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갑니다, 편의점 -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생활 밀착 에세이
봉달호 지음 / 시공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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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저씨가 책을 집필했다.  열댓 평짜리 편의점 여기저기에서 메모하듯 짬짬이 적어내려간 글들은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밀착 에세이이기도 하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변화 없이 매일이 똑같은 일상, 탈출구도 없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어쩌다 보니 편의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중략)   편의점에서 꼬박 하루를 보낸다.  편의점에서 한 해를 시작하고, 편의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  편의점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늠하고, 편의점에서 세상의 움직임을 체감한다.  어느덧 편의점은 나의 세상이 되었고, 나는 편의점의 일부가 되었다. /p06

편의점은 '진열의 마술'이 숨어 있는 곳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고 진열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p63


직장인들은 직장 밖의 일상을 꿈꾼다.  자영업자로 일찍 자리 잡으면 내 시간도 좀 여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꿈도 꾸게 된다.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하지만, 자영업자는 1년 365일 쉴 수가 없다.  쉬는 날조차 장사를 위해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자영업자 5년 차, 개인적인 일상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고 여행도 일을 쉬는 동안 2번 다녀왔다.  지인들과의 만남은 내가 일하는 업장으로 그들이 방문해야 만날 수 있고 밖에서의 약속은 작정하고 날을 잡아도 변수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가끔은,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서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나도 월급 받으며 쉬어가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아닌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건 정년이 짧아지는 탓도 있고 틈새시장에서 조금 더 빨리 발 빠르게 자리 잡아야겠다는 꿈을 키워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편의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프렌차이즈 본사를 결정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배분율이다.  예비 점주로서는 배분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는 회사가 있으면 그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사항은 '폐기 지원율'이다.  당장 눈 앞에 배분율은 높을지 몰라도 폐기 지원을 적게 받으면 발주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점주는 잘 모르고 있지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거세해버린 꼴이다.  결국 그 점주는 자기 매장이 원래 매출이 안 나오는 매장인 줄로만 알고 세월을 낭비한다.  초보자들은 그렇게 눈 앞의 배분율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다 조삼모사의 선택을 하게 된다.  /p130~131


작은 공간에 어쩌면 이렇게도 빼곡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을까?   브랜드 편의점마다 시즌별로 출시하는 다양한 메뉴들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하고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라 하더라도 유독 발길이 가는 편의점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거지만 점주의 세심함이 그 발걸음을 좌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솔직히 편의점과 관련한 이야기책 한 권 분량이 될까? 싶었는데 읽다 보니 저자가 안내하는 편의점 탐구 생활을 읽다 보면 편의점을 가야 할 것 같다.



1+1 은 제조사가 소비자를 고맙게 여겨 따뜻한 마음으로 건네주는 사랑의 선물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제 살을 깎아 먹으면서도 팔아대는.  시장경제의 자해 행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편의점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하나로도 충분한 욕망을 '플러스 일'로 부채질하고 끝내 소비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잉여 모순이 끈적하게 배태되어 있는 거라고 거창한 해석까지 하게 되었다. /p141


자영업을 하면서 느낀 건, 부업으로 뭔가를 쉽게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거다.  직장은 급여가 정해져 있지만 자영업은 최대치를 발휘해도 손님이 찾아주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영업자에 관련한 방송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창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많지만 몇 년 이상 유지하는 자영업자는 많지 않다.  왜일까?  제일 큰 건 임대에 관련한 것이겠고 대개는 유지를 할 수 없어 문을 닫기 때문이다.  부디 오래 장수하는 자영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꽤 흥미롭게 읽었던 <매일 갑니다, 편의점> 편의점을 애정하는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글이다.



인생에 헛된 경험이란 하나도 없더라고.  그것을 앞으로 더욱 크게 자라날 자양분으로 여기며 오늘을 이겨내자고.   누군가의 표현대로 '버티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절이다.  /p246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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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괜찮습니다 - 나답게, 내 마음대로,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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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는 안녕한가요?"


