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중록 1 아르테 오리지널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88p.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 (중략)...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 없다.”

⠀⠀⠀⠀⠀⠀⠀⠀⠀⠀⠀⠀⠀⠀⠀

⠀⠀⠀⠀⠀⠀⠀⠀⠀⠀⠀⠀⠀⠀⠀

🔖292~293p.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 (중략)...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

⠀⠀⠀⠀⠀⠀⠀⠀⠀⠀⠀⠀⠀⠀⠀

🔖462p.

황제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빽빽하게 채운 별들을 보았다.

한 사람의 운명이 저 반짝이는 별과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사람이 그저 자그마한 하나의 반짝임에 불과해 보였다. 사람의 인생이 하는 것은 결국 한낱 지푸라기 같은 것 아니겠는가. 하늘의 뭇별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 들판 가득 떨어진다 하여도, 그저 한순간의 반짝임일 뿐이며, 수천 년 뒤 후손의 짧은 탄식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

#잠중록 1

#처처칭한

#서미영

#중국소설

#arte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book

#bookstagram

#책갈피 #애프터문 #aftermoon ⠀⠀⠀⠀⠀⠀⠀⠀⠀⠀⠀⠀⠀⠀⠀

💬

열일곱 소녀 황제하는 자신의 가족을 독살한 사건의 살해범으로 수배당하게 되고 몰래 장안에 숨어드는데 성공하지만 몸을 숨기려 올라탄 마타가 기왕 이서백의 마차였다. 이서백은 황제하를 알아보고 신고하지 않을 테니 조용히 사라지라고 하지만, 황제하는 이서백만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란 걸 직감하게 된다. 그렇게 그의 왕부에 숨어들어 새로운 신분의 환관으로 지내며 이서백의 혼례에 관한 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내치려 했던 황제하가 사건 해결을 꽤 잘 해나가면서 이서백과 주변 인물들에게 조금씩 관심의 대상이 되어가고 그럴수록 이서백이 약간 질투하는 듯한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 게 또 묘미!!

읽으면서 이 사람이? 얘가? 짐작하며 읽었지만 판이 점점 커지고,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세하게 묘사하는데도 지루함이 없이 글의 흐름이 매끄러워서 읽는 재미가!!

⠀⠀⠀⠀⠀⠀⠀⠀⠀⠀⠀⠀⠀⠀⠀

#삼생삼세십리도화#조우정 주연으로 드라마화가 제작 예정이라 하니 더욱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고 등장인물들이 꽤 많았지만 인물 관계도를 살짝 그려놓고 읽으니 술술 더 잘 읽어지더라는..

이서백과 황제하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이 조금씩 드러나고 약혼자였던 왕온도 제하를 알아보는 건가? 검시관이 꿈인 주자진 캐릭터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 살짝살짝 등장하는 우선이라는 인물도 후에 어떻게 등장하게 될지, 황제하 가족의 독살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 같기도 한 촉이 살짝 발동하는데....

sns 상에 올라온 후기를 꽤 많이 봤던지라 책을 읽으며 금방 지루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노노노!!! 직접 읽어야 더 재미있다.

2권을 준비해놓길 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곳은

몇 번을 가도 좋다.

어떤 공간에는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다.



국내에도 멋진 공간, 가보고 싶은 공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버려진 건물이라고 생각했던 공간이 멋진 카페로 변신하기도 하고, 이동 수단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콘테이너를 공터에 구성해서 쇼핑몰을 구성하기도 한다.  뜯어내고 새로 만드는 게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는데, 거친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의 골조를 살려 공간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sns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멋지고 훌륭한 공간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러한 공간을, 장소를, 건축물을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출판사 마호의 취향 에세이 시리즈 B순간(취향은 발견하는 것이다) 라인으로 출간된 『여기가 좋은 이유』는 사진 찍는 건축가 김선아가 그동안 다니며 공강과 건축물을 보고 느끼고 쓴 공간 독후감이다.  공간과 건축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알려주고 싶은 다정한 마음이 보이는 글을 읽으며 가보았던 공간을, 가고 싶었던 공간을, 새로운 공간을 사진과 글로 보고 읽을 수 있었다.  건축가인 저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공간은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보고 느낄 수 있었고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 부분은 꼭 자세히 보아야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생명이 없는 그저 공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찾으며 오래도록 그 자리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공간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그러한 공간을 이야기하는 다정한 시선들도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좋아 보이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김선아 건축가가 찾아낸 취향의 공간에 대한 에세이들... 이보다 다정한 글이 있을까?  햇살 좋은 5월, 문득 어느 곳이라도 잠시 앉아있다 오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여기가좋은이유 #김선아 #미호

#에세이



025p.

