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줄게요 - 늘 괜찮다는 당신에게
박지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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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울지 않는 어른, 성장이라는 아득한 계단, 어른은 그 꼭대기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그들 역시 계단 어디쯤에 있을 뿐이라는걸. 어른이라서 아프지 않은 게,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었다.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삶의 하중을 떠받치고 견뎌낼 뿐이었다. (...) 어쩌면 괜찮은 날보다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모두가 이런 날들을 버텨내고 있었기에, 힘들다 말하기 어려웠다.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날들은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갔고, 그 무게는 가끔 나를 울컥하게 했다. 누군가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기를, 잘하고 있다고 등을 토닥여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_머릿말


반가움의 표현으로 포옹을 한다. 매일 보는 조카와도 꼭 껴안아주는 포옹으로 인사를 하고, 꼬마 조카들과는 꼭 안아주는 포옹을 애정표현으로 하곤 했다. 오랜만에 보는 지인, 동생들은 잘 안아주면서 매일 함께하는 부모님께는 포옹에 왜 인색했지? (책을 읽으며 문득....) 포옹은 두 팔을 벌려 상대방을 안는 것이지만 때로 그 잠깐의 순간이 커다란 위로와 위안으로 한동안 잔잔하게 남기도 한다.


버티는 삶에 지친 어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 아프고 힘들다고 표현할 수 없는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나를 위로받으며 그 따스함을 타인들에게도 나누어주는 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안아 줄게요」는 '그대 괜찮은지' 안부를 물어온다. 나를 향한 따듯한 포옹은 밖으로 눈을 돌려 나를 둘러싼 가족과 사회를 돌아보고 나를 향한 따스함이 밖으로도 퍼져나가기를... 어른이의 어디 즈음에서 위로받지도 못하고 그저 버티며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금방 치울게"라는 당신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내 몫이 아닌 것들을 불평 없이 받아들였다.


약속과 달리

당신은 하루치 피로를 내려놓던 자리에는

다시금 찾지 않을 물건들이 쌓여간다.


당신이 나와의 약속을 잊은 것보다

더는 내게 당신을 내려놓지 않는 게,

내가 무엇인지 잊히는 게

더 슬프다.


당신에게 나는 무엇일까? _ #나는무엇일까


#안아줄게요 #박지연 #에세이 #그림에세이 #어바웃어북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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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읽는 말 -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로런스 앨리슨 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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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부부는 학자이자 동반자로서 20여 년 동안 살인, 강간, 아동 성 착취, 테러리즘 등 수백 건의 심각한 사례와 관련해 심리학적 조언을 제공해왔다. 2012년에는 미국 검경·방위·보안 기관인 주요억류자신문그룹 의뢰로 대테러 심리 전략인 ORBIT(라포르 기반 대인 관찰 기법)모델을 만들었다.


1부에서는 솔직함 honesty, 공감empathy, 자율성autonomy, 복기reflection 등 라포르 전략의 네 가지 기본 원칙(HEAR 대화 원칙)을 소개한다. HEAR 대화 원칙은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준다. 2부에서는 의사소통의 유형 네 가지를 이를 상징하는 각 동물에 대입해 설명하는데 가정, 직장, 대인관계, 범죄자와의 대립상황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쉽게 이야기하고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히는 글이기도 하다.


풍부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라포르'에 대해 이해가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의사소통 네 가지 유형을 상징하는 동물은 나를 테스트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주변인들과 맞지 않는 이유와 성향을 파악해보는 현실적인 인간관계, 심리서다.


인간은 누구나 네 가지 방식으로 대화한다.

대립의 티라노사우르스, 순응의 쥐, 통제의 사자, 협력의 원숭이

당신은 그리고 상대는 어떤 동물처럼 소통하는가


범죄심리학자 부부가 미국 정보기관의 의뢰로 완성한

상대를 읽어내고 움직이는 심리 대화법


라포르는 자주 쓰면서도 정의하기 힘든 용어다. 누군가와 라포르를 맺었다는 건 무슨 뜻일까? 대체로 두 사람이 관계를 맺거나 서로 '딱'맞을 때 '라포르를 형성했다'고 말한다. 사전에서는 라포르에 대해 동의, 상호이해, 공감 드을 특징으로 하는 조화로운 관계라고 정의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두 사람이 서로 '통했을'때 형성되는 게 라포르다. _011p.


선의의 충고나 확실한 지침에도 우리가 행동을 바꾸는 데 힘들어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내적 욕구와 - 우리의 핵심 가치나 신념과 - 맞닿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데 동기를 부여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내적 욕구다. 진정한 변화는 그 변화가 우리의 핵심 가치나 신념과 일치할 때 일어난다. _093p.


상대가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난을 가하는 것보다는, 거울을 들어서 자기의 결점을 스르로 대면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과를 발휘한다. _135p.


상대방과의 라포르를 개선하는 것은 상대방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다. 자신의 행복, 건강, 만족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라포르는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개선하고, 아끼는 사람과 더 가까워지며, 공동체에서 친분을 다지고, 우리가 속한 국제 사회에서 서로 더 이해하고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라포르는 당신의 인생을 더 낫게 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 그건 분명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 _337p.


