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 영화

<경주기행> 2026.08.26. 개봉

감독, 각본: 김미조

주연: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전체적인 소감은 여자 봉준호 영화 같다는 것. 특히 공동묘지 옆 폐가로 추정되는 펜션 마당에서 전신 비닐봉다리는 둘러 쓴 살인범과의 난투극(bgm 제목은 콩콩이 난투극: 저놈 잡아라)은 <기생충>에서 거실 난투극과 <옥자>에서의 다이소를 거치는 긴 추격씬이 저절로 연상되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네 딸들의 엄마 옥실은 전형적으로 이기적이고 비겁한 한국의 엄마상이다. 옥실이 자신의 손에 피 묻히기를 두려워하여 망설이는 동안 옥실 대신 피 묻히고 피흘리고 하는 건 전부 딸들, 특히 셋째 동주의 몫. 그래 이게 부모지! 1948년 8월 16일부터 독립운동했던 친일매국노처럼 옥실도 동주가 다 차려놓은 밥상에서 속죄하는 게 부모지. 그 속죄까지까 부모가 자식을 괴롭히는 방법이다. 옥실은 자신의 몸이 카트라도 되는 듯 살인범을 실어나르는 모습(문경 십자가 자살 사건 같기도 했고. 최종 살인범 처리에는 거여동 밀실 살인 사건이 생각남. 뭐 어쩌면 실제로 감독 또한 두 사건을 참고했을지도) 또한 <기생충>에서 이정은이 온몸으로 벽처럼 보이는 미닫이 문을 여는 장면과 유사했다. 여자 봉준호... 하필 이정은 배우라는 동일 인물이 비슷한 몸연기를 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걸지도. 그리고 음악도 좀 유사함. 음악감독은 김사월&김해원의 그 김해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나는 옥실 같은 부모(특히 엄마)가 진짜 싫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자식 먼저 죽이고 자살하는(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엽기적 단어) 부모의 전형이다. 옥실은 경주의 죽음 자체보다는 금지옥엽의 막내딸을 잃은 자신의 처지에서 슬퍼하고 노여워하면서 죽지 않은 나머지 세 명의 딸을 돌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세 명의 딸들이 엄마의 눈치를 살피면서 엄마를 돌보게 했고, 경주 여행도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기획된 것이었다. 옥실은 왜 자기만 유독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인간이기에 부모가 되었고, 그래서 자식을 네 명이나 낳은 건지도.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욕심이 덜 했다면 잘 키우지도 못할 형편이라는 걸 뻔히 아는데도 불구하고 네 명씩이나 낳아서 자식들 고생시키지는 않았겠지.  영주가 받았던 돈뭉치 속의 편지(만약 영주 니가 더 좋은 조건의 부모에게서 태어났더라면, 다음에 태어나면 좋은 부모 만나라 운운)는 얼마나 위선적이고 가소로운가. 그걸 알았다면 적어도 자식을 네 명은 만들지 말았어야지. 진성성이라고는 1도 없는 부모들의 위선 그 차제였던 편지였다. 그래서 옥실의 그 편지는 완벽했다!!! 나는 속으로 그 편지를 보면서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이 "멋지다 연진아" 하면서 박수 치는 심정처럼 박수를 쳐댔다. K-어머니 대표 옥실 멋지다!!!! 김미조 감독은 이런 편지를 K-부모, 특히 엄마들의 위선을 알리게 위해 썼을까, 아니면 바로 그것이 부모 심정 꺼이꺼이, 니가 부모 심정을 아냐 하는 마음에서 썼을까 궁금. 한국의 부모들은 나 몰래 어디선가 위선적인 K-부모 되기 수업이라도 받는 걸까?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지금 이 문자를 받은 당신만 입장할 수 있어요 하는 vip 링크 같은) 임신을 한 부모들에게만 노출되는 문화센터 강좌라도 있는 걸까.


영화는 볼 만했다. <호프>가 별점7이라면 <경주기행>은 별점8.



