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 누나, 혼저옵서예 - 제주로 간 젊은 작가의 알바학 개론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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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매달 다른 도서로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플라이북 에서 지난해 12월 받았던 <효리누나, 혼저옵서예>.  벌써 2년이 되었지만 그때 갔던 제주도 편의점의 기억이 남달라서,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꺼내 들었던 책이었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그는 제주도의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 이다.  흔히 제주도에서 정착하기가 힘들고 적응하지 못해 꿈을 가지고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는데, 그가 제주도 편의점에서 오랜기간 일을 하며 쓴 글들은 생생한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  젊은 작가의 필력이 글을 맛깔나게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건,  어쨌든 매일의 일상인 자신의 이야긴데 읽으면서 지루한지 모르고 책장을 넘겨가고,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편의점이 제주도에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글을 읽으며 자연스레 상상하며 읽다보니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휘릭휘릭 빨라지기만 한다.   편의점 알바들이 편해보인다고만 생각했는데, 편하지만은 않은일이구나, 새삼 편의점 알바들이 대단해보이기까지 했다.  그 좁은 공간에 진열된 물건들의 가짓수와 행사기간이 되면 해야할 일들 등등...쉬운일이 어디있겠냐마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제일 어렵다는걸...



손님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고, 형이고, 오빠고, 친구인 사람이다.  낮은 자세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해서 함부로 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알바생이 돈 한 푼에 영혼까지 파는 사람으로 보인다면,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이는 만큼만 보는 법이니까.  몸이 고단하면 하룻밤만 푹 쉬면 금세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다치면 치유까지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p164~165




평소 연락이 잘 안 되고 편의점에 소홀한 것처럼 보이는 김 사장이지만, 최소한 그는 매장에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자신의 실수부터 먼저 돌아봤다.  설령 알바생이 큰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문책보다는 다시 잘할 기회를 줬다.  가끔은 지나치게 관대해서 오히려 내가 걱정을 할 정도였다.  그런 사람이기에 나도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며 일했다.  물론 월급은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고, 근무시간에 나를 굶게 놔둔 적도 없었다.  당연한 것들이지만, 요즘 이 당연한 것들이 무시되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고 알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여기저기서 명함을 받는다. 좋게 봐주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진짜로 나를 스카우트하고 싶다면, 진심과 신뢰를 보여주길 바란다.   꼭 내가 아니라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p196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외로움이었다.  제주도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배타성이 훨씬 짙다.  태생이 '육짓것'인 나 같은 사람에게 제주 토박이들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이주민 중 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오래 살지 못하고 떠났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제주도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단 하나, 이 땅에 오래도록 함께할 사람인 걸 알게 해주는 것뿐이다. /p299



제주 애월즈음에서 장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편의점에서 회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를 늘어놓고 먹었던 기억이 새롭기도하고 신기해서 블로그에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제주도를 방문하려고 검색하던 사람들이 봤는지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렇게 해줄 수 있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고 신기하다며 연락을 해왔던 적이 있다.  나도 신기했으니까, 바다가 보이는 편의점에 앉아서 회, 라면, 각종 주전부리와 술 한 잔... 제주도의 밤이라 더 신기하고도 좋았던걸지도 모르겠다.  (그 편의점 테라스엔 심지어 작은 풀장도 있었다.  아이들이 들어가 놀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책장 사이사이 작가의 개구진 사진들도 있고 일러스트도 글과 어울리게 적절해서 글의 경쾌함을 더한다.  그도 제주도 사람이 아닌 타지 사람으로 제주도에 정착하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글을 읽으며 보니 나름의 노력으로 그곳에서의 삶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떠날사람인지 아닌지... 그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면 이방인이나 다름없으니까...  어디든 내가 살던 곳이 아닌 낯선곳에서 정착하는건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24시 편의점에서 차 작가가 하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가 일하는 늦은시간 커피 한 잔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에 제주도를 가게 되면 그와 편의점에서 라면 한 젓가락이라도 같이 할까? 막연하게 제주도의 삶을 꿈꾸는것보다 여행자로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의 제주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가고싶은 곳이 참 많고, 쉬고 싶은 요즘, 휴식같은 책 한 권을 읽었다. 


* 이 책 판매액의 7%(작가 2%+출판사 5%)는 청년 알바생들의 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됩니다.