#타인을읽는말 #로런스앨리슨 #에밀리앨리슨 #김두완 옮김 #인간관계 #심리 #도서협찬 #흐름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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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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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금씩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텔레비전 따위는 보지 않고도, 사과와 더불어 20년을 살아온 것만으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버지 같은 남자들이 대륙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짐작이 간다.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변명은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온갖 짓을 다 저지르고도 나중에 입을 삭 닦고 잘 살아간다. 인간이란 그런 동물이다. _41p.


시일까? 소설일까? 짧은 흐름을 이어가며 주인공, 주인공이 사랑하는 소녀 야에코, 아버지, 법사, 병풍과 사과밭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린 시절 야에코의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사망하게 되고, 그 사건이 있었음에도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사과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모녀. 화자인 '나'의 흐름으로 이어가는 이야기는 글에 등장하는 법사와 병풍의 변화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이야기의 마지막에 다다를 때 즈음 어.. 어...? 어!!!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 역시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다. 직장에서도 내쫓기고, 가족들에게도 내몰려 아무도 살지 않는 어린 시절 살던 고향에 내려와 인생의 후반기를 살겠다고 결정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담담하면서도 조금은 환상동화 같은 느낌이랄까? 주인공의 환상으로 보이는 세 명의 기마 무사와 노인, 그리고 그 노인을 부양하는 딸의 관계를 천천히 짚어가며 읽어보게 된다. 전체적으로 살짝 다운된 느낌의 글이고,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어 이 책을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고서야 앞의 내용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듯했던 글. 다시 읽어도 역시 인상 깊이 남았던 글은 <달에 울다>.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 천 개의 시어가 빚어낸 소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던 글이 아니었나 싶다.


"잘 있어" 하고 법사는 중얼거린다.

바람 소리가 마치 칼 휘두를 때의 신음 같은 소리를 낸다. 초원을 헤쳐 가며 한 발자국씩 내디딜 때마다 "잘 있어"를 되풀이한다. 그렇게 그는 '어제'와 헤어져간다. 아마 날이 밝기 전에 바람과 풀, 달빛밖에 없는 황야를 가로지를 것이다. 그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는 분명 유랑을 그만두고 싶다. 그래서 사과밭 골짜기로 향하고 있다. 그곳에서 그는 비파와 승복을 태워버리고, 숨 쉬는 횟수를 반으로 줄이고, 여생을 사과나무에 맡길 작정일 것이다. _87p.


사람들은 잘 때마다 쇠약해진다.

그들은 매일 실컷 먹고 마시는데도 오히려 살아갈 힘을 잃어간다. 이제 그들에게는 누군가를 몰아붙여 숨통을 끊어놓을 터무니없는 힘조차 없다. 사람들은 죽지 않기 위해 살지도 않고, 살기 위해 살지도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_112p.


생각해 보면 겁에 질려 살아온 40여 년이었다. 잃는 게 두려워 분투했음에도 나는 차례차례 잃어만 갔다. 그러나 나는 많은 것을 잃었기에 나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 내 주위에는 나밖에 없다. 나는 그런 나에게 눌리어 숨이 막혔다. _151p.


빼도 박도 못하던 날들은 이미 소멸했고, 나는 해방되었다. 이제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나 역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겠다. 더욱이 이런 상태라면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_155~156p.


#달에울다 #마루야마겐지 #한성례 #일본소설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필사 #동아D3_20 #하이브리드3색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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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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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매력은 파리, 런던, 뮌헨 같은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 있다. 물론 처음 유럽을 간다면 누구나 유명한 빅벤 앞에서,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긴 하겠지. 이해는 한다. 그러나 그게 그 지역 주민의 삶과 정서와 어떤 개연성이 있고, 그 지역의 문화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을까? 한국 사람들 중 남산타워에 가본 사람은 몇이나 있고, 63빌딩엔 몇 번이나 올라가 보았을까? 이런 구조물들은 한국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그다지 개연성이 없다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_프롤로그


우리를 위로하던 여행은 잘 있을까요?

라디오에서 간간이 듣게 되는 이 문장을 듣는 순간 그동안 여행했던 여행지의 풍경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일상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했던 여행. 그 여행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아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서 여행서를 자주 찾아보게 된다.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여행 다니던 시절, 여행서에 등장하는 사진들을 보면서 자유로이 발길 가는 대로 여행하는 시기가 올까?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서울대 농대 교수인 저자는 지난 10년간 국내외의 시골을 끊임없이 다니며 시골을 걷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프랑스 여행은 도시 아닌가? 싶겠지만 와인이 유명한 만큼 잘 정돈된 포도밭과 와인, 음식들의 이야기로도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이야기를 읽으며 '탁 트인 이국의 시골이라니! 너무 영화 같잖아'라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여행은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장준우 셰프와 함께 이국의 시골을 누비고 다니며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한 이야기로 가득한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를 덮으며 문정훈 저자의 국내 시골 이야기도 기대해보게 된다. 여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찾아 경험하면 되지 않을까? 사진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을 담뿍 경험할 수 있었던 책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가 가장 덜 아름답다. 분명히, 그리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만 프랑스의 아름다움은 진정 시골에 있다. 프랑스가 선진국인 것은 GDP가 높아서가 아니라 시골이 깨끗하고 아름다워서다. 농담이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시골이 깨끗하다. 선진국의 대열에 끼지 못한 나라들은 아무리 그 수도와 대도시들이 번쩍이고 화려해도 시골에 가면 선진국이 아닌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시골은 숨길 수가 없다. 나는 프랑스의 시골을 돌면서 그 흔한 비료 포대 하나 굴러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시커먼 멀칭 비닐이 찢어져 휘날리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 깨끗하다. 아무도 다닐 것 같지 않은 외진 시골집도 화단을 가꾸고 창틀에는 화분이 올려져 있다. 선진국의 모습이다. _25p.