#. 두 번째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 2026.08.26. 개봉

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

주연: 앤 해서웨이, 이완 맥그리거


영화 보는 내내 생각났던 영화는 <쥬만지>와 <마이걸>

스타일(특히 패션)은 마이걸이고, 내용은 쥬만지. 


내가 할리우드 오락(??) 영화에 바라는 것이 부족하지도 않게 과잉되지도 않게 마침맞게 들어있는 영화.

나는 나홍진의 <호프>는 상황만 있고, 플롯은 없다고 본다(영화는 뮤직비디오가 아님!!). 상황만 계속 보여준다. 그러니까 사실 <호프>는 촬영감독 홍경표의 영화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필수 기능에만 충실한 여행자용 초경량 패딩 같은 간단 명료한 플롯을 보여준다. 공룡이 유치할 수도 있지만 그 유치함은 인과가 명확하다. 그런데 <호프>는? 그 장면을 쓰고 싶어서 추가했다는 느낌 말고는 없는 것이다.  

직전에 과잉 대 폭발(러닝타임부터 모든 것이 과잉)이었던 <오디세이>를 봐서였을까. 놀란 영화는 헤메코 장르에 비유하면 갸루. 그렇다면 이 영화 오크 스트리트는 긱시크 정도 될 듯 ㅋㅋㅋ 공룡=긱, 1980년대 배경=시크

<오디세이>를 프로이트가 봤다면 뭐라고 분석했을지 ㅋㅋㅋㅋㅋ 남근 남근 남근, 아들은 참 남근이 되지 못해서 아버지 찾아 삼만리하시고요, 왕비는 왕이 없는 20년 동안 이 왕국을 실제적으로 통치한 건 나였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남근(하지만 그건 남근이라기보단 충동형 ADHD로 보였다. 오디세우스의 영웅 서사의 근본은 충동!!)이 부재한 것을 원통해 했다. 그 원통함의 해소였을까 <오크 스트리트리의 마지막 날>의 앤 해서웨이는 먼저 죽어버린 남근의 즉석 사진 한 장만 기념으로 간직한 채로 왕국을 구한다!!! 아싸!! 러닝타임 99분!! 완벽하다.


영화는 볼 만했다. <오디세이>가 별점7이라면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별점8.


ps. <오디세이>와 <호프>는 중국 부자의 명품 패션 같다. (가방 제외)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소 3억은 뒤집어쓴, 브랜드는 최소 7개 이상인, 이런 걸 스타일 아니 하다못해 패션이라고 부를 수 있나? 돈을 입을 순 없으니 돈 대신 명품을 입은 꼴갑 같지 않나?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하고 싶은 말: 영화가 최신 촬영 기술의 박람회라고 생각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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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다시 말하면 7월과 8월의 남부지방 더 좁히면 경상도 더 좁히면 남동해안가 지역의 여름은 극한날씨 빅쓰리였다. 우선 극한가뭄이 먼저 찾아왔다. 정말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극한폭염(39~40도가 일상!)이 찾아왔다. 마지막으로 연휴 동안 연속 외출 기록을 세우겠다는 나의 창대한 계획을 극한폭우가 막아섰다.


비는 토요일 밤부터 시작되었다. 그때 나는 운전을 하고 있었고, 전방 유리창에 빗방울이 어느 정도 맺히자 on으로 설정되어 있던 와이퍼가 성실하게 작동했다(잔고장 없는 나의 훌륭한 자동차!! 구입한 지 십 년이 넘었지만 넌 아직도 내 눈에는 새 차란다!). 그때만 해도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생각을 못한 채, 내일은 빗길 운전이 되겠군 정도만 예상했다. 