 자세한 기부 내역은 새움출판사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aeumboo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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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기 - 당신의 노후를 바꾸는 기적
김경록 지음 / 더난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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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라 하고, 14% 이상은 고령사회라고 한다.  이 비율이 20%를 넘어가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초고령사회는 2026년에 들어설 것을 보인다.  문제는 이 비율이 2060년에는 40.1%로 카타르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울트라고령사회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p31



20대부터 들어왔던 노후 준비, 하지만 막상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 건 30대 후반부터였던것 같다.  가정이 있어서 남편과 노후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니, 혼자서도 버틸수(?) 있는 노후 준비를 해야하는데 막상 지금 하는 일 말고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었던것 같다.  얼마전 읽었던 경제관련 책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인 노후 준비를 해야하는건가? 하는 생각에 관심을 갖고 읽게 된 <1인 1기>.  위에 글을 읽다보면 2~30년 후면 나도 완전 노년, 고령사회에 속하게 되는데 난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금리는 낮아지고, 물가는 점점 높아지고 나이가 들어가며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소득이 거의 줄어들게 되는 60대 중반이후부터는 병원비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20년즈음을 더 산다고 생각하면 노후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천문학적이다.

이러한 생각을 젊었을 때는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경제적활동이 왕성한 시기라, 돈을 써도 금방 돈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노후는 내게 먼 이야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아직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초저금리도 노후 삶의 근간을 흔든다.  고령화로 인해 필요한 생활비는 늘어났으나 모아둔 금융자산의 수익은 뚝 떨어진다.  젊은 층은 자산축적 속도가 늦어져서 노후준비가 쉽지 않다.  젊어서 일을 하고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노후를 보낸다는 생애설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다.  초저금리의 정체를 잘 파악하지 않으면 성실히 일해도 '어, 어' 하는 사이에 노후의 생활이 궁핍해진다.  /p37-38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총시간은 22만시간이다.  여기에서 필수시간과 와병시간이 반 정도가 되고 가용시간이 11만 시간으로 나머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11만 시간을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 2,160시간으로 나누면 50년이 나온다.  즉, 11만 시간은 근로자가 50년간 일하는 시간에 해당하는 셈이다.  무척 긴 시간이다.  은퇴자들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p50



읽다보면 노후에 대한 준비를 얼마나,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 당장은 젊기도하고 돈 벌기회도 있으니, 나이가 들어 경제활동이 줄어들때를 대비해 준비하는 약간의 돈이 얼마나 될지 계산도 해보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만나는 숫자들을 보며 계산기를 두들겨보고, 헉! 소리가 나게 되는건 정말... 미리 준비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후설계란 젊은 시절에 비해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심사숙고가 필요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40, 50대는 은퇴 후 어느 길을 택하고 또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향후 30, 40년의 인생이 달라진다. /p64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교수가 2016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인의 학업능력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1등인데 55세면 거의 꼴찌가 된다.  취업 후 서서히 역량이 떨어져 35세부터 비교국가들보다 낮아지고 45세부터는 큰 폭으로 뒤진다.  자신에 대한 투자가 없기 때문에 인적자본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것이다.  이러할진대 은퇴 시점에 인적자본 가치가 얼마나 남아 있겠는가?  장수 사회에 적응해야 한다.  1인 1기를 위해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장수시대는 회춘시대다.  돈도 나도 회춘시켜야 한다. /p71



노후준비는 많이 공부하는 것뿐 아니라 잘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하는 것이 힘'이다. /p80



<1인 1기> 제목이 뭐 이럴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빨리 읽어서 노후에 대해 알수록 대비하는 것도, 준비할 시간도 조금 더 생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요즘, 노후파산을 하지 않으려면, 정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내가 나이들어서도 잘 할 수 있는건 뭐가 있을까?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도 기술로 나만이 할 수 있는건.....  3,40대에 노후를 위해 어떤 기술을 배워야 할지 생각해보고 준비하는건 어떨까?  지금 40대니 80세까지 산다고 해도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이니...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할 시간인듯하다.   아, 아직도 나의 노년이 상상이 안되지만 막막하게 맞이 하는 노후보다 준비된 노후가 더 아름다울테니 지금이라도 준비하쟈.  책은 어렵지 않고 사례를 들어 쉽게 읽어진다.  뒷편에 꽤 두툼하게 배울수 있는 교육기관들도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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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11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1
시리얼 매거진 엮음, 이선혜 옮김, 박찬일 글, 선우형준 사진 / 시공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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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가끔은 활자가 가득한 책 말고, 휴식같은 책을 마주 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너무 가볍지 않고 여백도 있으면서, 심심하진 않았으면 하는 책.  <시리얼>을 처음 만났을때 그런 책을 만난 기분이었다.  처음 국내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고 바로 두 권 정도 구입했고, 이후에도 가끔 꺼내보는 책 중 한 권이다.  일상의 행복이자 순수한 호기심의 원천이고 싶은 이유에서 시작된 시리얼. 



