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아프지 말아라 - 행복하냐고 너에게 묻는다
정영 글.사진 / 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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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시를 떠나선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침묵이 존재의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되는 사찰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 내리면 그 어둠에 묻혀버릴 것만 같은 산중에 있는 사찰들에 계신 스님들은 속세를 떠나 살게 되셨을까? 가끔 어떤 인생을 살아오셨을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했다. 정영 시인이 스님들을 만나 산사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때론 마음을 울리는 죽비소리 같기도, 풍경소리 같기도 했다.

#누구도아프지말아라 에는 정영 시인이 인터뷰한 30명의 스님의 이야기를 주제를 정한 인터뷰가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의 이야기로 담고 있다. 산이 있는 근처를 가게 되면 알지 못하는 절이라도 한 군데는 꼭 들러보곤 하는데, 봄이 오기 전의 고요함, 겨울에 깊이 잠든 산사의 고즈넉함을 꽤 좋아해서 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시기를 꼽아 조용히 다녀오곤 했는데, 문득 고요한 산사에서의 며칠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다양한 마음들의 모습, 다스려지지 않는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흘러가듯 읽게 되는 글이었다. 삶이 힘들고 고단하다고 생각된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13p.

"침묵은 사랑스러운 말을 고르기 위한 긴장, 성실함을 찾기 위한 더듬거림 같은 거죠. 사찰은 그 침묵 안에서 자기 존재를 볼 수 있는 각도를 갖고 있어요." _ #허운스님

43p.

눈을 뜨고도 빛을 보지 못하는 어둠 속의 나는 또 하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돌아서는 스님께 내일 아침에 다시 뵈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겨울밤의 맵싸하고 명징한 바람 같은 답이 돌아왔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릅니다."_ #경성스님

75p.

"승복은 죄수복이에요. 그만큼 많이 참회하고 그만큼 많이 봉사하고 그만큼 남보다 덜 자고 덜먹고 더 정진해야 하지요. 그렇지만 인간으로 태어나서 부처님 법을 만났으니 절반은 성공한 거예요."_ #승원스님

99p.

"내가 청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청정한 세상을 바라나요. 인생 운전 잘 하세요."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졸지 말고 깨어 있어야 하며 늘 긴장해야 한단다. 그래야만 차가 반듯하게 가는 것이니. 그래야만 차가 생명을 앗아가는 도적이 아닌 부처를 만나러 가는 발이 되는 것이니. 그렇게 내 몸뚱이 내 정신의 내 인생의 운전을 잘하라 하신다. _ #관암스님

185p.

성철 스님은 많은 한글 법어를 남기셨는데 원택 스님은 그중에서도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법어를 당신도 좋아하셨다며 마음으로 꼽으신다.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자신이 금덩어리라는 것을 알고 살아야 합니다. 그것을 알고 실천한 분이 부처님입니다. 자기를 바로 보아 금덩어리라는 것을 알고 살자는 것이 큰스님이 늘 선사로서 우리 중생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주관 없이 흔들리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꿋꿋하게 쇠심줄을 박게 하는 말씀이다. _ #원택스님

#누구도아프지말아라

#정영

#에세이

#달

#월간해인 #스님법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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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 - 여행홀릭 심리학자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 심리 안내서
제이미 커츠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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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심리학이라니! 행복한 여행을 도와주는 훌륭한 심리서인 동시에 우리의 여행 같은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지침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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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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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탄력을 주기 위한 책, 일을 하되 노예처럼 매이지는 말고 자신의 삶도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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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때마다 너에게 소풍을 갔다 - 영국의 시골농장에서 보낸 천국 같은 날들
강은경 지음 / 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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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골 농장에서 보낸 천국 같은 날들

런던에서 패션을 공부하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살아가던 그녀에게 친구로부터 어느 농장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친구는 아는 언니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언니는 또한 그녀의 친구로부터 소개받았다고 하는 농장. 어떤 농장이길래 건너건너 이야기될 정도로 입에 오르내리는 농장일까? 농장을 다녀온 지인의 언니를 통해 들은 농장 이야기들은...

"나도, 나도 가보고 싶어."

라는 말이 나오게 했고, 얼마 후 정말 농장을 방문했으며 그 일을 계기로 저자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에서의 강은경, 영국에선 '제비'라 불리며 살았던 시간들을 겨울 / 봄 / 여름/ 가을에 걸쳐 저자의 이야기와 스케치, 농장에서의 시간들을 담고 있다. 다시 영국을 찾게 된다면 도시가 아닌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가능하면 투스의 농장에서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유에서 선택하게 된 브라이튼은 런던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의 도시와 농가의 절충안으로 선택한 곳이었다.

친구들과 투스의 농장을 몇 번 다녀온 기억들은 '투스의 농장'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그녀의 삶에 산소호흡기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고 이야기한다. 삶에 이러한 장소, 공간은 있어야 하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농장에서의 시간들이, 그녀가 어떤 형태로든 농장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과 투스의 넉넉함이 서울로 돌아왔다가 일 년 만에 다시 브라이튼으로 돌아왔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농장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주었다. 농장에서의 사계절과 저자의 스케치로 담은 농장의 모습들은 투스의 농장을 가보지 않았지만 상상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농장에서의 시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고 그 시간들은 그녀의 삶에도 영향을 미쳐 문제는 자신 안에 있으며 모든 일상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왜 이제야 읽었을까? 답답한 마음,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지금은 안다. 그게 어딘지에 상관없이, 대도시는 모두가 어떤 형태의 성공과 기대를 가지고 모여드는 곳이라는 것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가고 싶은 길이 있고, 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효율적인 방향으로 계획하고, 그에 맞춰 시간과 노력과 돈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을 것이다. 그래서 도시에서의 삶은 높은 장대 위의 곡예다. 긴장을 늦추는 순간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놓이기 너무도 쉽다. 런던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대열에 끼게 되었다는 걸 안 건 시간이 꽤 많이 흐르고 나서였다._026p.