시인 김정한의 <나는 아직 괜찮습니다>는 흔들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내 안의 질문에 답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에 등불을 비추어주는 듯한 글이다.   가끔 너무나 많은 생각들로 갈피도 잡히지 않을 때 누군가가 조금만 길잡이를 해주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아주 조금만, 힌트라도 좋으니 나의 방황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는 거예요.  인생 전체가 의미 있으려면 살아 있는 모든 순간들이 보람과 황홀감으로 충만해야죠.  감동 속에 머물러야죠.  이 세상에 혼자인 사람도 없고 혼자이지 않은 사람도 없어요.  때로는 홀로, 때로는 여럿이서 함께 가는 거예요.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혼자였다가 여럿이었다가 그렇게 반복하는 거예요.  다만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 가는 거죠.  누가 뭐라 하든 올곧게 나의 길을 가는 거예요.  자신과의 약속만큼 철저한 가르침은 없어요.  /p024


우리가 아프고 힘든 이유는 내가 온전히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해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상처받기 때문이 아닐까?  그럴 때마다 에세이를 찾아 읽으며 그 안에서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글을 찾아 읽으며 위안을 받기도 하고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김정한 시인의 꾸밈없는 일상과 가감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삶이란 씁쓸한 이면에 달콤함도 있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시간을 거슬러 서른 무렵을 돌이켜보면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당연히 서른이 되면 대단한 무엇이 될 거라 생각한 것 같아요.  원하는 꿈을 이루어 원하는 것을 가득 채울 거라 생각한 거죠.  또 김광석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매일 이별하며 산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아마도 쓸데없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한국에서 여자 나이 서른이 되면 느끼게 될 불안함과 쓸쓸함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이 노래를 즐겨 듣고 있어요.  들을 때마다 느낌도 다르고 진리처럼 콕콕 찌르는 가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죠.  /p074~075

늘 가장 아름다울 때 추락하는 동백꽃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았는데 생의 중턱을 넘어가니 느리게 가더라도 '나답게'살고 싶은 욕망이 강렬해져요.  그래서 갖고 싶지만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덜 욕망하게 되고, 조금 더 내려놓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도 옆에 있는 것, 뒤에 남긴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돼요.  조금 더 조심하게 되고, 조금 더 양보하게 되고, 조금 더 반성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 두 손을 만들어 준 것도 한 손이 포기하려고 내려놓을 때 다른 한 손이 포기 못하도록 잡아주기 위함이고, 욕심내어 더 많이 채우려 할 때 다른 한 손이 막기 위함인 것 같아요.  /p124


'시인의 에세이는 옳아요.'라고 이야기해주는 인경님의 말만큼이나,  옳다.  어쩌면 짧은 행간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기 글쓰기를 하는 분들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최근 읽었던 시인님들의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좋았다.  충분하게...

 <나는 아직 괜찮습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그리고 내가 모아 두고 싶었던 마음들의 케이스들이 거의 담겨있는 글이었다.  천천히 읽고 싶었지만 멈출 수 없어서 너무 빨리 읽어내려갔던 김정한 시인의 글을 읽으며 따스한 위안을 받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아직,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오지 않았다.

가장 뜨거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래요, 내 생애 가장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고, 우리에겐 여전히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물론 다가올 미래는 아무도 몰라요.  물론 지금보다 더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러나 어제보다 오늘,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면 더 찬연한 내일이 기다릴 거고, 희망을 잉태한 씨앗은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물할 거예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기필코 내 생에 최고의 날과 마주할 거예요.  찬란한 그 날을 위해 조금 더 힘을 내요./p14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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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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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고 보자,라고 정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지극한 독서 취향을 무시할 순 없었던 것 같다.  너무나 어렵게 읽었던 작가의 후속작이 ‘연애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게다가 예쁜 책표지까지 입고 출간되었으니 줄거리는 알아볼 생각도 않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할 이야기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 삶에서 오직 한 가지 일만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로 바꾸어놓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최종적으로 이야기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이건 내 이야기다. /p14


