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인간학 - 어진 사람은 적이 없다
렁청진 지음, 김태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춘추시대 중국의 사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유가를 대표하는 <논어>와 <맹자>는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되서 읽기에 저어하였다. 그러던 중에 <CEO 인간학>이란 시리즈 물로 춘추시대 중국 사상 중에서 경영의 지혜라는 엑기스만 쉽게 얻을 수 있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춘추시대 사상을 통해 사람과 시대를 움직이는 경영의 지혜를 찾을 목적으로 기획된 <CEO 인간학> 시리즈 중 첫번째 것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유가(儒家)>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증이 든다. 과연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 특히 <유가(儒家)>가 현대 사회, 특히 경영에 적용이 될까? 이 책에서는 글쓴이는 유가의 지혜가 구체적으로 발휘되는 형식은 인술(仁術)이고 인술의 구체적인 표현형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데 이를 통해 유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 체계와 실천적 방법들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유가의 지혜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사유체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 특히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대해 현재에도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유가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총 5개의 큰마당과 24개의 작은마당으로 각각의 마당에 맞는 역사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상깊은 것이 첫번째 작은 마당에서 소개한 송나라 양공(襄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맹주가 되고 싶어했으나 인의로 무력을 무너뜨리겠다는 망상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전열을 갖추지 못한 초나라 군대를 공격하지 않아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특히 실질에서 벗어나 공론만 일삼거나 현실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허한 주장과 이론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양공이 주장했던 '인의의 군대'와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글쓴이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어서 제나라 환공의 뒤를 이어 두번째 패자가 된 진의 문공 중이(重耳)의 에피소드를 통해 '물러남을 나아감으로 여긴다'는 이퇴위진(以退爲進)의 처세방식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퇴하여 진격하는'전략이 목적하는 바도 궁극적으로 '나아감(進)'에 있는 것이지 '물러섬'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도피주의나 패배주의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제나라의 안영이란 인물은 굉장히 흥미롭다. 제나라에는 두 명의 명재상이 있었는데 그 중 첫번째가 그 유명한 관중이고 두번째가 안영이란 인물이다. 그동안 관중에 대한 이야기는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으나 안영이란 인물은 지금 처음 알게 된 인물이었다. 그는 직언과 간언으로 유명하였는데 자세히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간언 기교는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솔직히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과연 높은 분들에게 간언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과연 우리나라에 안영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간언을 하는 안영을 죽이지 않고 대체로 받아 들였던 경공같은 인물이 없는 것일까?

 

 이와 같이 유가를 통해 유가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생각했던 '군자(君者)'와 '성인(聖人)'의 리더쉽을 발휘하도록 이 책은 도와주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은 유가, 도가, 법가, 병가, 종횡가 이렇게 총 5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유가를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배울 수 있었으며 앞으로 계속되는 책을 통해 나머지 사상이 현대에서 의미하는 바를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하흐로 5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불쾌지수도 높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여름에는 흔히들 몸을 써늘하게 해주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제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민되는 것이 과연 어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우리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이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는 순수문학 작품과는 달리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점은 첫째도 '재미'요, 둘째도 '재미'이다. 흔히 추리소설에서의 '재미'라 함은 글쓴이가 교묘하게 숨겨놓은 단서와 책을 덮을때까지 눈치를 못채게 만드는 트릭, 혹은 반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미 이런 재미는 애거서 크리스티코난 도일 등을 통해 눈이 높아질 만큼 높아졌는데 과연 <빅 재미> 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에 PGR21이란 스타크래프트 사이트에서 <책 추천 이벤트>를 실시하였는데 이 책을 추천하시는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체 어떤 <빅 재미>를 주길래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추천한 것일까?

 

 먼저 이 책의 글쓴이에 대해 살펴보면 <미스틱 리버>, <살인자들의 섬>, <가라, 아이야, 가라>, <비를 바라는 기도>, <코로나도> 등 현대 스릴러 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그 중 몇 몇 작품들은 영화화 되기도 한 나름 성공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특이한 것이 1954년 외딴 섬에 있는 정신 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이렇게 다양한 스릴러 작품을 쓴 작가이자 특이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면 어느정도 수준은 보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대충 시간을 때울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미리 경고하건데 지금부터 약간 <스포>가 있으므로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이번 단락을 스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의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레스터 시핸 박사의 일기'라는 프롤로그부터 이 책은 시작하는데 이 레스터 시핸 박사는 주인공인 테디가 섬에서 만나고자 하지만 끝까지 만날 수 없는 사람으로서 등장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미국 연방 보안관으로 이 섬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불법적인 뇌 수술이 자행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처크라는 파트너와 함께 이 섬에 들어가게 된다. 일반적인 스릴러라면 정신병원에서 감추려고 하는 수술이나 환자 기록들을 찾아가는 것으로 플롯을 만들겠지만 이 책에서 주인공이 <67번째 환자>로서 불법적인 뇌수술을 받고 기록들이 사라진 것으로 추측하는 <앤드류 레이디스>를 찾아가면서 주인공 자신이 바로 <67번째 환자>로서 <앤드류 레이디스>라는 트릭을 써서 본인을 놀라게 하였다. 즉, 정신병원의 의사들은 주인공의 정신을 제대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하여 이런 <연극>을 한 것이었다.