더 넓은 시야, 진정한 휴식이 있는 나와의 시간

<시리얼>의 감성 어린 여행은 상업적으로 잘 알려진 관광명소에 머물지 않습니다.  대신 <시리얼>은 매호 전 세계의 흥미로운 장소 서너 곳을 선택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들여다봅니다.  또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세상을 유랑하고 즐기며 그 과정에서 만난 음식, 자연, 예술 등 휴식과 에너지, 삶의 진정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모든 것들을 충분히 음미합니다.  모든 것은 자신의 눈과 경험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될 때 비로소 충분한 의미를 갖는 다는 것이 <시리얼>의 생각입니다.



무인양품의 하라겐야와의 인터뷰를 읽으며 무인양품 제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찌보면 너무도 심플하기만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나름의 디자인의 목적이 보이는것 같은 무인양품의 제품들.  알게모르게 한 두개는 소지하고 있다보니 새삼 다시 찾아보게 된다.  군더더기를 빼고 필요한 것으로만 가볍게.  어쩌면 고객들이 무인양품을 찾는 이유는 상표없는 질 좋은 상품만이 아닌 그 안에 담긴 개개인의 상품에 담긴 철학을 구입하는 것이 아닐까?



'비움'은 여러 문화권에서 경멸을 담은 단어로 여겨지지만 겐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움은 누가 어떻게 그것을 이용하든 궁극적 자유의 추구와 같습니다.  텅빈 물체는 모든 이미지를 담을 수 있으며 그 어떤 용도로도 쓰일 수 있죠.  독일 헹켈의 칼과 일본 스시칼로 예를 들어봅시다.  헹켈 칼은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칼자루를 쥘 때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자리르 찾습니다.  헹켈 칼은 잡기도, 사용하기도 편해요, 하지만 스시 칼 손잡이는 그냥 평범한 나무 막대죠.  어느 부분을 쥐어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 데나 원하는 대로 잡을 수 있어요.  이 단순하고 평범한 칼자루 덕분에 스시 요리사들은 온갖 놀라운 기술을 익힙니다.  헹켈 칼도 소박하지만 스시칼은 텅 비어있어요.  모두 훌륭한 칼이지만 둘 사이에는 작은 차이가 있습니다." / 하라 겐야,<무인양품>

 


산지에서나 제 살 속에 그곳의 기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테니까.  고속버스나 택배 화물에 실리는 순간, 그렇고 그런 서울의 흔해빠진 재료가 되어버릴 테니까.  "이 피문어는 말입죠, 제가 죽변에서 잡아 올린 녀석인데 말입죠, 살이 살살 녹습니다." 어쩌구 해봐야 옆집에서 쓰는 문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요리사에게 "당신은 무엇으로 사는가요?"라고 물으면 제각기 답이 다르겠지만, 나는 '재료'라고 대답할 것 같다.  재료가 있어야 요리가 있을 것이므로.


존재를 가장 극명하게 설명하는 데, 음식보다 더 좋은 재료는 없는 것 같다.  음식은 사람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준다.  어떻게 먹는가보다 무엇을 먹느냐에 집착하는 사람은 피억압 상태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한 두권 만들어지나 싶더니 벌써 11번째 책인 이번호, 한국어판 특별기고에 박찬일이 함께해서 맛있는 글도 함께 함께 만날 수 있다. 

박찬일의 맛을 기억하는 4가지 방식 이라는 글을 읽다보면 그, 라는 사람을 조금은 알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예전 sns에서 이웃으로 살짝 그의 글을 엿보기도 했었는데, 워낙 쏟아져나오는 요리사들이 많았던 시기에 잠시 관심을 가졌던 요리사라 이내 잠시 잊었었는데.... 재료, 추억, 도구, 그렇지만 결국은 사람이 아닐까?  요리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맛을 추구하는 이유는...