19살 소년과 48살 유부녀의 사랑 이야기.  어쩌면 케이시 폴이라는 한 소년이 사랑하게 된 여연과의 사랑은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기록된 글은 때론 거칠고, 문장들의 서사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이 처음 만나게 되었던 테니스 클럽에서 이 둘에게 동시에 사정상의 탈퇴 요구를 받은 부분에서부터 야 뭔가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가? 싶었지만... 글쎄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어쨌든 절대 잊지 마세요, 폴 도련님.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대 실패로 끝났을 수도 있고, 흐지부지되었을 수도 있고, 아예 시작조차 못 했을 수도 있고, 다 마음속에만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건 아니야.  때로는, 그래서 더욱더 진짜가 되지.  때로는 어떤 쌍을 보면 서로 지독하게 따분해하는 것 같아.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을 거라고는, 그들이 아직도 함께 사는 확실한 이유가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어.  하지만 그들이 함께 사는 건 단지 습관이나 자기만족이나 관습이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야.  한때, 그들에게 사랑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야.  모두에게 있어.  그게 단 하나의 이야기야.” /p75~76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나중에 오는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현실성에 근접한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것이다.  무아지경에 빠진 애인은 사랑을 ‘이해하고’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하고, 그 강렬함, 사물의 초점이 또렷이 잡히는 느낌, 삶이 가속화하는 느낌,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는 이기주의, 욕정에 찬 자만심, 즐거운 호언, 차분한 진지함, 뜨거운 갈망, 확실성, 단순성, 복잡성, 진실, 진실, 사랑의 진실을 느끼고 싶어한다.  사랑과 진실, 그것이 나의 신조였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나는 진실을 본다.  그렇게 간단해야 한다.  /p141~142


케이시 폴과 수전의 사랑 이야기가 파격적이라는 게 '나이차'때문이었던걸까?  분명 폴이 수전에게 반했던 부분도 있었을 테지만 이후 수전의 행동에서도 뭔가가 보였으면 했는데 그들의 도피 이후부터는 수전의 방황하는 모습들만 조명되었던 것 같다.  수전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를 이해하기엔 어린 나이였던 폴은 자신이 수전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그들의 사랑을 지켜낼 수 없다는 걸 직접 겪어냈던 시기를 서사하고 있다.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오래전 함께 사는 동거인의 형태로 바뀌어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차에 그녀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 앞에 속절없이 빠져든 수전, 차라리 온전히 폴에게 빠져들었다면 그녀는 행복할 수 있었을까?  사랑의 반짝임은 순간이고 남편과 폴 사이에서의 갈등은 그녀를 술에 빠지게 만들고, 그녀는 끝내 폴과 멀어지는 순간에도 술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수전이 술에 의존하는 걸 알면서도 약간의 시도를 하다가 이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상황을 정말 길게도 이야기했던 폴은 결국. 그녀로부터 도망쳐 긴긴 삶을 해외에서 살다가 그녀가 죽기 전 돌아와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면서 예전 그들의 찬란했던 시절의 수전을 잠시 기억하지만 이내 지극한 현실로 돌아오고 만다.  



그는 가끔 자신에게 인생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에 어느 게 더 진실할까?  

그는, 결국,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p289


 기억은 기억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정리되고 걸러진다.  

기억은 무엇이 되었든  기억을 갖고 사는 사람이 계속 살아가도록 돕는 데 가장 유용한 것을 우선시하는 듯하다. /39



"다른 식으로 표현해보자.