 

 이렇게 놀라운 반전과 트릭 이외에도 이 책은 생각할 점들을 몇가지 독자에게 던져주고 있다. 특히 현대 정신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비록 부작용이 클지라도 약물을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뇌수술까지도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학파와 삼당과 대화를 통해 정신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학파와의 알력 다툼을 잘 드려내고 있다. 과거 읽었던 <스키너의 심리상자>에서는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한 부분적인 전두엽절제술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영구적인 손상이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약물치료나 뇌수술에는 반대하는 입장에 나는 서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이렇게 망상에 빠지는 계기는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의사들의 권고를 무시하여 자식들이 아내의 손에 익사하게 되고 이런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주인공이 현실을 회피하기 위하여 스스로 환상을 만드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를 보면 아무리 가족들을 사랑한다고 해도 의상의 권고를 무시하면 비극에 이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은 재미의 요소 중 반전이라는 점에서 <빅재미>를 주고 있는 책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짐에 따라 밤에 잠이 안오고 있다면 이 책과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이다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나는 그전까지 <이다>가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평소에 책하고 38선을 만들고 있던 나의 귀여운(?) 여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이 책을 구입해 오더니 재밌게 읽고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평소 박이라면 사죽을 못 쓰던 동생이 밥 먹으라고 해도 바로 안 오고 책을 보다가 천천히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책을 보고 있길래 그런가해서 알아보니 바로 이 책을 보고 있었다. 과연 어떤 책이길래 20대 초반의 여성이 그렇게 빠져 있는 것일까?

 

 일단 제목부터 수상했다.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라니? 특히 '무삭제판'이란 것이 마음에 걸렸다. 20대의 남자라면 누구나 '무삭제판'이란 제목을 보면은 이상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열고 책을 열어서 얼핏 보았을 때 무슨 책 마당 마다 나오는 그림 삽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책이 전부 그림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약간 실망했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진정한 이 책의 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글쓴이 <이다>가 자신의 다이어리에 쓴 일기를 모은 책이다. 그런만큼 솔직한 글쓴이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이어리를 그대로 묶었기 때문에 글쓴이의 글씨와 그림, 심지어 다이어리에 묻어서 글씨가 번진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글쓴이의 눈물'까지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책에서 눈물까지도 이렇게 실감나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진정한 글쓴이의 눈물이 보고 싶다면 259페이지를 펴보라. 그곳에 묻어있는 눈물을 보면서 한동안 많은 생각을 글쓴이와 나눌 수 있었다.

 