천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붙어야 한다.  조명뿐 아니라 에어컨,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기, 환풍기, 때로 필요하다면 CCTV까지도 천장에 붙는다.  여러 기능을 가진 설비들이 지나다니는 천장 속은 상상이상으로 복잡하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무 것도 붙지 않은 깨끗한 면의 천장을 꿈꾸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중략)... 어니언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그래서 천장이다.  어니언으로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사실 천장이었다.  흰색면이 가로지른 천장에 입을 떡 벌렸다.  밤에는 불이 들어왔고,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이 재료의 이름은 바리솔, 조명의 일종이다.  흰 바리솔로 천장을 모두 뒤덮고 나니 공간은 더욱 강력해졌다.  사진이 마이너스의 예술이듯 건축도 무언가를 덜어낼 때 더욱 뚜렷해진다.



026~027p.

말하자면, 건축과 가구는 형제 같은 사이가 아닐까.  건축이 큰 형이라면, 가구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동생이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구분되지만 결국 한 공간에 놓이는 가족과도 같은 사이.  사람의 움직임과 크기에 기반하여 형태와 쓰임새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핏줄은 하나지만 다른 성격을 가진다.  건축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가구는 이동성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073p.

건축물 하나가 치밀한 기획을 거쳐 세밀하게 조율되어 완성되는 과정을 무엇과 비유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발표 PPT자료를 만드는 일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인력과 시간의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잠깐 한눈을 팔고 딴생각을 하면 자꾸 사족이 달리고, 말하는 방향이 달라지고,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가 PPT안에 들어가 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집중해서 만들어야 한다.  건축 또한 같다.



101p.

리모델링(remodeling)이라는 것이 그렇다.

리사이클링(recycling)이라고도 부르고,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이라고도 한다.  건물을 다시 바꿔 쓰겠다는 것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원판 불변의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원래의 공간이 어느 정도 흥미롭지 않다면, 오래된 건물로 리모델링을 시도한다 해도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에르처럼 리모델링을 기가 막히게 하고 싶다면, 시 하나를 추천해줄 수 있겠다.  오래 보는 것이 정답이다.  공간이 눈 감아도 훤히 보이도록 익숙한 사람만이 가장 훌륭하게 다시 쓸 수 있을 테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꿔 버리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계절이 지나가면 가지치기를 하듯 공간의 요소를 더하거나 빼면서 바꾼다면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85p.

건축은 어찌 보면 언제나 경계를 만드는 일이었다.  너와 내 땅을 나누고, 분리하고, 구분한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내 땅 안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나눠서 사용한다.  어딘가는 거실로, 주방으로, 서재로.  도면은 결국 경계를 만드는 벽들의 설명서와 다름없다.  어떻게 나누고, 서로의 영역을 어떤 식으로 구분하고 막아 내는지에 대한 지침서.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태로운 것들이 마음을 제일 많이 만진다."


   시인의 사진 산문집, 타이틀과 깔끔한 책표지에 시선을 먼저 빼앗기게 된다.  휘리릭 넘겨본 사진에 시선이 머물고, 짧은 문장에 또 한번 시선이 멈춘다.   사진이 전문가가 찍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작가 프로필을 보니 몇몇 사진전을 했던 이력이... 역시!!


  문장들을 읽다 보면 생각나는 사회적인 이슈들도 떠오르고 때론 지금의 내 마음 같은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 며칠 밤을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다정한 문장들을 많이 읽다 보니 담백하고 담담한, 때론 날카로운 베일 듯한 문장 앞에 멈칫하게 된다.  다정함 보다 도심 속의 고독을,  유해 보이는 성질의 것이었는데 무너지고 마는 것에 대한 상실감을 허무함과 허전함을 읽으며 천천히 내 안에 침잠해가는 문장들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글들은 이훤 시인의 사진으로 인해 조금 더 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너지 효과가 좋다고 해야 하나?


때론 사진을, 때론 문장들만을 찾아가며 읽고, 다시 한 번 되돌아가 읽기도 했던 글과 사진.  남몰래 시인이 사랑한 공간들, 피사체를 보며 우리가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한다.  이병률 시인, 유희경 시인의 추천사는 부러 책을 다 읽고서야 읽었다.  사진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때론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사진과 문장이 만났으니 그저 보며 읽어갈 수밖에...



시인이 살아내는 솜씨에, 삶의 흠집을 덮어내는 솜씨에

나는 그만 경탄하고 만다. _ 시인 이병률


시인의 웅크린 등, 아름다운 정면의 배후가 자꾸 눈앞에 선하다.

