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2024. 3. 6.개봉 96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엠마 스톤), 미술상, 분장상, 의상상.
처음 본 요로고스 란티모스 영화. 이 감독의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더 랍스터>. 짝찟기가 소재여서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다. <가여운 것들>을 보게 한 가장 근 동력은 <추락의 해부>의 산드라 휠러를 제치고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이 무려 2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 도대체 어떤 연기길래!!!!!!!!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하남자 오브 하남자를 연기하는 마크 러팔로!! 엄청 웃겼고 많이 웃었다.
영화를 볼 당시에는 매우 강렬했던 이미지들이 이젠 흐릿하다. 여성주의 여성해방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건 뭐 감상을 쓸 거리 없고, 너무 당연해서. 여성들이여 하남자와의 섹스에시간과 체력을 낭비하지 말라! 대신 책을 읽어라!! 정도??
p.s.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요로구스 란티모스 감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송곳니>와 <더 랍스터>를 봤다.
감독에 대한 3자평: 천재다!
2자평: 천재!!
<파묘> 2024. 2. 22. 개봉 현재(4월 6일 토) 누적관객수 1,116만명. 이번 주말 지나면 누적관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이 영화가 순식간에 천만관객 흥행할 줄 누가 알았을까? 적어도 난 극장에서 예고편을 볼 때만 해도 몰랐다. 별 기대 없이 <가여운 것들> 보러 간 김에 곱싸리로 본 영화인데,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다. 극장을 나와서 관객수 검색을 해보고 더 놀랐고!! 영화<기생충>도 <서울의 봄>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기 위해서 연명치료처럼 개봉연장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관객의 취향은 참 알 수 없는 것!
무엇보다 난 이제 한석규와 최민식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생각하기에 2014년 <명량> 이후 10년 만에 1000만 관객 영화의 주인공이 된 최민식을 보고는 '역시 다작 존버만이 정답'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ps. 이도현 배우는 이번에도 여주의 칼춤 도우미 ㅎㅎ
<패스트 라이브즈> 2024. 3. 6. 개봉. 96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이 영화의 화려한 이력이 아니었다면 나는 절대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구질구질한 주제는 정말 싫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만약에 내가'를 많이 생각하고 사나? 그런 '만약에'에 미련이 많나? 나는 한 인간의 소서사는 얼마든지 변화 가능하지만 그게 대서사를 바꿀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서사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마치 테드 창의 단편 <당신 인생의 이야기> 같군.
해성이가 착각하는 게 있다. 해성은 나영이가 the나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거 아니다. 해성은 성격이 그런 것일 뿐이다. 어느 나영이든 해성이는 인생에서 아련한 나영이, 소영이, 미영이를 품고 살았을 것. 그게 이민이든 제주도로의 이사든 죽음이든 간에 해성이의 성품이 '아련한 인연'을 믿는 타입. 만약에 나영이가 이민을 가지 않아서 둘이 연애를 하게 되었다면 해성이는 그의 인생에서 또 다른 아련한 인연을 만들어 그걸 맘에 품고 '만약에 우리가' 하면서 물고 빨고 그리워하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ps. <퍼스트 카우>의 쿠키가 나와서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것처럼 좋았다!! 상남자와 하남자 역을 동시에 하는 쿠키.
ps2. 나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나영의 결혼 이상도 아니다. 즉 내가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적당한 사람을 필요한 타이밍에 만나 법적으로 맺어져 인생의 필수템을 득하는 것. 나영의 대서사는 결혼이 아니라 뉴욕 시민이 되는 거였다는 거. 나영이 자력으로 뉴욕 시민이 될 수 있었다면 소서사인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
ps3. SNS로 얼마든지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아련한 인연'이라고 하는 게 얼마나 해괴한지...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처럼 전화번호를 적어 준 쪽지를 잃어버려서 하염없이 운명의 장소에서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면 ㅋㅋㅋㅋ 운명의 상대가 어딨어. 운명의 상대를 믿는 자에겐 그게 운명의 상대인 것이고, 운명의 상대를 믿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겐 내가 배고플 때 나타난 빵 같은 거지. 그게 깜빠뉴든 소시지피자 빵이든 뭐든 허기를 채우면 되는 것. 운명의 상대를 믿는 자 = 산타를 믿는 어린이
ps4. 인연=오리엔탈을 좋아하는 양인들 취향이란 참... 샐러드에 오리엔탈 소스 많이 뿌려 드셈.
ps5. 이 영화에 실망해서 <조용한 이주> 안 보기로 함. 당분간 이민 한인이 만든 영화는 쉬어야겠다. 나는 한국적인 게 싫다고...