 이 책은 대부분 '그림쟁이'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신이 현실과 부딪칠때 겪는 아픔과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보았을 때의 질투, 그리고 사랑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런 걱정들은 20대 모두가 한번쯤은 가지게 되는 생각들이다. 그런데 <이다>는 이런 속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다이어리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나의 여동생 뿐만 아니라 많은 20대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순수는 죽고 궁상은 살아있다'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보수는 주지 않으려고 하는 메이저 신문사들에 대한 비판과 '다시 태어난 에곤실레, 한국에서 랩하는 시인'이 되다에서 UMC를 질투하는 모습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이 '편견이 나를 위로한다'이다. 우리가 흔히 예쁜여자를 보면 '저 여자는 얼굴은 예쁘지만 머리는 텅텅 비어있을거야'라고 생각하고는 한다. 이에 <이다>는 이 다이어리를 통해 솔직히 고백한다. '무슨 소리야? 너는 단지 예쁜여자를 질투하고 있을뿐이야. 다지 그녀가 머리가 나쁠 것이라는 편견을 통해서 자신의 못남을 자위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너무나 직설적이라서 기분이 살짝 나쁘기도 했지만 사실을 부정할 순 없었다. 때로는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잘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이렇게 이 책은 20대가 겪는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많은 20대의 동감과 추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기>라고 함은 자신 혼자만 읽기 위해 적는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일기를 솔직히 대중에게 공개하여 오히려 자신을 보호막 안에 감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공개한 내 일기를 봐. 이것이 나의 전부야.'이렇게 일기를 통해 말하면서 실제의 <이다>는 다른 곳에 숨겨 놓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히 20대 어린(?)어른들이 하는 생각을 잘 표현한 책으로서 10대와는 다른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면 글쓴이가 이 책에서 하고 있는 고민과 생각을 봄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20대여 힘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ie N - Ma Voix Ma Voie
마이 엔 (Marie N) 노래 / 메이드림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음악>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다. 피아노와 통기타를 하긴 했지만 악기 다루는 것은 좋아하지만 음반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되는 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굉장히 주관적으로 느낀대로 간단히 이 음반에 대해 적고자 한다. 책과 마찬가지로 음반의 경우에는 감상하기 전에 간단히 아티스트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음반은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Maria N(실제이름은 Maria Naumova)이 프랑스어로 출시한 음반이다. 특이한 점은 그녀는 '02년 라트비아에서 열렸던 제 47회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의 우승자라는 것과 '04년 뮤지컬 <Sound of music>의 주인공 마리아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재능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결정적으로 '05년 Unicef 친선대사에 임명되어서 전 세계의 아동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이력 중에서 특히 맘에 드는 것이 Unicef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연예인이 사회 봉사 활동을 등안시 하는 점에 비해 이런 점은 다른 연예인들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음반을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뜨는 것이 <점자>이다. 음반 표면과 곡 제목을 점자로 표현한 음반은 나에게 굉장히 큰 감동을 주었다. 솔직히 시각장애인이 음반을 구입하는 양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배려가 있는 음반이라면 그 안에 있는 곡 또한 절대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참고로 이 점자는 어떤 커피샵의 후원으로 제작된 것인데 앞으로 그곳을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본격적으로 이 음반의 제목은 'Ma voix, ma voie'(나의 노래, 나의 길)이다. 그리고 이 음반은 '샹송(chanson)'이다. 샹송은 프랑스어로 프랑스 대중 사이에서 널리 불리는 가요이고 가사의 내용이 중요시되며, 쿠플레(couplet)라고 하는 이야기체 부분과 르플랭(reprain)이라고 하는 반복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가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지만 본인의 프랑스어 실력이 일천한 관계로 곡을 들으면서 가사를 떠올릴 수 없어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힘들더라고 가사와 함께 감상한 결과 11번째 트랙에 있는 목소리(Une Voix)란 곡이 가장 맘에 들었다. 그리고 이 음반의 제목에도 들어있는 'Ma voix, ma voie'(나의 노래, 나의 길)Voix가 겹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Marie N의 자서전과 같은 가사와 노래는 그녀의 가수 인생을 느끼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가 인간학 - 어진 사람은 적이 없다
렁청진 지음, 김태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춘추시대 중국의 사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유가를 대표하는 <논어>와 <맹자>는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되서 읽기에 저어하였다. 그러던 중에 <CEO 인간학>이란 시리즈 물로 춘추시대 중국 사상 중에서 경영의 지혜라는 엑기스만 쉽게 얻을 수 있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춘추시대 사상을 통해 사람과 시대를 움직이는 경영의 지혜를 찾을 목적으로 기획된 <CEO 인간학> 시리즈 중 첫번째 것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유가(儒家)>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증이 든다. 과연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 특히 <유가(儒家)>가 현대 사회, 특히 경영에 적용이 될까? 이 책에서는 글쓴이는 유가의 지혜가 구체적으로 발휘되는 형식은 인술(仁術)이고 인술의 구체적인 표현형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데 이를 통해 유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 체계와 실천적 방법들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유가의 지혜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사유체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 특히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대해 현재에도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유가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총 5개의 큰마당과 24개의 작은마당으로 각각의 마당에 맞는 역사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상깊은 것이 첫번째 작은 마당에서 소개한 송나라 양공(襄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맹주가 되고 싶어했으나 인의로 무력을 무너뜨리겠다는 망상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전열을 갖추지 못한 초나라 군대를 공격하지 않아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특히 실질에서 벗어나 공론만 일삼거나 현실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허한 주장과 이론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양공이 주장했던 '인의의 군대'와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글쓴이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어서 제나라 환공의 뒤를 이어 두번째 패자가 된 진의 문공 중이(重耳)의 에피소드를 통해 '물러남을 나아감으로 여긴다'는 이퇴위진(以退爲進)의 처세방식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퇴하여 진격하는'전략이 목적하는 바도 궁극적으로 '나아감(進)'에 있는 것이지 '물러섬'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도피주의나 패배주의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제나라의 안영이란 인물은 굉장히 흥미롭다. 제나라에는 두 명의 명재상이 있었는데 그 중 첫번째가 그 유명한 관중이고 두번째가 안영이란 인물이다. 그동안 관중에 대한 이야기는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으나 안영이란 인물은 지금 처음 알게 된 인물이었다. 그는 직언과 간언으로 유명하였는데 자세히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간언 기교는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솔직히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과연 높은 분들에게 간언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과연 우리나라에 안영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간언을 하는 안영을 죽이지 않고 대체로 받아 들였던 경공같은 인물이 없는 것일까?

 

 이와 같이 유가를 통해 유가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생각했던 '군자(君者)'와 '성인(聖人)'의 리더쉽을 발휘하도록 이 책은 도와주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은 유가, 도가, 법가, 병가, 종횡가 이렇게 총 5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유가를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배울 수 있었으며 앞으로 계속되는 책을 통해 나머지 사상이 현대에서 의미하는 바를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