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안아주듯 나를 안았다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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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한 오늘을 보내고 있나요? 오늘도 ‘나’에겐 무심하면서 타인을 더 배려 하고 감정을 살피는 하루를 보내진 않았는지... 내가 조금 손해 보면 되니까, 내가 조금 불편해도 이렇게 하면 다 편하고 좋으니까... 이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가끔 방전이 되는 느낌이랄까?

타인의 감정에 의미 없는 맞장구를 보태고, 타인의 감정을 살피며 보낸 시간들 속에 ‘나’는 어디 있는 거지? 함께 공유했던 시간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삶으로 나뉘고,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듯 그렇게 하릴없이 흐르고 또 살아간다. 돌아보면 만나고 헤어지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만큼 시간도 추억도 쌓여가지만 한순간에 무너지는 관계도 많았다. 무너짐의 순간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보면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잊히기도 했지만, 상처는 남는다. 우리는 타인을 안는 구조로 생겼기에 나보다 타인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부디 마음으로 나를 안아주고 사랑해주자.

이제껏 다른 사람에게 맞추다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부디 ‘나’를 사랑해요.

흔글 작가의 글은 이전에도 몇 권을 읽었지만 때론 와닿지 않아서 읽다 덮기를 반복하기도 했는데, 이번 글은 초반을 조금 넘어서니 책장이 꽤나 잘 넘어간다. 이 작가는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글을 썼을까? 나이는 어떻게 되지? 등등 글을 읽으며 궁금증이 생기는 작가이기도 했다. 저자의 나이를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삶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데 연륜도 작용하겠지만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고 유연한 하기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340여 페이지에 달하는 꽤 묵직한 분량의 글은 다정함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46p.

타인은 생각보다 내 삶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삶에 집중하는 것.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누군가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깊숙이 깨닫는 것.

나를 사랑하는 것.

239p.

청춘은 아무도 답을 모른다.

그래서 더 헤매고 주눅 든 채 살아간다.

하지만 별 볼일 없는 청춘은 없다.

청춘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무한한 잠재를 품은 존재라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을 더는 낭비하지 말고,

한순간이라도 더 청춘을 느낄 수 있기를.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253p.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내 곁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늘 다른 무언가에게 위로받고

또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게 될 테니

그 사실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84p.

사람과 사람이 닿으면 여러 문장이 생긴다.

그 문장을 보면 관계의 방향이 보이고.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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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일기 -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
김연수 지음 / 레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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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김연수님글,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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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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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슨의 언니 집에 휴가차 함께 방문한 도시, 한때 번성했지만 쇠락한 소도시 배런빌은 폭력과 마약이 들끓고 2주간 네 차례의 기괴한 살인이 일어났지만 경찰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데커는 배런빌에 도착한지 몇 시간 되지 않아 잔혹한 이중 살인사건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인간은 원하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합리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배런이란 이름으로 세워진 소도시는 배런 1세가 자신을 위해 후세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죽음과 함께 도시의 경제활동까지 죽게 만들었다. 배런시에 살던 사람들은 범죄와 마약의 도시로 물들기 시작했고 의문의 살인사건과 함께 드러나기 시작하는 고액의 사망보험금 수령자들까지... 이 도시엔 뭔가가 있다. 범죄로 물든 도시, 경찰도 믿을 수 없다. 앞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관련이 없어 보였지만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데커. 현장을 찾아다니다 그에게도 예측불가한 변화가 시작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그의 인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의 완벽한 기억력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상황. 단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너트릴 수도 있다.

그는 변하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기에..

한편으론 변하고 싶다, 그날의 기억을 잊고 싶기에...

도시 전체가 범죄의 현장, 시민들조차 믿을 수 없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사건의 연결고리들을 찾아

열심히 추리했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은 긴장감을 더 고조시키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어떤 일도 합리화할 수 있는 인간의 악한 면’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모든것을기억하는남자 #괴물이라불린남자 #죽음을선택한남자 에 이은 데커 시리즈 네 번째, 데커 시리즈 세 번째에서 살짝 주춤했었는데 가독성과 스릴, 긴장 가득한 시리즈로 돌아왔다. #폴른 이후의 데커 시리즈를 기다리게 되는 글이었다.

27p.

“처음에는 이렇게 보였던 일이 나중에는 저렇게 변하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죠. 그러니 우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49p.

나는 카산드라와 몰리의 살인자를 몇 번이고 다시 잡으려 하고 있어.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세상에는 늘 살인자들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게 내 세상이다. 내 세상에 온 걸 환영한다.

141p.

완벽한 기억력과 너무 오랫동안 함께했던지라, 종종 이 능력의 존재를 당연시했다. 여기에는 데커가 증오하는 요소들도 있었는데, 가족이 살해당한 끔찍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범죄들을 해결하려고 애쓰다 보니 자신의 놀라운 재능에 의존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 거기에 오류의 가능성이 생겨난 거라면?

361p.

“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됐어요, 재미슨. 그런 일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내가 다음번에 어떤 사람이 될지, 나조차 알 수가 없으니까요.”

500p.

“나는 그저 고개를 돌리고 있었을 뿐이야.” 그렇게 대꾸하며 마틴 부인은 실제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 거리에서 뭔가 일이 벌어질 때마다.”

573p.

