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대기 -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보리 만화밥 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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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책 나눔을 하면서 꽤 많은 택배를 보내게 된다. 몇 십 권 되는 책들을 분류해 열 댓 개의 박스로 나누어 박스 포장을 해두고 택배 접수를 하며 기사님이 수거하러 오시는데, 아주 가끔... (요즘 어플로 택배 이동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택배가 집하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거나 시간이 이틀 이상 넘어가면 안달을하게 되곤 했다. 익일 배송이 너무도 익숙해진 요즘이라 더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문자로 왜 재촉하고, 다른 물건을 가져다주실 때 또 확인하고 했는데....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택배는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하지만 그 뒤에는 고된 노동이 숨어 있다.

택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살아가는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 택배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고 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빠르고 편리하고 어떤 물건이든 편하게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으니 자주 애용하는 편이다. 택배 집하 시스템이 없을 땐 우체국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가서 택배를 보내곤 했는데, 이젠 그러한 번거로움 없이도 집에서, 회사에서, 매장에서 원하는 곳에서 택배를 보낼 수 있다. 이러한 편리함 뒤엔 택배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침묵과 희생이 있었다. 왜 이런 힘겨운 삶은 약자의 몫이던가... 무료배송이 아니면 지급해야 하는 택배비가 아까운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조차 미안해졌다.

이 책을 읽으며 택배 상자 하나가 내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의 손을 거쳐왔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10p.

가대기 ;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 또는 그 짐. (표준국어 대사전)

28p.

보통, 택배 기사들은 하루에 12시간 이상 노동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쌓인 피로를 견디면서 하루하루 버틴다.

112~113p.

까대기 알바와 어떠한 계약서도 쓰지 않던 지점장은 새로 온 알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내쳤다.

시급제 알바는 그런 알바였다.

택배 기사들 또한 그랬다. 기사들은 더 나은 조건으로 말없이 일터를 옮기고는 했다.

기사들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했다.

122p.

당일 배송이 원칙이구요. 고객한테 불만 접수되면 벌점 매겨집니다.

배송 중에 분실, 파손은 기사 책임인 거 아시죠?

그래서 기사가 아프거나 사고가 나서 다치면?

그건 기사 사정이고, 배송을 못하거나 늦어지면?

계약 위반으로 기사 책임이 되는 거죠.

개인 사업자인데 개인 사업자의 자율성은 없고

노동자인데 노동자의 권리는 없는 게 바로 특수 고용직이죠.

280p.

그저 택배일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택배 만화를 그리기로 했다. 가진 거라고는 자기 몸뚱어리와 택배 차가 전부인 택배 기사들에게 마음이 갔다. 그이들은 미련하다고 생각될 만큼 정직하게 돈을 벌었다.

#까대기

#이종철

#보리 #만화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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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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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잉의 시대, 사람들은 제품의 광고만 보고 제품을 바로 구입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떠한 광고와 마케팅을 하고 있을까? 우린 어떤 광보를 보고 그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가? 비슷비슷한 제품들을 제치고 반드시 사게 만드는 회사와 브랜드만 가진 '이야기 자본의 힘'을 이야기하는 <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는 저자 가오펑이 최근 몇 년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토리 마케팅을 연구, 조사한 결과물로 특히 하버드 MBA에서 인용된 여러 사례들을 비롯, 전 세계 기업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마케팅을 위해서는 매력 있는 이야기 자본이 필요하다.

기업의 광고도 중요하지만, 실제 제품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마케터가 되어 홍보하게 되는 제품의 인지도를 만들기까지의 힘은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에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도브 초콜릿, 루이 비통, 코카 콜라, 에비앙, 미키 마우스 등 오랫동안 사랑받은 브랜드들의 이야기 자본과 마케팅 전략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 좋은 이야기는 계획에서 나온다.'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오늘날 대다수의 기업들은 모두 이야기 자본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제작하고 연구하면서 기업에 더 큰 영향력과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흥미를 높이고 제품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기업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홍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과적으론 이야기를 전파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이다.

책 표지는 뭔가 어려운 이야기를 할 것 같지만, 꽤 재미있는 마케팅, 브랜드, 이야기 자본에 대한 글들이었다. 1인 마케팅, 1인 브랜드의 시대인 요즘 한 번쯤 읽어보고 자신만의 이야기 자본을 만든다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던 글이었다.

40~41p.

소재가 없는 이야기는 맛없는 음식과 같다. 따라서 당신의 이야기에 약간의 양념을 가미하고 맛이 있는 소재를 만들어내야 한다. 사람들은 소재가 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자신을 홍보하고 최대한 관중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 기업이 가진 이야기의 전파 경로를 변경하는 것도 분명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58~59p.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이야기는 상호 간의 거리를 좁혀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립 관계에 있던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마주 볼 수 있게도 해준다. 만약 당신이 장소나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조롭고 재미없는 분석으로 상대를 타이르기만 한다면 결과가 어떨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그렇다면 어떤 스토리텔링 전략을 써야 두 사람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 (중략)... 스토리텔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준다. 하지만 이는 언제나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할 때도 많다. 이 경우 당신이 언급한 사실과 데이터가 바로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67p.