본 적 없는 뒷모습이. _시인 유희경



🔖71p.

어차피 우린 전부 누군가의 바깥이지만

헤매다 안으로 들어서는 것도

안을 누비다 바깥이 되는 것도 전부 사람의 일이니까



🔖170p.

매일 비슷한 표전을 짓고 있다 보면

그게 얼굴이 된다.



🔖268~269
저녁만 되면
단어를 기다리는 사람들
단어를 기다리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들

읽은 문장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우체부
문장이 없어 문장을 훔치는 자와
마음이
저지르는 일들
시간이 없어 시간을 구매하는 노동자들과
아침 저녁 사이로 사라지는 우편
이미 깨뜨린 접시
두고 온 우산


이따금 보호되지 못하는
어느 날의 단면들



🔖296~297p.

마음 없는 것들도 맘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등 뒤로 어제의 돌기를 가리거나


이미

외우고 있는


어제의 구조를 반복하며 지내거나,

아무도 알아차리지 않는 방식으로


폐허에도 다정이 있다,

자신만 이해하는 방식으로 성립할 뿐

배제되는 방식을 선택할 뿐



🔖309p.

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거의 당도했는데 사람들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고 할 때


#당신의정면과나의정면이반대로움직일때
#이훤
#이훤사진산문집
#산문집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book
#bookstagram
#책갈피 #애프터문 #aftermoo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민 골짜기의 삶이 지긋지긋하고 지루해진 무민파파는 가족을 이끌고 등대가 있는 먼 바다의 외딴섬에서 새 삶을 꾸리기로 하고, 긴 항해 끝에 등대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등대섬에 등대불은 들어오지 않고 척박하고 낯설며 고독하기만 하다.  등대는 버려진지 오래된 듯하고, 짐을 싸 들고 온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무민파파는 바다를 연구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무민마마는 나무를 잘라 무언가 쌓다가 등대 내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민은 등대를 벗어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미이는 어디 있는지 모르게 여기저기 등장해서 참견한다.


  안온한 삶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는 가족들.... 사실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는 어릴 때부터 그닥 반기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을 싫어하는 건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어린 시절 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오면 형제들이 똘똘 뭉쳐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히곤 했다.  어쩌면 당시 부모님의 의사대로 이사를 몇 번 했다면 부모님의 노후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풍족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맥락이 아닐까? 가장으로서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무민파파도 새로운 환경에선 그 조차도 섬에 정착하기 위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바다를 연구하고 기록하지 않았을까?  무민마마 역시 무민 골짜기에서 가족들을 보살피고 안살림을 책임졌다면 엄마이기 이전에 새로운 환경에 먼저 적응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나중에 벽화로 그리기 시작했던 그림에도 가족들이 아닌 자신의 모습만 그려 넣었던 건 자신의 의지를 다부지게 잡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무민 골짜기의 그로크도 섬까지 흘러와 무민과 마주하게 되고 이들 사이에도 "우정?" 같은 게 생긴듯 했다.  등대섬에 말 없는 어부의 생일을 챙겨주며 글은 끝이 나는데...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는 아래 8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에 읽은 책은 시리즈 중 7번째 책이다.  무민가족이 작품에 표면적으로 등장하는 마지막 연작소설이며, 실제 마지막 작품인 『늦가을 무민 골짜기』에서는 무민 가족이 떠나고 없는 무민 골짜기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한다. /작가소개


1. 혜성이 다가온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3. 무민파파의 회고록

4. 위험한 여름

5. 무민의 겨울

6.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7. 무민파파와 바다

8. 늦가을 무민 골짜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무민파파와 무민마마 무민의 감정 변화나 행동들을 보며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글이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표지의 그림 때문이었을까?  막내조카가 너무나 관심을 보여서 동화책처럼 꽤 많은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림을 보며 구연동화까지 했던 『무민파파와 바다』는 한동안 조카들과 함께 읽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무민파파와바다 #토베얀손 #작가정신

#허서윤 #최정근 옮김 #북유럽소설




34p.

위대한 출발은책에 나오는 첫 장의 첫 문장만큼이나 중요하다고요.  시작이 전부를 좌우하지요.



206p.

'이제 꼼짝없이 갇혔네.  이건 마법의 원이야.  무서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 끔찍하고 텅 빈 섬이나 고약한 바다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무민마마는 자신의 사과나무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나무껍질은 거칠었지만 따뜻했다.  바다 소리는 사라졌다.  무민마마는 자신의 정원에 들어가 있었다.



