트 콜라보 수업 - 초가치를 만드는 아트×비즈니스의 힘
한젬마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  대한민국 1호 아트 콜라보 디렉터로 돌아온 그녀가 <한젬마의 아트 콜라보 수업>을 출간했다.  최근 경제경영에 관련한 책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전문 컬렉터들만 소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미술작품들이 가전제품, 화장품 케이스, 가방, 옷, 신발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과 콜라 보되어 누구나 소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일상생활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다. /월터 랜도


 예술작품들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냥 제품이었을 수많은 공상품들이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예술작품들과 만나 새로운 가치로 태어나고 있다.  예술 자체도 사회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의 경계와 틀을 깨며 변화를 시도하는게 아니었던가?  어떤 작품이든 콜라보를 먼저 생각한다는 한젬마는 콜라보 초가치의 효과를 브랜드에 멋진 이미지를 심고 남다른 가치의 힘을 부여하는 예술성, 예술가가 지닌 사연, 세월이 브랜드와 만나 동행하게 되는 히스토리,  충돌·융합·교감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콜라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확장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트 콜라보 디렉터 한젬마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기업의 제품을 아트와 콜라보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그 활용도 또한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던 책이었다.   실제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례들이 많아서 관심분야가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아트 콜라보를 디자인적 부분에 한정해 이해하면 곤란하다.  콜라보를 함으로써 작품과 예술가가 갖고 있는 이야기가 감성을 건드리고, 거기서 오는 감동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갖는다.  콜라보는 혼자보다는 둘이 주는 충족감, 파트너십, 공유, 공존 등 상생의 구조로 가고 있는 현대 사회의 시대정신에 제대로 부합하는 소통 코드다.  바야흐로 콜라보의 시대다.  한 명의 전문가나 한 명의 스타가 주목을 끄는 시대가 아니다.  새로운 것과 조우하고, 남다른 창의력과 융합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것.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진보하되, 혼자가 아니라 함께 상생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콜라보레이션이다.  /저자의 글


56p.

천재들이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고 콜라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에게서 창의적 영감을 받고, 배우며 정진하겠다는 겸손과 도전의 행보다.  단 모방은 씨앗과 동기일 뿐 그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방은 창조를 위한 어머니.  말 그대로 견인차인 것이다.



66p. 

아트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작품의 성향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기업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성품을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도 중요하다.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소통에서 문제가 생기면, 협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한 접붙이기가 아니라 소통과 교감을 통해 유기적 관계 속에서 예술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58p.

 아트 콜라보는 솔직하다.  콜라보 상대를 당당히 드러내며 함께 동행하는 세계이기에, 유명세를 활용하려는 세계이다 보니 원작의 존재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활용하는 세계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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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비글,

자기애 넘치는 스누피의 당당하고 유쾌한 매력에 빠져든다.

피너츠시리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피너츠』75개국 21가지 언어로 발행된 인기 만화로 국내 출간된 피너츠 시리즈는 인물별 주요 에피소드를 수록하고 있다.  피너츠 시리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누피!  등장인물인 사람들보다 이 비글 강아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자기애가 강한 이 비글은 틈만 나면 상상에 빠져 파일럿이 되었다가 대학생이 되기도 한다.  춤을 추고 싶으면 장소와 상관없이 춤을 추고 멋진 소설을 쓰겠다는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행동을 너무도 당당하고 뻔뻔하게 해서 그게 오히려 더 매력으로 보이는 스누피는 찰리 브라운 골탕 먹이는 걸 가장 좋아하지만 그에게 가장 충성하고 사랑하기도 한다.  피너츠 친구들의 성격이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두루 어울릴 수 있는 건 유쾌하고 당당한 스누피도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가끔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누피처럼 살아봐도 좋지 않을까?  꽤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늘 이런 사람이라면 조금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도?!  오랜만이야 피너츠 친구들! 반가웠어 스누피!