 

 


그 외에도 눈을 즐겁게 하는 사진들로 책을 뒤적이느라 어느덧 해가 기우는지도 모르고 시리얼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화려한 볼거리가 오히려 눈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책들도 있지만, 휴식같았던 책과 함께 했던 시간, 시리얼과 함께라면 몇 장의 사진과 그 사이 빼곡하게 자리잡은 조금의 글도 휴식이 되어줄 것이다.  이로서 3번째로 보유하게 된 시리얼.  다른 책들도 차근 차근 구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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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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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의 로망이 아닐까?  프랑스 파리, 여행지로서 모든이들이 한번쯤 가보고자 하는 곳이지만 쉽게 선뜻 떠날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에 비해 일정을 잘 짜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시간을 쪼개서 가는 곳이니 일정 짜는것부터 머리가 아파올 것이다.  그동안의 가이드 북들에 비해 너무나도 가볍고 심플한 <셀프트래블 파리> 를 보면서, 이렇게 심플하게 필요한 것들만 추려서 정리해놓으니 들고 다니며 여행하기도 정말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요즘은 여행사를 통한 여행보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일정을 정하다 보니 정말 많은 경우의 수를 만날 수 있는 여행.  



첫 여행이 설레면서 동시에 두려운 대학생 배낭여행자들에게 믿을 만한 여행 선배로, 파리 여행을 계획하는 친구가 "회사에서 7일 휴가를 얻었는데 가고 오는 시간 빼고 5일 동안 파리에 머물 거야.  어떻게 해야할까?" 라고 물을 때를 대비해, 또 요즘 트렌드인 맛집과 쇼핑 마니아들을 고려해, 그리고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여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안내하기 위한 팀들이 고스란히 책 안에 녹아 있다. /prologue


 

일정대로 따라 해도 좋고 나와 있는 일정에서 여행자가 조금씩 변경해서 일정을 짠다면 조금 쉽게 여행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준비를 하다보면 가보지 않은곳이라 지도를 보고 일정을 짜는데도 무리가 있고 요즘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겠지만, 현지사정에 따라 달라지는게 여행아닐까?   그동안 여행을 다녔던 경험으로 미뤄보았을때 출발전 여행일정은 현지에서 변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날씨에 따라 현지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가이드북의 휴대는 필수.

 

 

 


군더더기 없는 지도는 현지에서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  사실 가이드북에만 의지하기엔 좀 부족함이 있어 여행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하는 일은 현지에서 지도를 손에넣고 돌아다닐곳을 미리 체크하는것이다.  이 페이지의 뒷면은 골목골목의 핫플레이스들을 조목조목 표시한 상세지도 있다.  사실 가이드북에서 소개하는 현지 맛집, 매장들의 소개는 다닥다닥 해서 잘 읽게 되지 않는데 여유있는 공백이 시원스레 들어와서 눈에 더 잘 들어온다.  하지만 사진도 놓치지 않고 수록되어 있으니 눈도 즐겁다는거~

파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미술관 나들이, 실제로 주변에 파리를 여행하고 온 지인들 대부분이 박물관과 거리를 거니는데 여행의 일정 대부분을 소비했다고 할 정도이니, 그 규모와 현지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눈도 즐겁지만 입도 즐겁기 위해서 미슐랭에 소개된 맛집들, 물론 가격도 고려해야겠지만 한 군데 정도는 방문해도 좋지 않을까? 

 

 

 

 

 