나는 열아홉이었고, 나는 사랑은 썩지 않는 것이라고, 시간과 퇴색에 내력이 있다고 믿었다.” /p102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형태도 아주 잠시 볼 수 있었고 이들이 왜, ‘도주’까지 해서 자신들만의 공간을 필요로 했던 건지도 그러한 과정에서 ‘사랑’에 대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지 마지막까지 폴과 수전에게 집중하고 싶었지만 <연애의 기억>에서 무엇을 읽어냈어야 하는 건지 도돌이표처럼 돌아가게 하는 글이었다. '사랑'을 제3자가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들만의 이야기고 역사일테니... 하지만 중간중간 자신이 불리한 순간에만 자신은 열아홉이었다고 이야기하는 폴이 생각할수록 얄밉다.  수전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면 분명 달랐겠지. .. 열아홉과 마흔여덟, 소년과 가정이 있는 유부녀의 사랑, 도피, 파국이라는 시도는 뒤로하고 그들 간의 스토리만이라도 잘 풀어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어지는 글이었지만,  몇 문장들을 건졌으니 그것으로 만족해볼까 한다.  ‘사랑’이란 어렵고도 어렵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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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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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 도시에서 살고 있나요?"


느리지만 기꺼이 지속 가능한 방식을 선택하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의미를 두는 사회.  지금 우리는 그동안 성장에 익숙했던 사회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의 변곡점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나우nau가 펴내는 서스테이너블 라이프 매거진 <nau magazine>은 매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의 삶을 즐겁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자 고민하는 'The Weird' 들의 작은 생각과 행동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들여다봅니다.


sustainable(서스테이너블) ; 1. (환경 파괴 없이) 지속 가능한   2.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The Weird ; 자신만의 독창적인 신념을 지키며 타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  이들은 나 혼자가 아닌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다양한 사람들과 창조적인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지향합니다.



매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살고 있는 도시에서의 삶을 즐겁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자 고민하는 함께 한다는 의미의 nau 는 2007년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기능주의 디자인의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브랜드라고 한다. 

 

 

 

 



1년전, 딱 이 맘때 대만을 여행중이었다.  또 우연스럽게도 지인들이 현재 대만을 여행중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던, 대만!

나의 일상이 아닌 타인의 일상인 도심에서 3박 4일을 머물며 난 얼마나 그들의 일상을 엿보고 왔을까?  우리 삶의 중요한 터전인 '도시'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고, 즐겁고, 간결한 삶을 살길 원한다.  정리하고 비우는 삶을,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삶을, 현재만 사는 삶이 아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생각하며 사는 삶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발전을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돌아보며 도시와 개인의 행복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즐거운 삶을 지속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깝지만 먼 나라 대만의 타이베이.  일제 강점기를 거쳐,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를 이룬 나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풍경도 흥미로운 도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타이베이의 골목길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그들의 풍경 속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의 여유를 느껴보게 되기도 한다.  대만 여행 당시 많은 시간을 머물진 않았지만, 깨끗하고 친절한 사람들의 인상은 '행복해보인다.'라는 생각을 자주 떠올리게 되기도 했다.

 

 

 

 

 



대만 사람들은 책을 책으로 보지 않는다.  본래 책이라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다.  과연 간단한 인터넷 검색 몇 번만으로 방대한 정보를 손에 쥘 수 있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책이 정보 수단의 역할을 수행한다 말할 수 있을까.  책은 더 이상 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만 사람들에게 책은 가장 기본적인 동시에 그 이상의 것이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특별한 목적을 갖고 책을 읽지 않고, 그저 매일을 보내는 시간 중에 책이 함께할 뿐이다.  일상의 한 부분인 것이다....(중략)....지금 대만의 일상에 녹아든 책은 삶을 만드는 하나의 재료가 되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 재료를 찾아 서점에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느리지만 더 오래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며 그렇게 각자의 속도를 지켜가고 있다.  /p124 

 

 


한국의 '도플갱어' 같은 존재이자 데자뷔를 일으키게 하는 대만을 고찰하면 한국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볼 수 있다.  한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반사경 같은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  우리가 '눈에서 잠시 멀어진'대만을, 타이베이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33



도시를 여행하는 듯 했던 nau magazine TAIPEI, 눈으로 읽고, 사진으로 감상하고 도시에 대한 이야기들도 부족함 없이 담겼던 nau magazine 대만,  하나의 도시를 여행하며 즐기기 충분했던 매거진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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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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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큰 조카가 학교에서 살짝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아이들 사이의 갈등 때문에 동생이 선생님과 면담을 했었다.  '왕따' '따돌림'으로 번질 수도 있었을뻔한 일이어서 온 식구들과 담임선생님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이들을 지켜보기도 했는데.... 이게 참 예민한 문제다 보니 어른들이 끼어들어 어떻게 정리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체험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다행히 아이들 간의 오해가 풀려 잘 어울려 지내고 있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서 아이들 간의 문제가 생긴다면 어른들의 참견으로 그러한 갈등을 최소화해줄 수 있을까?



