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활동은 빅씨스 모닝홈트 1탄. "오늘 운동은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됩니다. 음악 들으면서 내가 제일 멋지다는 기분으로 10분 움직여 주세요. 자, 시작합니다." 매일 아침 '내가 제일 멋지다는 기분으로'를 되뇌면서 하루를 연다. 이 10분 홈트를 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살아갈 수 있는 정신력이 완충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노화 노년 의료계의 BTS 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정희원 교수의 각종 유튜브 영상을 종종 듣는다. 듣고 있으면 허무감이 내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껴진다. 그럴 때면 생후 50일도 되지 않은 조카의 사진을 찾아보곤 한다. 2024년생의 일생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AI와 결혼하려나??' (19**년대 생인 나마저도 최근엔 고세구 팬서비스 영상에 반해버렸으니!!!) 죽음(사망)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가는 인간의 생이라는 게... 허무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 한 거 아닌가?

최근에 혼자 생활을 하던 할아버지(취미는 자전거 타기)가 치매 증상이 심각해져서 요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 15일 만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할아버지의 나이는 89세였다. 시골에서 자연인처럼 혼자 살던 할아버지는 요양원 생활에 적응 못했고, 호흡곤란이 왔고, 그렇게 사망했다고 한다. 이 죽음의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할아버지의 딸에게 들었다. 최근 치매를 주제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희원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한 4가지 활동을 말했다. 잠을 충분히 잘 것, 운동을 충분히 할 것, 사람들과 교류할 것, 독서 등의 인지활동을 할 것. 음... 나에게 가장 부족하 건 사람들과의 교류... 그 다음 부족한 건 운동... 매우 잘 하고 있는 건 충분한 수면과 독서 등의 인지활동!!


사람의 건강이라는 건 총점이 아니라 과락이라는 걸 또다시 알게 되었다. 과락인 부분이 1개 발생하면 그것이 사람을 모조리 잡아먹고 최종 목표점인 죽음에 골인한다는 걸. 


내 몸이 어떤 병을 목표점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나는 건강 따위 고려하지 않고 막살았을 것이다. 막산다는 건 끼니를 거르고(먹는 게 제일 귀찮다), 운동을 하지 않고(왜 인간은 몸으로 존재해야만 하는가!! 고세구일 순 없었던 거니??) 원 없이 하루종일 영화를 보거나, 재미난 소설을 읽거나 하는 것.

 

나의 방탕은 인지활동에 일생을 아낌없이 탕진하는 것!!!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을 먹이고, 운동 시키고, 잠 재우고 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그걸 다 하고 나서 남는 체력과 남는 시간에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일기를 쓴다. 그래서 매우 허무하다. 살기 위해 사는 삶. 이런 기분을 긍정으로 바꾸는 주문이 "내가 제일 멋지다는 기분으로 10분 움직여 주세요."다!


ps. 아무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되는 게 아니다. 50대에 생에 첫 소설 집필과 동시에 노벨문학상. <닥터 지바고>읽던 중학생 때의 나는 소설 쓰기와 체력이 무슨 상관인지 몰랐다. 그래서 50대에 소설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냥 50년 정도 살았으면 경험치와 지식의 누적량이 엄청날 테니 당연히 소설 한 편 정도는 근사하게 쓸 수 있는 거 아냐? 했었다 ㅋㅋㅋㅋㅋ하지만 이제는 안다!!!!! 50대가 되면 연필을 쥘 근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장편을 쓸 정도로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허리가 부재한다는 것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체력짱이었던 것!!! 내가 이 시대의 러시아 청소년이었다면 이 소설을 읽고, '와놔 라떼 소설' 하면서 비아냥거렸을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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