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인 서울> 2023.11.29 개봉

개봉했을 땐 몸이 아파서 외출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 몸이 거의 나아서 외출이 가능했을 때 즈음엔 극장 상영 중인 곳은 서울 소재 롯데시네마(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 3곳뿐이었다. 그것도 하루 1번 상영. 아무튼 그래서 제목처럼 서울에서 혼자 이 영화를 봤다는 얘기다. 

영화는 ‘역시 한국 로코는 겨울이지, 남주의 코트빨, 니트빨이 다 하지.’라는 나의 편견을 또 한 번 강화시켜 주었다.

ps. 왜 영호(남주 이동욱)는 구형 맥북(사과에 불 들어오는 ㅋㅋ, 2023년 영화에 출시 10년이 다 되어 가는 구형 맥북이라니...역시 구형이 간지)에서 한글로 글 쓰나? 난 pages 쓴다 ㅎㅎ


<괴물> 2023.11.29 개봉

역시나 같은 이유로 늦게 보게 됨. 사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천날만날 가족 타령 지긋지긋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뭐 그 딴 영화가 칸 황금종려상이야? 칸도 이제 시시하다 했다가 그다음 해에 봉준호 <기생충>이 황금종려 받아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더 싫어하게 됨. 왜 니가 봉준호보다 먼저 황금종려 받아? 와놔. 열받!! 뭐 이런 기분. 송강호 때문에 봤던 <브로커>… 아이유는 노래나 해라! 이 영화가 더 별로 였던 건 언제나 <프로듀사> 속 아이돌 신디를 연기하는 아이유 때문. 


이런 구성의 각본을 싫어한다. 칸에서 각본상 받았다고 하면 무조건 좋다 좋다 해야 하나? 이런 구성이 방송국 놈들이 하는 악마의 편집의 전형 아닌지?? 내가 <메멘토>를 싫어하는 이유. 시시한 걸 교묘하게 편집해서 그럴싸하게 보이게 하는 거에 속아서 걸작이네 뭐네 하는 사람들도 진짜 한심하다. (이 와중에 이번 아카데미에서 <오펜하이머>가 최다부문 후보 지명 되었다는 소리에 난 다시 뒷목을 잡았고, 브래들리 쿠퍼도 크리스토퍼 놀란도 백남 패스 너무 쉬워 보인다!)


난 위선이 악보다 나쁘다고 생각한다. 왜냐 사람을 방심하게 해고 속여서 손해를 보게 하니까. 인간의 근본 사회성=위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영화가 하나도 충격적이지 않았으며 뭐가 반전이라는 건지 싶었다. 이 영화에서 누가 제일 괴물이냐고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싱글맘 사오리라고 말할 것이다. 자기만 결백하고, 자기만 힘들고, 자기는 더 노력했고, 그래서 결백하고 잘못이 없다고 하는 부류들. 정말 싫다. 사오리 같은 사람들은 상황을 악마적으로 편집해서 꼭 가해자를 만들어 내고 자신은 피해자라고, 누군가 내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하는데 정말 싫다. 


ps. 초5 요리는 아마도 경계성 지능이거나 학습장애일 것이다. 국어책을 더듬더듬 읽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아마도 운동 능력이 낮겠지), 이런 약한 수컷을 괴롭히고 싶어 하는 수컷은 언제나 있게 마련.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간이다. 유감. 



<노 베어스> 2024.1.10. 개봉.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 2022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사상과 신념을 억압하는 공권력과 맞짱 뜨는 감독 어쩌고저쩌고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이 영화를 본 이유는, 개봉한 것 자체가 놀라웠기 때문!! 다들 그랬겠지만 개봉할 거라고 기대조차 못했을 것. 

남자와 여자가 법적으로 이어져서 합법적으로 짝짓기와 번식을 할 수 있는 제도(즉, 법률혼) 맹신자들이 봐야 할 영화. 결혼제든 뭐든 그것은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만든 제도일 뿐인데, 왜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도 자기들처럼 그 제도를 받아들이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하나? 만약 당신이 이 영화 속 계약혼이 미개하고, 그 계약혼 제도를 위반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방식이 미개하다고 느꼈다면, 