도시에 살면서도 삶은 거칠었고 마음이 힘들고 지친 가운데 찾은 그곳에서 나는 내 팔다리가 옷을 입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어떻게 이런 걸 잊고 지냈지?' 하며 어이가 없을 정도로 나는 새로운 환경과 일상에 처음 걸음마를 매우는 사람처럼 덤볐다. 몸에 익지 않은 일을 하느라 마음과 혼란스러운 정신이 오히려 쉬고 있는 걸 느꼈다. 생각들로 과부하 되지 않게 알아서 내려가는 '두꺼비집의 고민 차단기'라도 있는 것처럼._061p.

농장은 나에게 산소호흡기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숨이 찰 때마다 필요한 생명 유지기.... 다녀오면 어느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 _065p.

고통은 좋은 거라니... 아직은 그래도 느낄 수 있는 거잖아... 아프다고, 그마저도 못 느끼면 다 죽어가도 괜찮은 줄 알고 살았을 테니, 내가 이렇게 약한 줄도 모르고 계속 살았을 테니. 통증이 없으면 죽어도 죽은 줄 모를 것이니.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은 좋은 거다. 통증은 죽게 하는 게 아니라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_146p.

"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안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은 잘 안 듣게 돼. 왜냐면 실제로 하는 걸 보면 말하지 않아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있거든!" ... (중략)... 농부의 삶에도 그리고 농사를 짓는 것에도, 빵 같은 필수불가결한 전제가 있다. 농부가 되고 싶다면, 노동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작은 것 하나 힘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농장에 있으면서 머리가 아니라 추위에 곱은 손과 흙으로 범벅된 소매로 알게 되었다. _156~157p.

밤은 어두운 게 정상인데 우리는 밤에도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빛을 쓰니까 밤도 낮처럼 살아야 한다. 끝이 없고 쉼이 없는 저녁의 이유치고는 좀 슬프다. 밤에도 공부해야 하고 일해야 하고, 필요하면 열심을 내야 한다. 하지만 농장에서는 밤에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다._197p.

#외로울때마다너에게소풍을갔다

#강은경

#달

#에세이

#여행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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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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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일상 속에 이렇게나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다니, 그리고 60대에 접어든 저자의 시선은 전혀 고루하지 않아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부모님 세대, 부모님과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연세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실천하며 살아왔다니! 하고 놀랍기도 했다.

"나랑 안 맞는 일은 정중히 거절한다"

『카모메 식당』 작가 무레 요코가 60대에 터득한 '나'답게 사는 법

욕망 / 물건/ 생활 각 챕터마다 5개의 꼭지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어쩌면 한 번쯤 생각해봤음 직한 이야기들이다. 지금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지금도 내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지금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너무 많이 쥐고 놓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덜어내야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무레 요코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인 독립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실천에 옮겼으며 자신의 삶에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부분은 '하지 않겠다'라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저마다 삶의 방식은 다 다르지 않을까? 60세에 접어든 작가가 이야기하는 '하지 않는 법'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를 읽으며 '난 2020년엔 무엇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바로 정리하지 못하고 '뒤로 미루기'를 하지 않고 빠른 결정을 내려서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해보기도 했다. (사실 거의 매달, 해마다 생각하는 것 중 하나지만 잘되지 않았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는 삶이 아닌, '나'답게 사는 글을 읽으며 '나'답게 살기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던 글이다.

038p.

바르면 바를수록 내가 나답다고 생각하는 얼굴에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 내게 가장 필요한 화장품일지도 모르지만, 눈 화장은 그만두었다. 화장을 지울 때 눈꺼풀이 아프고 속눈썹이 몇 개 뽑히고, 클렌징 거품이 눈에 들어가기도 하니 그것들을 화장품 상자에서 방출했다.

063~066p.

매일 보는 트위터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이 있다. 보는 사람은 즐겁지만, 거의 매일 갱신되는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나는 휴대전화도 없으니 작업 과정은 모르지만,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SNS 갱신은 간단할지도 모른다. ... (중략)... SNS는 "날 좀 봐요, 봐줘요" 하는 사람들 천지다. 이러니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082p.

뭐라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어째서 다들 그렇게 타인과 이어지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휴대전화를 가진다는 건 언제나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몸과 떨어뜨리면 갖고 다니는 의미가 없으니까. 화장실에서도 휴대전화가 울리면 받지 않을 수 없다. 고정 전화는 자리를 비우면 받지 못하고, 받고 싶지 않을 때는 받지 않으면 된다.

151p.

'불도저 스타일' 여성이라면 앞에 장벽이 있어도 팍팍 부수면서 나아가겠지만, 나처럼 '자전거 스타일'인 사람은 도로에 있는 큰 돌, 작은 돌을 다 피하고, 큰 벽이 있으면 지나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는 결혼도 자식도 피해야 했다. 이것이 내게는 베스트였다.

155~156p.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대체 그 당연함은 누가 만든 걸까. 아이를 갖고 싶지만 생기지 않는 부부도 있는데, 당연하다는 인식이 왠지 거북하다. 모두 세상이 만든 '당연함'인데 너무 신경 쓴다. 가족은 부부와 아이가 있기에 그 형태가 유지되지만, 우리 부모처럼 허구헌 날 험악한 분위기라면 해체하는 게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다. ... (중략)...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남이 뭐라 하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렵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당연하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랑안맞네그럼안할래

#무레요코 #권남희

#이봄

#에세이

#하지않는법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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