76~77p.

루시 ; 또 자네.  왜 그렇게 많이 쉬는지 모르겠어.

스누피 ; 내일이 엄청난 날일 걸 대비해서 푹 쉬어두는 거야.

 내일이 그런 날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날이라면, 난 이미 준비돼 있는 거지!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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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브라운,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걱정이 걱정인 찰리 브라운,

근심스러운 표정의 그에게 자꾸만 공감되는 건 왜일까?

피너츠시리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피너츠』75개국 21가지 언어로 발행된 인기 만화로 국내 출간된 피너츠 시리즈는 인물별 주요 에피소드를 수록하고 있다.  근심스러운 표정이 트레이드마크지만 찰리가 하는 말에, 행동에 자꾸 공감하게 되는 건 왜일까?


 피너츠의 주인공인 찰리 브라운의 캐릭터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이다.  이기는 것보다 지는데 익숙하고,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게 더 많다.  고집부릴 줄 모르고 자신이 안되는 원인을 금방 납득하고 만다.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지만, 다시 도전하는 의지의 찰리 브라운.   빨간 머리 소녀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고, 시합에서 이긴 적도 거의 없는 형편없는 야구팀을 맡고 있고, 연날리기는 성공해본 적이 없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루시와 스누피에게 매번 골탕 먹고 속지만, 다음에 또 속아주고 마는 친구.  포기할지언정 도전하고 친구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찰리 브라운을 다시 만나 참 반가웠다. 오랜만이야 피너츠 친구들! 반가웠어 찰리 브라운!



54~55p.

나쁜 하루를 보낼 거라는 걸 알고 잠에서 깰 때가 있어.

그럼 확실히 나쁜 하루를 보내더라...

가끔은 좋은 하루를 보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깨.

하지만 그날도 나쁜 하루가 되고 말더라고...


좋은 하루가 될 거란 생각을 하고 일어났는데

정말로 좋은 하루였던 날은 왜 한 번도 없지?

나쁜 하루가 될 거란 생각을 하고 깼는데

좋은 하루였던 날은 왜 한 번도 없어?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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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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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루시,

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사는 그녀의 인생 수업

피너츠시리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피너츠』75개국 21가지 언어로 발행된 인기 만화로 국내 출간된 피너츠 시리즈는 인물별 주요 에피소드를 수록하고 있다.  어린 시절 봤던 피너츠에서 '루시'라는 캐릭터는 꽤 얄미운 아이로 기억에 남았었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세상에!! 이런 아이였어!!  빈정거리는 성격에 고집 세고 까칠하고 괴팍하고 때로 5센트를 위해 '정신 상담 부스' 를 열어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억지스러운 상담도 있지만 단순 명쾌한 루시의 쓴소리는 '인생 복잡하지 않아!'라고 이야기해주는 것만 같다.

이런 루시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슈뢰더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아도 뻔뻔하게 자신의 감정을 늘어놓을 줄 아는 루시, 남들의 손가락질쯤이야 피식 웃어넘길 것만 같은 루시, 친구들을 속이고 괴롭히는 일을 즐기지만, 한껏 인상을 쓰고 미간에 주름을 잡고 통통 뛰어다니며 잔소리를 하는 그녀지만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아낄 줄 아는 모습이 밉지 않은 건 그런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꾸밈없는 아이 그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조카들이 커가면서 저마다 자신의 성격대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착하기만한 사람보다 자신의 주관도고집도 있으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루시를 보며 요즘 한참 빠져있는 은수를 보면 어른들이 케어하긴 좀 힘들지만 이대로 커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얇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언젠가 봤던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웃음이 피식피식 나기도 했다.  오랜만이야 피너츠 친구들! 반가웠어 루시!



47p.

찰리 브라운 ; 루시! 그걸 놓치면 어떡해! 너한테 똑바로 갔잖아!  어떻게 그걸 놓칠 수가 있어?!