"펼치고 3분 안에 당신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책이라면 내려놓아라."

한 유명 작가가 한 말이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몇 분 안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는 이야기는 실패한 것이다.

188p.

21세기는 마케팅 전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브랜드와 기업은 기존의 생각을 타파하고 자신의 브랜드와 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해야 생존할 수 있다.

212~213p.

모든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없다. 각기 다른 사람에게는 서로 다른 스토리텔링을 해주어야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49p.

기업이 브랜드 스토리를 좀 더 차별화하고 싶다면 확고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가능한 한 목표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서 사람들과 교감을 쌓아나가야 한다.

#모두가이야기를원한다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마케팅 #경제경영

#라이스메이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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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투쟁기
김흥식 지음 / 그림씨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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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투쟁기라니, 매일 퇴근해서 거실에 흘러넘친 책들과 방에도 들어차기 시작한 책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 같은 제목, 그리고 책표지에 홀린 듯 구입해서 바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이리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출판하는 삶은 즐겁습니다.”

출판 인생 30년 김흥식의 책꽂이와 책에 관한 이야기는 책 외에도 음악과 영화 이야기로도 흘러간다. 직업인이자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의 삶은 그의 인생에 어떤 책들을 남겼을까? 궁금한 마음에 넘기며 읽다 보니 그의 책꽂이와 도서에 관한 시대 흐름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마흔세 살에 도서출판 서해문집을 세우고 30여 년 동안 천 여권의 책을 출판했다고 하니 그의 책에 대한 애정이 참으로 남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 인생 30년 김흥식의 책꽂이 살펴보기

혹자는 고전을 읽어야 책 읽기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거나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책도 개인 취향이 아니던가?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듯, 개인의 책 읽기 취향도 다른게 당연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고전이라 꼭 읽어야 할 필요도 없으며 정독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점프해 읽는 간독도 가끔은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앞으로의 책 읽기가 조금 더 즐거워질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의 책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울 것이고, 책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독특한 제본 방식과 책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누군가에겐 종이뭉치에 불과할 책, 하지만 이 수많은 책들에 담긴 이야기를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게 또한 얼마나 슬픈 일인지...."이리 재미있습니다. 책이...!"

012p.

책을 읽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가는 과정일 것이다. 본질적으로 책을 다루는 존재는 인간일 테니까. 그래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이라는 존재의 복잡다기한 본성을 확인하게 된다. 물론 그러한 사실을 확인한다는 것이 살아가는 데 꼭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손해도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 또한 결국은 나를 포함한 인간과의 끊임없는 교류와 이해일 테니까. 그래서 책이란 것이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책을 찾는다는 점에서 중독성이 있다.

183~184p.

내가 서양 헌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우리 젊은이, 후손, 시민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서다. 무엇을?

"서양에서는 이런 책을 이 시대에 이렇게나 많이 읽었어요. 게다가 책의 수준을 보십시오. 결국 지금 우리가 경제적으로 세계 몇 대 강국이라고 떠벌린다고 해도 그건 말 그대로 경제적인 부문에 국한된 것일 수 있습니다. 저들이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울지 모르지만 근대 문명의 전통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앞서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 그들을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이제 우리 지갑도 웬만큼 두툼해졌으니 문명의 두께를 키우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말 그대로 벼락부자일 뿐 지성과 품성, 철학과 사고 면에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263~264p.

그렇다면 중국은? 중국 서점에도 바구니가 있다. 그것도 한 종류가 아니라 휴대용부터 끌고 다니는 대형 카트까지 골고루 비치되어있다. 그래서 30권이 넘는 책을 골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아! 그 많은 책을 골라 대형 카트에 실은 다음 끌고 다니다 계산대에 서서 계산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질투심과 착잡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책 많이 읽는다고 나라가 발전하는 것도 아니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인구가 우리 30배 가까이 되지 않느냐 말이다. 그러니 그 정도 읽는 거야 당연한 것 아닌가?" 글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272p.

고전은 암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전은 등대여야 한다. 고전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부담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고전은 필독서, 즉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고전을 읽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필독서라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지적 폭력이다.

277p.

"고전이라고 해서 한 글자도 놓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털어 내십시오. 바로 그 부담감 때문에 고전을 암초로 여기게 됩니다. 저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이틀 만에 읽었지만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책이 그토록 위대한 고전이라면 <돈키호테>에 숨어 있는 위대한 문명이 무엇인지 해석해 주는 책을 읽고 싶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약간의 풍자와 시대정신은 찾을 수 있었지만 그 두꺼운 책에 담겨 있을 거라고 믿은 만큼의 무언가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 외에 무수히 많은 책들이 그랬습니다."

342p.

