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괜찮습니다 - 나답게, 내 마음대로,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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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는 안녕한가요?"


시인 김정한의 <나는 아직 괜찮습니다>는 흔들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내 안의 질문에 답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에 등불을 비추어주는 듯한 글이다.   가끔 너무나 많은 생각들로 갈피도 잡히지 않을 때 누군가가 조금만 길잡이를 해주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아주 조금만, 힌트라도 좋으니 나의 방황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는 거예요.  인생 전체가 의미 있으려면 살아 있는 모든 순간들이 보람과 황홀감으로 충만해야죠.  감동 속에 머물러야죠.  이 세상에 혼자인 사람도 없고 혼자이지 않은 사람도 없어요.  때로는 홀로, 때로는 여럿이서 함께 가는 거예요.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혼자였다가 여럿이었다가 그렇게 반복하는 거예요.  다만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 가는 거죠.  누가 뭐라 하든 올곧게 나의 길을 가는 거예요.  자신과의 약속만큼 철저한 가르침은 없어요.  /p024


우리가 아프고 힘든 이유는 내가 온전히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해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상처받기 때문이 아닐까?  그럴 때마다 에세이를 찾아 읽으며 그 안에서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글을 찾아 읽으며 위안을 받기도 하고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김정한 시인의 꾸밈없는 일상과 가감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삶이란 씁쓸한 이면에 달콤함도 있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시간을 거슬러 서른 무렵을 돌이켜보면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당연히 서른이 되면 대단한 무엇이 될 거라 생각한 것 같아요.  원하는 꿈을 이루어 원하는 것을 가득 채울 거라 생각한 거죠.  또 김광석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매일 이별하며 산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아마도 쓸데없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한국에서 여자 나이 서른이 되면 느끼게 될 불안함과 쓸쓸함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이 노래를 즐겨 듣고 있어요.  들을 때마다 느낌도 다르고 진리처럼 콕콕 찌르는 가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죠.  /p074~075

늘 가장 아름다울 때 추락하는 동백꽃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았는데 생의 중턱을 넘어가니 느리게 가더라도 '나답게'살고 싶은 욕망이 강렬해져요.  그래서 갖고 싶지만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덜 욕망하게 되고, 조금 더 내려놓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도 옆에 있는 것, 뒤에 남긴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돼요.  조금 더 조심하게 되고, 조금 더 양보하게 되고, 조금 더 반성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 두 손을 만들어 준 것도 한 손이 포기하려고 내려놓을 때 다른 한 손이 포기 못하도록 잡아주기 위함이고, 욕심내어 더 많이 채우려 할 때 다른 한 손이 막기 위함인 것 같아요.  /p124


'시인의 에세이는 옳아요.'라고 이야기해주는 인경님의 말만큼이나,  옳다.  어쩌면 짧은 행간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기 글쓰기를 하는 분들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최근 읽었던 시인님들의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좋았다.  충분하게...

 <나는 아직 괜찮습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그리고 내가 모아 두고 싶었던 마음들의 케이스들이 거의 담겨있는 글이었다.  천천히 읽고 싶었지만 멈출 수 없어서 너무 빨리 읽어내려갔던 김정한 시인의 글을 읽으며 따스한 위안을 받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아직,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오지 않았다.

가장 뜨거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래요, 내 생애 가장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고, 우리에겐 여전히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물론 다가올 미래는 아무도 몰라요.  물론 지금보다 더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러나 어제보다 오늘,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면 더 찬연한 내일이 기다릴 거고, 희망을 잉태한 씨앗은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물할 거예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기필코 내 생에 최고의 날과 마주할 거예요.  찬란한 그 날을 위해 조금 더 힘을 내요./p14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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