와인 애호가나 관계자의 입에서 '흙, 표토, 고랑, 해의 방향'요런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여러분들은 지금 막 타임머신을 탄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당신이 진정한 와인 애호가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운 대화가 될 것이고,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이 시간은 당신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미래로 바로 점프해서 넘어가는 순간이 될 것이니까요. _115p.


지극히 특별한 유럽 찾아가기

하늘과 흙 그리고 사람이 함께하는 여행


#진짜프랑스는시골에있다 #문정훈 #장준우 #에세이 #여행에세이 #상상출판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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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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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본 디스토피아

사회 질서와 치안이 붕괴된 사회를 그릴 때 여성의 위치를 어떻게 묘사하는지는 디스토피아 설정의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여성이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묘사는 대부분의 디스토피아 설정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지만, 그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보면 창작자의 여성에 대한 인식과 사유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디스토피아 과정에서 인구가 급감했다는 설정이 들어갈 경우 거의 필연적으로 여성을 착취해 인구를 다시 늘리려는 시도를 묘사하게 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설정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현실 세계의 여성이 인구 재생산 과정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고민해 보는 중요한 힌트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_naver


저자는 이야기한다. <베이비 팜>은 허구의 산물이지만, 많은 면에선 사실이기도 하다고... 필리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거쳐 결혼을 하고 살아가며 자신이 아는 필리핀 사람들은 신생아 보모나 유모, 청소부, 가정부들 뿐이란 걸 알아차리게 된다. 자신 또한 한동안 필리핀 유모를 고용하게 되는데, 그녀들의 삶은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며 고국에 사는 가족을 위해 힘들게 번 돈을 보내고 또 보내는 삶을 산다. 소설 속 아테의 삶이 그러했고, 사촌인 제인 또한 어린 딸을 키우며 살아가야 할 길이 막막했던 차에 아테의 소개로 골든 오스크의 '대리모'를 소개받게 된다.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갤러리에서 일하던 레이건은 아버지의 그늘을 피하기 위해 골든 오스크로 향하고 자신의 야망을 위해 대리모들을 위한 최고급 리조트인 골든 오스크의 관리와 확장을 꿈꾸는 메이. 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네 여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테, 제인, 레이건, 메이 네 명의 여성이 삶의 다양한 계층, 인종, 사회가 엮어가며 이 내용들이 과연 현재에만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 '대리모'라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려는 거대 비즈니스에 맞선 여성들의 투쟁은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진지한 경고를 알리는 글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인도를 비롯한 저개발국가의 대리모 산업 문제만 봐도 소설 속 상황이 가깝거나 먼 미래의 일이라기보다는 바로 지금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_옮긴이의 말


"호스트가 되면 당신은 예술가로서 꿈을 이루는 동시에, 아이를 간절히 바라는 한 여성의 꿈도 이뤄줄 수 있어요. 쌍방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가장 좋은 상황인 셈이죠."

레이건이 얼굴을 찡그린다. "그렇지만 미적인 이유로 대리모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잖아요. 저는 전 대리모를 통해서가 아니면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임신하고 싶어요. 허영심 때문에 대리모를 이용하는 의뢰인에게는 관심 없어요." _91p.


"그거 대리출산이잖아! 그런 식의 대리출산은 상품화고, 인간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야! 신성한 모든 게 외부에 위탁되어 일괄적으로 거래되고, 결국 최고가 입찰자에게 팔려 나가는 거라고!" ... (중략)... "넌 어떤 낯선 부자가 널 이용하게 내버려 두고 있는 거야. 삶의 근원적인 무언가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거라고." _147p.


미국에서는 부자가 아니라면 튼튼하거나 젊어야만 한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하지 못한다. 늙고 병약한 사람들은 제인이 전에 일했던 곳 같은 시설에 숨겨져 있다. _230p.


제인은 아테의 선한 행동이 - 그것은 진짜로 선한 행동이다, 골든 오스크는 그녀의 삶과 세군디나의 삶을 바꿀 테니까 - 그녀가 돈을 번다는 이유로 더럽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왜 더럽다는 것인가? 선한 행동이, 단지 아테가 이득을 본다는 이유만으로 덜 선한 행동이 되는 걸까? _314p.


"만약 다른 사람에게 임신을 맡길 수만 있다면, 여자들이 주도권을 쥐는 장본인이 될걸요." _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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