루시 ; 난 지난 일 따윈 생각하지 않아.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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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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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적인 줄거리도 모른 채, 이 책 참 좋더라... 라는 이야기에 구입한 책들이 책장에 꽤나 꽂혀있다.  그 책들 중에도 <도쿄타워>는 있었다.   책장에 꽂힌 채 근 10년이 흘러 개정판으로 읽게 되었다.  20대 중반부터 일러스트, 칼럼 연재, 구성 작가, 디자이너, 뮤지션, 사진가, 소설가, 배우, 방송 음악 제작까지 닥치는 대로 일한 경력이 전설처럼 남아있는 릴리 프랭키는 '일이 들어오면 모조리 받아들인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라는 정신으로 일을 해왔다고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한 영화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2018년에는 총 8편의 영화에 출연해 영향력 있는 배우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전차나 버스 안에서 읽는 것은 위험하다.  눈물 콧물로 얼굴이 엉망이 될 테니" 라는 유명한 입소문을 남긴 이 책은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책이다.  <도쿄타워> 어떤 글이길래?  이 글은 저자인 릴리 프랭키가 엄니가 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 쓰기 시작한 글이다.  엄니 아부지의 짧은 결혼 생활, 아버지는 그들의 삶에 가끔 나타났다 사라지는 독특한 가정이었다.  부모님이 왜 따로 살기 시작했는지, 서류상의 정리는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가 필요할 때 엄니는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요술램프도 아닌데 필요한 게 생기면, 갖고 싶은 게 있을 때면 어떻게든 준비해주었고 엄니 곁을 떠나고 싶어 할 때도 오히려 '남자라면, 사내라면!!'이라며 등을 떠밀어주던 엄니였다. 

저자의 독백 같은 글을 읽으며, 제멋대로 살아가는 아버지는 둘째치고 엄니의 삶은?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어머니의 자매간 우애가 좋아 저자가 몰랐던 엄니의 삶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가고 싶어 했던 도쿄에서 그야말로 바닥을 치다가 엄니가 함께 살면서 웬일인지 일이 잘 풀리게 돼서 살만해졌다 싶을 즈음 엄니를 덮친 병마는 모자간의 애틋함도 무색하게도 엄니는 힘든 투병생활을 마감했다.  엄니의 죽음을 아들만큼이나 슬퍼하는 지인들과의 장례중에도 엄니는 유쾌한 분위기를 좋아했을 거라며 먹고 마시며 엄니와의 시간들을 이야기하며 엄니와 이별했다. 


  왜 늘, 후회는 뒤에 오는 걸까?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이 절실하지 않은 걸까?

이 책을 읽는 중에, 일을 하다 아빠랑 감정 상하는 일이 있어 눈도 제대로 맞추지 지 않았던 며칠을 보내고 있었다. 

'아빠, 제가 죄송해요.'  이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어려울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사는 자식과 그 뒤에서 자식들이 잘 되길 바라며 자신들의 마지막을 조용히 준비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엿본 것만 같아 덜컥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언젠가 닥칠 일이겠지... 죽음이라는 이별은...  부모 앞에선 안타깝기만 한 자식인 것을... 부모님의 눈높이도 맞추지 못한 채  나잘남이 앞서 세상 밖으로 튕겨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몇 번이고 꺼내 읽으며 웃고 울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읽으세요, 이 책은 꼭...



모두들 참 대단하다, 모두 애쓰고 있구나.

사람의 목숨에 끝이 있는 한,

사람이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는 한,

'상실'이라는 슬픔과 공포를 마주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5p.

5월에 어느 사람은 말했다.

그 도쿄 타워를 바라보며 쓸쓸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저 우두커니 선 채 한낮을 채색하고 밤을 화려하게 비춰내는 그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래서 더욱더 동경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텅 빈 도시에서 홀로 등을 꼿꼿이 세우고 늠름하게 빛을 발하는 그 풍정에서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딘가에 휩쓸리고 패거리를 만들고, 친해졌다 배신하며 서로 속고 속이며 넘어가는 우리는 그 고독한 아름다움에 저절로 끌려드는 거라고.



