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갑니다, 편의점 -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생활 밀착 에세이
봉달호 지음 / 시공사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편의점 아저씨가 책을 집필했다.  열댓 평짜리 편의점 여기저기에서 메모하듯 짬짬이 적어내려간 글들은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밀착 에세이이기도 하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변화 없이 매일이 똑같은 일상, 탈출구도 없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어쩌다 보니 편의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중략)   편의점에서 꼬박 하루를 보낸다.  편의점에서 한 해를 시작하고, 편의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  편의점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늠하고, 편의점에서 세상의 움직임을 체감한다.  어느덧 편의점은 나의 세상이 되었고, 나는 편의점의 일부가 되었다. /p06

편의점은 '진열의 마술'이 숨어 있는 곳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고 진열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p63


직장인들은 직장 밖의 일상을 꿈꾼다.  자영업자로 일찍 자리 잡으면 내 시간도 좀 여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꿈도 꾸게 된다.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하지만, 자영업자는 1년 365일 쉴 수가 없다.  쉬는 날조차 장사를 위해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자영업자 5년 차, 개인적인 일상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고 여행도 일을 쉬는 동안 2번 다녀왔다.  지인들과의 만남은 내가 일하는 업장으로 그들이 방문해야 만날 수 있고 밖에서의 약속은 작정하고 날을 잡아도 변수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가끔은,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서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나도 월급 받으며 쉬어가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아닌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건 정년이 짧아지는 탓도 있고 틈새시장에서 조금 더 빨리 발 빠르게 자리 잡아야겠다는 꿈을 키워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편의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프렌차이즈 본사를 결정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배분율이다.  예비 점주로서는 배분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는 회사가 있으면 그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사항은 '폐기 지원율'이다.  당장 눈 앞에 배분율은 높을지 몰라도 폐기 지원을 적게 받으면 발주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점주는 잘 모르고 있지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거세해버린 꼴이다.  결국 그 점주는 자기 매장이 원래 매출이 안 나오는 매장인 줄로만 알고 세월을 낭비한다.  초보자들은 그렇게 눈 앞의 배분율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다 조삼모사의 선택을 하게 된다.  /p130~131


작은 공간에 어쩌면 이렇게도 빼곡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을까?   브랜드 편의점마다 시즌별로 출시하는 다양한 메뉴들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하고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라 하더라도 유독 발길이 가는 편의점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거지만 점주의 세심함이 그 발걸음을 좌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솔직히 편의점과 관련한 이야기책 한 권 분량이 될까? 싶었는데 읽다 보니 저자가 안내하는 편의점 탐구 생활을 읽다 보면 편의점을 가야 할 것 같다.



1+1 은 제조사가 소비자를 고맙게 여겨 따뜻한 마음으로 건네주는 사랑의 선물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제 살을 깎아 먹으면서도 팔아대는.  시장경제의 자해 행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편의점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하나로도 충분한 욕망을 '플러스 일'로 부채질하고 끝내 소비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잉여 모순이 끈적하게 배태되어 있는 거라고 거창한 해석까지 하게 되었다. /p141


자영업을 하면서 느낀 건, 부업으로 뭔가를 쉽게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거다.  직장은 급여가 정해져 있지만 자영업은 최대치를 발휘해도 손님이 찾아주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영업자에 관련한 방송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창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많지만 몇 년 이상 유지하는 자영업자는 많지 않다.  왜일까?  제일 큰 건 임대에 관련한 것이겠고 대개는 유지를 할 수 없어 문을 닫기 때문이다.  부디 오래 장수하는 자영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꽤 흥미롭게 읽었던 <매일 갑니다, 편의점> 편의점을 애정하는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글이다.



인생에 헛된 경험이란 하나도 없더라고.  그것을 앞으로 더욱 크게 자라날 자양분으로 여기며 오늘을 이겨내자고.   누군가의 표현대로 '버티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절이다.  /p246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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