<듄 2> 2024. 2. 28. 개봉
드니 빌뇌브와 티모시 샬라메가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거라 100% 장담한다. 우선 이런 SF는 내 취향이 아니고... 배경은 사하라 사막, 의상은 아프카니스탄.... 베네 게세리트들이 입은 검정 부르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날 제발 이런 거로 고문하지 마라!!!!!!! 스파이스=석유라고 생각하면(실제로 작가 역시도 이런 비유로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함)...우주에서도 사막 여성은 히잡 복장을 하는 게 1960년대식 상상력의 한계로 받아들이면서 영화에 집중하려고 했으나 베네 게서리트이 대장 샬롯 램플링이 부르카 입고 등장하면 모든 몰입이 깨어짐 ㅠㅠㅠㅠ 어쩔 거냐고
영화 <해리 포터>를 보고 이건 매우 잘 만든 2시간짜리 예고편이다!!!!라고 생각한 나는, 영화 <듄>역시도 잘 만든 예고편에 지나지 않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다. 소설을 읽지 않고서는 느닷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인물 집단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 특히 베네 게세리트 집단에 대한 정보를 영화를 보면서 파악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장면에 압도되어 대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게 된 달까... 알면 들리지만 모르면 들리지 않는 대사로서의 정보들이 많은 듯.
베네 게세리트 집단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서라도 일단 듄3 나오기 전에 책을 읽어야 겠는데... 우선 순위에 있는 책들을 제치고 읽을 가치가 있나 싶기도 하고.
나는 듄2는 맹신과 복종에 대한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를 어쩔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수 100%의 눈빛으로 오 역시 구원자 하는 그 감탄사들 ㅋㅋㅋㅋ 하비레르 바르뎀 나올 때마다 영화 장르는 블랙코미디로 바뀜 ㅋㅋㅋㅋㅋ
ps. 이 영화는 공짜표가 생겨서 동네 극장에서 먼저 봤다. 나는 4D 아이맥스, 음향 등의 상영 기술(환경)이 영화의 완성도에서 더 중요시되는 게 싫기 때문에 별 미련 없이 동네 극장에서 봤는데. 동네 극장은 내 예상보다 스크린이 더 작았다. 여긴 극장인가 100인치 비디오방인가 ㅜㅜ 내 시간, 내 첫 감상이 망했다는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여 그렇다면 제일 큰 곳에서 보자 싶어서 cgv센텀 스타리움관에서 두 번째 감상을 하게 된다. 첫 감상을 스타리움관의 초대형 스크린에서 했었다면 감흥이 더 컷을 거도 같지만, 두 번째 관람이라서 그런지 그저 그랬다.
<스코어: 영화 음악의 모든 것> 2017.10. 19. 개봉
이 영화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영화의전당 무료상영으로 봤다. 예전에는 넷플릭스에 있었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감상 가능한 OTT는 없는 듯. 이 영화를 예매하던 때만 해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7년 전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시간을 내서 극장까지 가는 품을 들여야 할까 하는 이해득실을 따졌으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극장에 간 이유는 이걸 집에서 넷플릭스로 본다면 과연 내가 이 영화를 다 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분명 한 30분 정도 보고 나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다 못 보게 될 게 뻔했다. 또는 영화를 다 봤다면 영화를 다 보는 것에 사용한 인내심이 극장에 가는 품보다 더 컸을 거라는 계산하에 극장행을 택했다. 극장행을 택한 내 선택은 훌륭했다!
매우 훌륭한 다큐였지만, 극장이 아니었다면 한 번에 다 보진 못했을 거라 장담!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메모하자면
1) 영화음악은 마지막 남은 오케스트라 음악이다라고 했던 모 음악 감독의 말
2) 와인색 벨벳 재킷, 오색의 스트라이트 양말, 아랍의 타일 문양의 무늬의 바지를 입고 인터뷰하는 짐머는 은근 패피.
3) 영화음악을 만드는 음악가들의 집요함을 보면서 '아아 세상에는 역시 천재들이 너무 많아'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