내일 아침에 깨어나 보니 완벽한 기억력이 사라졌다면? 예전에 보이던 색깔들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된다면? 더 두려운 것은 데커의 머리가, 이런저런 면에서 능력들이 향상되기는커녕 저하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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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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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며 ‘여자’라서 불편하고 부당하게 당했던 일들. 많았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 체벌을 핑계로 팔뚝살 안쪽의 연한 살을 꼬집거나, 칭찬을 하는 것처럼 어깨를 보듬어안고, 등을 쓰다듬기도 했던 남자 교사들. 하지만 ‘하지 마세요!’라고 할 수 없었던 건 ‘선생님이니까.’ 그가 나에게 부당한 점수를 줄 수도 있는 사람이니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사회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식을 빙자한 술시중, 내키지 않는 브루스 타임, 업무 중 스킨십 등등 그 시절 지금 같은 미투, 페미니즘 같은 의식이 있었더라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동생들과 어린 조카들이 노는 걸 지켜보면서 저 아이들이 앞으로 학교를 가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우리가 학교나 사회에서 겪었던 부당함을, 또는 불쾌함 들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될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6편의 단편 모음집 [새벽의 방문자들]은 불편하지만 읽지 않을 수 없는 글이다. 이 글들을 ‘픽션’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내가 경험했거나 가족, 또는 내 이웃이 경험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누구에게 이 부담함을 이야기해야 할지,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하기에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할지도 모르겠는 감정들은 글을 읽으며 때론 울컥하고, 화가 나기도 했으며 두렵기도 했다. 응. 이거 네 얘기야.이 글을 보고 있는 너, 바로 당신.(42p.) 이 문장이 그렇게 사이다 일수가 없더라구요! 쳇증처럼 불편한 마음이었지만 한편 덮을 수 없어 쉼 없이 읽었던 글, 불편하고 부러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소리 내어 이야기해서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이 침묵으로 무마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

10p.

온라인상에 글을 쓸 수 있는 곳은 넘쳐났다. 입력창이 뚫려 있는 곳이면 어디든 누구든 배설하듯 글을 토해낼 수 있었다. 깜빡이는 커서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 그곳에 되는대로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면 그대로 활자가, 단어가, 문장이 되었고 일 초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아무렇게나 나뒹굴며 노출되었다.

42p.

“야, 너 이거 설마 내 얘기야?”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에이, 나 소설가잖아요. 이것도 다 소설이에요. 원래 소설가는 작가 노트도 소설로 쓰는데? 몰랐어요?”

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응. 이거 네 얘기야.

이 글을 보고 있는 너, 바로 당신.

163p.

소외된 자들, 거리의 사람들, 그런 문구를 볼 때마다 밀려오는 강렬한 감각은 구역질이 날 듯한 악취뿐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 항상 그런 식의 말을 외쳤지만 다가가기 싫고 마주하기 싫은 인간들이 도처에 있음을 보라는 알았다.

281p.

페미니즘 소설이란 이제 하나의 장르다. 소설로 발화된 픽션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나와 자매들의 이야기를 닮은 소설들을 따라가보면 젠더, 섹슈얼리티 같은 추상적 개념들이 결혼, 연애와 같은 삶의 과정이자 제도들과 더불어 일상을 지배하며 우리의 몸과 영혼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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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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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 락킹과 팝핀 장르로 세계 댄스 대회에서 우승, JYP, CJ 엔터테인먼트 등의 댄스 트레이너와 안무가로 활동해왔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600만에 달하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리아킴. 그녀를 이야기하는 화려한 수식어만으로도 궁금해졌다. 책을 읽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흥을 사랑하는 민족, 아이들도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본능적으로 몸을 흔들고, 흥겨운 자리라면 춤은 어디든 빠지지 않는다. 하긴 사회 초년생이었던 시절, 가라오케, 노래방, 나이트클럽 어디든 음악이 나오는 곳이면 뛰어나가 신나게 놀기도 했었는데... ‘쟤 좀 끌어내려’ 소리 들을 때까지 놀던 사람이 나에요~.

리아킴의 글을 읽다 보면 그녀가 정말 사랑하는 것은 ‘춤’이구나. 느껴진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갖기까지...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가 바닥을 쳐보기도 했지만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록한 성장기이다. 학창시절, 무엇이 돼야 할까?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의 선택지는 과거와 달리 많아졌다.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것에 빠져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신, 그것을 믿고 나아가는 추진력은 되지 않을 일도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라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글이었다.

040p.

춤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삶이 답답하다면, 그냥 심심하다면, 너무 무료하다면, 아무 생각 없다면, 혹은 지금 내 감정이 뭔지 몰라 멍 때리고 있다면 춤추자, 우리.

060~061p.

요즘도 무언가에 몰두해서 며칠씩 반복되는 일을 하다, 문득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

대로 모든 것을 잠깐 놓아버릴 때가 있다. 하루쯤 생각 차단기를 확 내려버린다고 해야 하나. 다음 일이 걱정돼서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지만, 사실 이건 아주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그렇게 불을 꺼버리면, 다시 켤 땐 더 새롭게, 환하게, 밝게 빛을 낼 수 있다.

175p.

주변 눈치 보지 말자. 하고 싶다면 해보자.

안 되는 거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자신에게 반문해보자.

되는 건데 안 해본 거라 불안한 거 아니야?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되는 건데 안 해본 거라서 그러는 거 아니야?

물론 그전에 준비돼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고.

난 그냥 나대로 산다.

255p.

사람들은 원하는 일이 어렵다고 핑계 대면서 해보지도 않고 결국 그것에 ‘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하는 거라고. 행복해지길 원한다면 하면 된다. 해보면 알게 된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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