시간이 없으면 이것만은 꼭!!!! 여행일정은 가이드북으로 비행기 안에서 급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해도, 출발전 필요한 건 따로 있다.  시간이 없다면 이 뒷부분부터 먼저 읽고 준비하자.  가이드북을 책을 읽는 것처럼, 사진과 거리의 사진들, 미술관 맛집 거리들을 보며 지도를 들여다보고 이쯤이구나 짚어보기도 하며 읽다보니 곧 출발할 사람 같은 여행전의 설레임을 느끼게 된다.   가끔 기분전환 삼아 여행을 준비하는 것처럼 가이드북을 읽어보는 것도 은근 재미있으니 무료해서 심심하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한 번 경험해보시길... 스마트폰이 잘 되어 있어서 여행을 하며 구글맵등으로 현지에서의 여행은 더 쉽고 편해졌지만 배터리가 다 되었거나 그 멋진곳까지 가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길을 찾을순 없지 않은가?  250여페이지의 분량의 가볍고 얇은 이 책은 파리여행에서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이런 실용적인 가이드 북 한 권이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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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여행지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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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쉬고 싶다 생각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산림욕장이 있는 숲속의 펜션들이었다.  낮엔 내리쬐는 햇빛 속에 길을 거닐기도 하고, 평일의 고즈넉한 산사를 조용히 돌아보기도 하고 어두워지는 밤엔 숙소창가에 앉아 내다보는 깜깜한 밤하늘의 별이 도심의 그것과는 달라서 좋아하곤 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산사를 가끔 찾다보니 절에서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고요한 그 내부에서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고 나오곤 했던것 같다.  그래서 일까?  지금도 가끔, 힘들때면 가까운 절을 찾곤 한다.  꼭 공양을 드리거나 절을 하기 위해선 아니지만 그곳을 가는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끼곤 해서 였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없다면 가슴 한편을 짓누르는 이것은 무엇인가.  생각에도 크기가 있을까? 없다면 머릿속을 꽉 채운 이것은 또 무엇일까.  크게 부족하지 않은 삶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마음에 텅 빈 공허감이 몰려왔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친구도, 행복도, 즐거움도 간 데 없고 삭막한 도시의 도로를 위태위태하게 걷고 있는 내가 있었다. / 저자의 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무게가 없을 수 있을까?  삶은 점점 힘들어 지는것 같고, 다른이들은 즐거워 보이는데 나만 힘든것 같아 괴롭다.  그것을 좀 떨쳐내고 싶지만 또 버티고 버텨 하루, 한달, 일년을 살아내고 살아내다보면 어느덧 빵빵하게 부풀은 마음의 짐을 어디 하소연 할 곳 없이 끌어안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것이 곪으면 짐이 되겠지, 그래서 나만 아프겠지 싶다가도, 해소할 방안을 찾지 못해 아둥바둥하고만 있는 날 보게 된다.  그럴때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곤 한다.  누군가에게 말을 해서 덜어질 짐이라면 누구보다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로 고민들을 털어냈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봄이 되고 부쩍 여행관련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거 같지만, 아마도 당장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더 책에 집착하는 중인듯 하다.  그러던 중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10년을 준비했다는 저자의 시작글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내용은 참으로 알차다.  걸으며 사색하는 여행이 모티브인 이 책은 휴식 / 마음 / 수행 / 인연 / 여행/ 힐링 등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지만,  내가 관심 있었거나 혹은 다녀왔던 절 부터 찾아보는건 어떨까?  그간 다녔던 절들 중에 월정사 에 대한 기억이 남달라서 월정사를 찾아보았다.


모든 사찰이나 문화 여행이 그렇지만 특히 월정사 여행은 역사에 얽힌 이야기나 전설을 알지 못하면 그 즐거움이 줄어든다.  월정사에서 시작해 차로 편히 들어갈 수 있는 길을 택하지 않고 매표소를 지나 바로 시작되는 전나무 숲은 5백 년을 넘긴 나무가 1km가량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빽빽한 전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는 것이 월정사 여행의 첫걸음이다.  전나무 숲은 새벽부터 찾는 참배객들에게 청량감과 함께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p146


짧은 몇 줄이지만 이 몇 줄을 읽으며 월정사로 들어가는 그 기다란 전나무 숲길이 생각나고 숲의 상쾌한 향까지 느껴지는 착각을 잠시 경험하기도 했다.  작가의 개인적인 글과 절에 관한 역사나 템플스테이 그리고 이것만은 꼭!  이란 짧은 팁을 알려주고 있어서 모르고 방문하는 것보다 내가 가고자 하는 절에 대해 한 두페이지 정도 읽어보고 가면 여행의 즐거움이 더 배가 되지 않을까?  많은 절들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서 짧게 또는 길게도 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하니 잘 찾아보고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다.

43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에 읽었고, 산길이 있어 걷고 싶은 길들에 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종교를 떠나 절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역사라 가족이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여행과 체험이 될 것 같다. 



사찰여행이 잠시 혹은 오랫동안 자신을 치유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숲이나 오솔길에 몸을 맡기고 걸으며 오로지 나를 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 자연과 사찰이라는 매개로 에둘러 가는 방식이다.  사찰을 걸으며 숨을 가다듬고, 몸의 감각을 예리하게 갈고 호기심을 새로이 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나를 찾아 떠나는 사찰여행은 번거롭거나 경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만 충분히 다잡고 그냥 훌쩍 떠나면 된다.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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