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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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일상 속에 이렇게나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다니, 그리고 60대에 접어든 저자의 시선은 전혀 고루하지 않아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부모님 세대, 부모님과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연세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실천하며 살아왔다니! 하고 놀랍기도 했다.

"나랑 안 맞는 일은 정중히 거절한다"

『카모메 식당』 작가 무레 요코가 60대에 터득한 '나'답게 사는 법

욕망 / 물건/ 생활 각 챕터마다 5개의 꼭지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어쩌면 한 번쯤 생각해봤음 직한 이야기들이다. 지금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지금도 내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지금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너무 많이 쥐고 놓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덜어내야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무레 요코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인 독립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실천에 옮겼으며 자신의 삶에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부분은 '하지 않겠다'라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저마다 삶의 방식은 다 다르지 않을까? 60세에 접어든 작가가 이야기하는 '하지 않는 법'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를 읽으며 '난 2020년엔 무엇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바로 정리하지 못하고 '뒤로 미루기'를 하지 않고 빠른 결정을 내려서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해보기도 했다. (사실 거의 매달, 해마다 생각하는 것 중 하나지만 잘되지 않았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는 삶이 아닌, '나'답게 사는 글을 읽으며 '나'답게 살기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던 글이다.

038p.

바르면 바를수록 내가 나답다고 생각하는 얼굴에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 내게 가장 필요한 화장품일지도 모르지만, 눈 화장은 그만두었다. 화장을 지울 때 눈꺼풀이 아프고 속눈썹이 몇 개 뽑히고, 클렌징 거품이 눈에 들어가기도 하니 그것들을 화장품 상자에서 방출했다.

063~066p.

매일 보는 트위터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이 있다. 보는 사람은 즐겁지만, 거의 매일 갱신되는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나는 휴대전화도 없으니 작업 과정은 모르지만,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SNS 갱신은 간단할지도 모른다. ... (중략)... SNS는 "날 좀 봐요, 봐줘요" 하는 사람들 천지다. 이러니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082p.

뭐라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어째서 다들 그렇게 타인과 이어지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휴대전화를 가진다는 건 언제나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몸과 떨어뜨리면 갖고 다니는 의미가 없으니까. 화장실에서도 휴대전화가 울리면 받지 않을 수 없다. 고정 전화는 자리를 비우면 받지 못하고, 받고 싶지 않을 때는 받지 않으면 된다.

151p.

'불도저 스타일' 여성이라면 앞에 장벽이 있어도 팍팍 부수면서 나아가겠지만, 나처럼 '자전거 스타일'인 사람은 도로에 있는 큰 돌, 작은 돌을 다 피하고, 큰 벽이 있으면 지나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는 결혼도 자식도 피해야 했다. 이것이 내게는 베스트였다.

155~156p.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대체 그 당연함은 누가 만든 걸까. 아이를 갖고 싶지만 생기지 않는 부부도 있는데, 당연하다는 인식이 왠지 거북하다. 모두 세상이 만든 '당연함'인데 너무 신경 쓴다. 가족은 부부와 아이가 있기에 그 형태가 유지되지만, 우리 부모처럼 허구헌 날 험악한 분위기라면 해체하는 게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다. ... (중략)...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남이 뭐라 하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렵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당연하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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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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