오늘날 책을 읽어야 할 까닭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귀한 반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까닭은 온 세상을 뒤덮고도 남을 만큼 넘친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내 책꽂이가, 우리 책꽂이가, 나아가 인류 문명의 보관소이자 창조의 원천인 도서관 서가가 질문에 답해 줄 것이라 믿는다. 좁디좁은 곳에 파묻혀 자기 등조차 보여 주지 못한 채 꽂혀 있고 쌓여 있는 책들이 불쌍하다.

#책꽂이투쟁기

#김홍식

#서해문집

#그림씨

#인문 #책읽기

#도서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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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보약 - 너의 불안을 따뜻하게 달여줄게
나카지마 다이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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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를 불문하고 나이 앞자리의 숫자가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감,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이 책의 주인공 미노리는 '전 남자친구의 결혼'으로 갑자기 수렁에 빠진 기분이 들며 심신의 기운이 바닥을 치면서 큰 위험을 겪게 된다. 삼십 대 초반의 위기는 무엇이었을까? 고민이랄 게 없는 삶을 살아가다 갑자기 문턱에 걸려 넘어질 듯 휘청이면서도 그 원인을 찾지 못해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원인 모를 통증과 질병으로 아프기도 했던 그 시절을 들여다보게 되는 <읽는 보약>은 시기에 적절한 책 읽기가 왜 필요한지를 새삼 알게 해주는 글이기도 했다.

일상이 전부 흔들릴 정도로 아팠던 건, 단지 몸이 아팠던 게 아니라 '인생의 환절기'를 겪었기 때문이었던가?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계절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몸이 환절기에 호된 감기 앓이를 하듯, 우리의 삶도 그런 환절기를 겪으며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일까? 크고 작은 삶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매일을 조심스레 달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잠시 삶으로부터 도피를 하더라도 자책하지 말라고 토닥여준다.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심신의 변화가 단지 몸의 아픔으로 끝나는 게 아닌 성장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각종 불안과 피로,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미노리가 한약방에서 스스로 돌보는 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보약처럼 기운을 나눠 받는 보약 같은 소설이다

21p.

대게, 서른 넘은 여자가 중얼중얼 증상을 늘어놓는 시점에서 의사들은 이런 환자 또 왔다는 느낌인지 애초부터 상대해주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대학병원에서 나보다 먼저 진료실에 들어간 스물두 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는 안색도 좋고 훤히 드러낸 팔도 윤기가 넘쳤지만 나보다 진료시간이 훨씬 길었다. 서른 살 여자에게는 청진기를 대는 것도 아깝다는 듯한 눈치였으면서, 심한 차별이야.... 잠깐, 나는 이마를 짚으며 멈춰 섰다.

이 피해 망상은.... 병들어 있단 증거다.

73p.

"그래서 굳이 병명을 붙이자면, 가와나미 씨는 '여기저기가 약하다'라는 가와나미 씨만의 병이에요."

".... 나만의 병".

111~112p.

선생님은 구멍 난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직접적으로 물어보신 건 처음이지만 환자분들은 무심코 보겠지요. '의사인데'하는 생각도 드실 테고요."

"그렇지만 의사 선생님도 사람이니까요."

"아무 문제도 없는 사람은 없답니다. 몸은 늘 변화하고 있어요."

"변화...인가요, 병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변화니까요. 자신의 일부이기도 하죠."

135~136p.

내 정신이 재앙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것은 이제 슬슬 인정해야겠다. 정말로 건강한 신체를 원한다면 역시 건전한 정신부터 가져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 그러는 쪽이 더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그에 반발한다.

#읽는보약

#나카지마다이코

#위즈덤하우스

#일본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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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인생 그림책 Dear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사계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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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에서 100세까지 100장면으로 보는 인생의 맛

매일 똑같이 보여도 하루하루가 다르고, 그렇게 쌓인 날들은 해마다 차곡차곡 쌓여간다. 인생의 순간들을 0세부터 100세까지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담아낸 <100 인생 그림책>은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아!' 하는 그림과 문장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태어남을 선택할 수 없듯, 우리는 삶의 마지막도 선택할 수 없다. 삶의 경험이 많은,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어른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어른이 되어 잊고 있었던 아이들의 생각과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삶의 모습이 저마다 다른 건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생각과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지 않을까? 페이지를 넘기며 때론 평온했고, 앞으로 다가올 중년 이후의 삶과 노년의 삶을 그려보게 되기도 했다. '할머니라니!'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꽤 즐거운 할머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조금은 막연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100 인생 그림책> 꼬꼬마 조카부터 칠순이 다 되어가시는 부모님까지, 가족들과 페이지를 넘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당신의 오늘, 어떤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까?

_하이케 팔러

사람이 살면서 겪는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것도 있습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런던에서 94세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동화를 쓴 작가입니다. 그런데 살면서 무엇을 배웠느냐는 내 질문에 대답은 이랬습니다

"나는 종종 내가 옛날에 그 어린 여자아이라는 기분이 들어요. 살면서 뭔가를 도대체 배우기는 했는지, 그런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진답니다."

#100인생그림책

#하이케팔러#발레리오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사계절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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