누군가가 '넌 잘못한 거 없어.'라는 말을 해줄지 모른다. /p135

"용서할 수 없어." 하고 누군가가 말했다.  미오리의 목소린지 아닌지 고코로는 더 이상 구별할 수 없었다.  '용서하지 않아도 돼.' 하고 고코로는 생각했다.  나도 너희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굉장히 긴 시간이었다.  그것은 고코로의 안에서 어제까지 조금은 가지고 있었던 명랑함이나 따뜻함이라 불릴 만한 긍정적인 것들을 뿌리째 뽑아놓는 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p154


<거울속 외딴성>의 고코로는 중학교를 진학하고 한 달 만에 학교도 가지 않고 방에만 있는다.  교실로 돌아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배가 아프고, 마음 교실을 가려고 엄마와 다녀오기도 했지만, 막상 집에서 나서려는 순간 정말 배가 아파서 나갈 수가 없게 된다.  엄마도 그런 고코로에게 실망하는 것 같았지만, 정말 아픈걸... 고코로는..



"그리고 말이지, 하나 기억해뒀으면 하는 게 있어." 

"뭔데요?"

"나도, 어머니도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로 되돌아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고코로는 눈을 크게 떴다.  기타지마 선생님이 말했다.

"학교는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곳이 아니야.  지금의 제5중학교든 옆의 다른 중학교든 네가 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 우리는 네가 달리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얼마든지 함께 고민할 거야.  '마음의 교실'에 와도 좋고 재택 학습이란 형태로 공부할 수 있을지도 알아볼 거야.  너에게는 선택지가 많이 있어." /p462


집에만 있던 어느 날, 방의 거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고 거울에 손을 댄 순간 성에 와 있다.  그곳엔 고코로 외에도 비슷한 또래의 여섯 아이들이 있고 영문도 모르고 다른 장소로 공간이동을 해온 아이들 앞에 늑대 가면을 쓴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거울 속 성에 모이게 된 아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왠지 그 '사정'이라는 게 비슷하게 느껴진다.  늑대소녀가 말하길 내년 3월 30일까지 '열쇠'를 찾아 소원의 방을 열게 되면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고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 거울 속 성에서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자신들이 살았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몰려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고코로.  집단따돌림이라는 은밀한 폭력을 어른이 아니라 피해당한 아이의 감수성과 언어로 재구성한 <거울속 외딴성>은 가해자, 피해자를 가리지 않고 사회의 핵심을 찌르며 다가온다.  중학교 1학년 아이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절망, 아픔, 분노를 제대로 통과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어른의 언어가 아닌 딱 그 나이대의 아이들의 시선과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지지 마."

그렇게 말했다.  목소리가 조금 엄숙했다.

"특별히 무리해서 그 애들이랑 싸우거나 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아이들한테 또 무슨 일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그런 애들은 어디에나 있을 거고,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  /p483~484


아이들은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열쇠를 찾았을까?  소원의 열쇠로 무엇을 이루었을까?  책이 벽돌인가 싶을 정도로 꽤 두꺼운 분량이다.  하지만 200여 페이지의 글은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데 모든 게 밝혀지는 순간 놀라움과 함께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빛나는 거울 속에서 만난 기적 <거울속 외딴성>  책읽기 좋은 계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어딘가에서 고개 숙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그 얼굴을 들어줘, 그런 마음을 담아서 이 책을 썼습니다."

/2018 서점대상 수상소감에서



p350 6번째 줄 오탈자; 고로토 (x)  고코로(0)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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