결혼제를 옹호하는 당신을 내가 같은 시선으로 미개하게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ps. 이번 설에 남동생으로부터 한복을 입은 조카(아직 100일도 지나지 않은 아기)가 부모의 손에 조정당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되어 절을 하는 동영상을 받았다. 남동생은 농담으로 “세뱃돈은 카카오뱅크로 보내면 돼.”라고 했고 난 진지하게 “난 세뱃돈 문화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 1도 없다. 왜 어린아이에게 돈을 주는지도 이해할 수 없고, 그 돈을 아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부모가 뺏아가는 건데, 또한 서로 돈을 적게 줬네 많이 줬네 비교하는 거 진짜 별로다. 나는 축의금 조의금 문화처럼 세뱃돈 문화도 극혐하고 절대 동참하지 않는다.”라고 급발진해서 쏘아붙였다. 한국사회(구조, 시스템)는 내가 태어날 때 나랑 계약서 썼나?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만든 문화(주로는 인습)를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노 베어스>에는 태어나자마자 마을의 남자아이를 배우자로 배정받은 여자아기가 나온다. 남자아이에게도, 여자아기에게도 이 상황은 명백한 폭력이다!!! 배우자 선택권이 없고, 결혼 여부 선택권도 없다. 마찬가지로 축의금, 조의금, 세뱃돈을 주고받을 건지, 주지도 받지도 않을 건지 선택할 권리가 한국에는 없다. 하지만 난 그 권리를 선택했고, 축조의금 인습에 동참하지 않는다. 남들이 뭐라든 난 돈 안 준 다! 주고 돌려받고 그런 짓거리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조카가 태어나면 삼촌 관계의 어른 된 자는 무조건 돈을 줘야 하나? 난 싫은데.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왜 내 남동생에게 돈을 줘야 하나? 남동생이 자녀가 생겼다는 이유로 내가 돈을 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178분. 2024.1.31. 개봉

이 콩쿠르 메인 담당자 “클래식은 망했어요. 망해가고 있어요. 우리는 뭐라도 해야 해요. 이게 우리가 이 콩쿠르를 계속해 나가는 이유죠.” 

콩쿠르 결과, 즉 2위와 3위를 모르고 봤는데 좀 웃겼다. 왜 갑자기 새마을운동으로 빠지나?? 2위 러시아, 3위 우크라니아. 이 와중에 2위가 러시아라는 게 너무 웃프고 짠했다. 실력으로 준 거 맞나?? “음악이 바라는 게 이거죠. 예술은 평화를 추구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니아가 전쟁 중이더라도 우리는 화해할 수 있어요.” 에라이. 화해 가능하다면 2위 우크라니아 3위 러시아 하지 그랬냐???

반 클라이번은 북미와 아시아, 동유럽 정도만 참여하는 대회인가? 참가국에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같은 귀족 나라는 없길래. 같은 클래식이더라도 리그가 다른가 보오???

2위와 3위를 알게 되자 1위에 대한 불신까지 생겨버림. 그냥 최연소 1위라는 화재가 필요했었나 싶음. 18세부터 30세까지 참가던가. 그러니 18세인 임윤찬은 영원히 최연소 우승자인 것!! 

이 영화를 보면서 한 생각은 ‘재능에게 선택당해서 살아가는 삶은 어떤 걸까 하는 것.’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에게만 열리는 특별한 성공의 문. 경제적 걱정 없이 재능을 갈고닦기만 하면 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일 텐데, 그건 좋은 걸까 안 좋은 걸까? 임윤찬 입장에서는 같은 음악적 재능이라면 망해가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보다 k-pop 아이돌을 바랄 수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임윤찬의 독주 무대는 BTS 정국의 무대 이상으로 간지 초간지라는 거!!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 섬세한 손놀림, 근사한 그랜드 피아노. 그리고 최연소 챔피언!! 



<추락의 해부> 2024.1.31.개봉. 152분. 주연 산드라 휠러(<토니 에드만>여주!!!). 2023 칸 황금종려상.

칸 황금종려상이라는 정보 하나만 보고 본 영화인데, 와 여주가 <토니 에드만> 여주여서 어찌나 반갑던지!!! <토니 에드만> 이후로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재회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배우의 연기 규모는 압도적이다. 이런 연기 아무나 못함. 걍 거대하다. 가수로 비유하자면 레이디 가가 성량 같은 것! 나는 레이디 가가의 성량을 아주 좋아하는데, 산드라 휠러의 연기가 그렇다. 웅장하다!!!! 

“다른 사람들도 다 집안일하면서 글 써. 너처럼 징징대지 않아.”라고 하는 씬 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독 최소 여자다!!! 했는데 여자였음. 이 장면 정말 웅장하다!!!!!!!!!!!!!! 

<토니 에드만>에서 신자유주의를 버티는 청년으로서 나약한 68세대 부모에게 반격하던 산드라 휠러는 육아 때문에 글을 못 쓴다고 징징대는 프랑스 백인 남편에게 “다들 집안일하면서 글 써. 나는 심지어 내 조국에 살지도 않고 니 나라의 니 고향에서도 (내 모국어인 독일어를 쓰지도 못하면서)견디면서 살잖아. 도대체 넌 왜 그리 나약해?!!!!”라고 웅장하게 꾸짖는다. 나약했던 백인 남성은 네, 그래요 추락해 버립니다. 추락해서 웅장한 아내를 괴롭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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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2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하고 싶으면 해 ㅋㅋㅋ 징징대지 말고 ㅋㅋㅋㅋ

먼데이 2024-03-23 20:17   좋아요 1 | URL
이런 위대한 영화를 제치고 <오펜하이머>를 작품상으로 선정한 준 96회 아카데미는 징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