246p.

"다들 알겠지만, 바다는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거대한 녀석이에요.  바다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우리가 바다를 좋아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죠.... 뭔가 얻으려면 단점도 받아들여야 하니까."



259p.

무민파파는 바위 위로 올라가 냅다 뛰기 시작했다.  뛰는 내내 껄껄 웃었다.  바다가 가족들이 이곳에 머물기를 바라며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바다는 무민 가족이 이 섬에 계속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마어마하고 변함없는 수평선에 고립되어 갇힌 채 살더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다.



265~266p.

"있죠, 우리가 이렇게 살기 시작한 뒤로 내내 소풍 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어떤 점에서 보면 모든 게 너무 다르다고요.  날마다 일요일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이런 느낌이 들면 안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민마마는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계속 소풍을 가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끝나아죠.  그러다 갑자기 월요일 같아지고 지금까지 지내 온 시간이 진짜라고 믿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 겁이 나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18~19p. 나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 나는 달리기를 선택했다. 달리다보면 오직 귓등을 스치는 바람과 나의 숨소리만 들려온다. 헉헉대도 괜찮다.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 ⠀⠀⠀⠀⠀⠀⠀⠀⠀⠀⠀⠀
⠀⠀⠀⠀⠀⠀⠀⠀⠀⠀⠀⠀
🔖051p. 내가 오늘 달리기를 하는 까닭은 내일을 더 잘 살고, 1달 뒤를 더 잘 살고, 1년 뒤를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다. 1달 뒤에 있을 마라톤대회에서 힘들지 않기위해 오늘 달려두는 것이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지금 달려두는 것이다. “지금은 바쁘니까 잠시 미뤄두자. 좀 한가해질 때 열심히 달리면 되지.” 같은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가? 노력하고 준비된 자에게 행운과 기회가 따라온다. ⠀⠀⠀⠀⠀⠀⠀⠀⠀⠀⠀⠀
⠀⠀⠀⠀⠀⠀⠀⠀⠀⠀⠀⠀
🔖 178p. 나는 아침에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모리셔스의 아침 바닷가는 너무나 황홀해서 책 제목에도 모리셔스를 넣었다. 이곳은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나는 칼럼을 통해 여행 매거진 독자들에게 여자라면 꼭 달려야 할 여행지로 모리셔스를 소개한 적 있다. 위치는 마다가스카르와 레위니옹, 그리고 세이셸과 가까이 붙어 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에 섬 주위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
⠀⠀⠀⠀⠀⠀⠀⠀⠀⠀⠀⠀
🔖 245p. 마라톤을 한 번 해봤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중략)...기록이 보잘 것 없어도 괜찮다. 어쨌든 당신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봤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중략)... 그리고 마라톤 중독자들은 결코 즐거움을 혼자 차지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에게 ‘달리기의 즐거움’을 외치며 기꺼이 전도사가 된다. 나처럼 말이다. 왜인지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아직 달릴 용기가 나지 않더라도 괜찮다. 풀코스가 당신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기만 바란다. 이로써 당신은 달릴 준비를 마친 것이니 말이다. ⠀⠀⠀⠀⠀⠀⠀⠀⠀⠀⠀⠀
⠀⠀⠀⠀⠀⠀⠀⠀⠀⠀⠀⠀
#나는오늘모리셔스의바닷가를달린다
#안정은
#런스타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
⠀⠀⠀⠀⠀⠀⠀⠀⠀⠀⠀⠀
이번 여행에 들고갔던 3권의 책 중,
유일하게 완독한 책,
여행지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리조트의 수영장 비치의자에서,
일출을 찍으러갔던 리조트 해변에서,
안정은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달릴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어쩌면 달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 ⠀⠀⠀⠀⠀⠀⠀⠀⠀⠀⠀⠀
살아가며 견딜수 없이 힘든 순간이 오면,
돌파구를 찾게 된다.
런스타 안정은, 그녀의 인기는 갑자기 얻게 된게 아니다.
실패를 통해 패자가 되는 연습을 했고
먼저 문을 두드리고, 수없이 시도하며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갔다. 글을 읽으며 중간에 수록된 그녀의 사진들을 보면 밝은 에너지와 기쁨, 행복이 가득차 그를 보는 이들, 함께 하는 이들도 절로 좋은 기운을 얻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했다.
⠀⠀⠀⠀⠀⠀⠀⠀⠀⠀⠀⠀ ⠀⠀⠀⠀⠀⠀⠀⠀⠀⠀⠀⠀
달리기라니...
해변을 바라보며 이른 새벽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
걷기부터 시작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