🔖36~37p.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건 간단한 것이다.

그런데 '가족'이라는 말이 되면 그 관계는 '부모자식 사이'만큼 간단하지 않다.

'부모자식'은 계속해서 덧셈이지만 '가족'은 더하기뿐만 아니라 빼기도 있는 것이다.

'부모자식'보다 더욱더 간단하게 이루어져 버리는 '부부'라는 관계.

그 간단한 관계를 맺은 것뿐인, 장난질을 친 남자와 여자가 일이 흘러가는 과정상 부모가 되고, 어쩔 수 없이 '가족'이라는 어려운 관계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77p.

 아부지와 별거하여 이 동네에 온 뒤로 벌써 몇 년이 지나고 있었다.  엄니는 부부간의 문제와 자신의 앞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었을까.

기껏해야 약간의 교제 기간과 기껏해야 약간의 결혼 생활을 거쳐 '어머니'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인생을 보내게 된 데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었을까.  내 키는 자꾸 엄니와 비슷해져 가고 엄니는 자꾸 나이를 먹어갔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한참 떨어진 도시에서 사는 아부지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82p.

어렸을 때 상상해보는 우리 자신의 미래.

가수나 우주 비행사는 못 되더라도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버지'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당연한 일'이 내게만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어나는 '당연한 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저절로 찾아오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전혀 힘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이루어지지 못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남에게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된다. 세상의 일상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평범한 현상이 나에게는 완전히 '기적'으로 보인다....



🔖183p.

돌연 아무런 맥락도 없이 찾아오는 죽음도 있었다.  그 죽음을 의식하면 살아있는 것조차 두려워진다.  어떤 그리움도 미래도 그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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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p.
엄니라도, 물론 아부지도, 모두가, 모든 부모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 어머니였던 게 아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와 똑같이 얼치기 짓을 하고 다닌 나날과 달콤새콤한 연애시절을 경험한 끝에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가 된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뭔가 낯 뜨겁기도 하고 또한 귀엽기도 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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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p.
누구나 예전에는 크게만 보이던 어머니의 존재를 조그맣게 느끼는 순간이 다가온다.
크고 부드럽고 따스했던 것이 작고 꺼칠꺼칠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때가 온다. 어머니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도 아니고 자식이 그만큼 커버렸기 때문도 아니다. 분명 그것은 자식을 위해 애정을 토해내고 또 토해낸 끝에 풍선처럼 쪼그라든 여인의 모습일 것이다.
5월에 어느 사람은 말했다.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를 했어도 언젠가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아,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줄 것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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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p.

내 가장 소중한 사람.  단 한 사람의 가족.  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살아준 사람.

내 엄니.

엄니가, 죽었다.



🔖435p.

지금껏 엄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분명하게 해본 적이 있었던가.

작은 일, 큰 일, 하루하루의 일, 지금까지의 일.  그때그때 반드시 했어야 할 감사의 말.  언제부턴가 당연한 일처럼 받기만 한 채, 마지막까지 분명한 감사의 뜻을 전하지 못한 것 같다.

이제껏 고생만 시키고 그저 받기만 하고 내내 걱정만 끼쳤던 것, 그 모든 것을 언젠가 갚을 거라고 생각하며 미뤄두었다.  그러다 결국 은혜를 갚기는커녕, 고맙다는 감사의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엄니를 보내고 말았다.

희망사항이던 '언젠가'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다가오지 않지만, 몹시도 두려워하던 '언젠가'는 돌연히 찾아왔다.

'엄니, 고맙습니다.'

편지로밖에는 말하지 못했다.  살아있을 때 말해 주었으면 엄니가 얼마나 좋아했을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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