하지만 일요일 아침 날씨 뉴스를 보니 호우 특보, 물폭탄, 200mm 이상 예상 등의 내용이 있었다. 이런 날씨에 괜히 외출했다가 지하차도에 고립, 도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출 계획은 취소하고 집에 있기로 했다. 딱히 중요한 용건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집에서 좋아하는 작가(캐럴라인 냅)의 책을 침대에 드러누워서 읽다가, 낮잠도 자고, 드라마(요즘은 <유미의 세포들> 보는 중, 딱히 재미는 있지 않지만 별 스토리 없는 느슨한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소시민성이 무해해서 맘에 든다) 보다가 홈트하고 씻고, 또 책 읽다가 잤다. 그게 밤 열 시. 극한폭우라는 날씨와는 별개로 내 하루는 무해했다. 강수량 약 100mm 이상


그러고 나서 대체 휴일인 어제, 오늘은 외출 좀 해볼까 하고 날씨 뉴스를 봤는데 심각했다.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그대로 아파트 건물을 관통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잠시 멍했다. 작년 산청 지역 폭우 때도 그랬지만 산사태와 토사로 인한 매몰, 그런 게 생각보다 더 공포스럽다. 어제 못했던 외출을 할까 했는데, 그냥 안전하게 집에서 뒹굴기로 했다. 좋아하는 작가(패티 스미스)의 책을 읽고, 유미의 세포들을 이어서 보고, 낮잠도 자고, 홈트도 하고, 여러 가지 생필품과 여름 세일+세일 맞이 ACC들을 샀다(온라인 쇼핑). 극한폭우에 대한 걱정은 다소 있었지만 나름 무해한 하루였다. 패티 스미스의 단편을 마저 읽고 잤다. 음... 소설보다는 에세이 쪽이 더 낫다는 생각. 강수량은 어제와 비슷한 약 100mm 이상. 하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정확히 우리 동네가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48시간 동안 비 많이 내렸다. 극한 가뭄은 해결되었을 만큼 많이 내렸다. 


잠귀가 매우 어둡다. 아니 잠귀가 없다. 하지만 유독 나를 깨우는 소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빗방울이 창문이 있는 외벽에 장식해 둔 징크를 때리는 소리다. 가늘디 가는 빗방울이 철판을 때리는 소리는 천둥만큼 크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나는 외벽에 그따위 장식을 돈 들여 가면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필이면 침실 창문이 있는 외벽에 그런 걸 붙이다니... 

가장 무서운 폭우는 모두가 잠은 새벽 2~5시 사이의 폭우일 것이다. 새벽에 빗방울이 무섭게 외벽 징크를 치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렸다. 잠결에 어제저녁 뉴스에서 봤던 밤사이 2~3분 사이에 도로가 빗물에 잠기는 CCTV 영상이 꿈속에서 재생되었다. 다행히 동네가 물에 잠기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도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빗줄기는 굵었다 얇았다 하고 있다. 바로 지난 목요일의 짧고 어설펐던 소나기를 매우 매우 아쉬워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는 몰랐었지. 약 30시간 뒤부터 극한폭우가 내릴 줄은... 물론 뉴스에서는 남부지방 폭우를 예보했었지만 계속 ""극한""가뭄이었기에 느닷없는 폭우 예보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려웠다. 


뉴스에서는 이 모든 극한 날씨들의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했다. 참 쉽죠잉? 매년 기상관측 이래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원인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면서도 AI 혁명에 열광하고 있는 걸 보면 뭐 이런 병신 같은 인류가 다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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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좋은 거야. 믿느냐 안 믿느냐가 아니라, 모르니까 좋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고 생각해."

(중략)

"나는 괴담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좀 과장일지 모르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중략)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이따금 소름이 돋거나 항문이 스멀거리거나, 그런 구체적인 생리 반응을 체감할 수 있잖아? 아아, 내가 무서워하고 있구나, 내 몸이 반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중략)

태어난 지 반세기나 지나면 대부분의 감정은 너무 익숙해져서 이골이 나 있고, 대개는 상상이 간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공포는 만날 때마다 신선한 감정이다.

<커피 괴담 / 온다 리쿠>


이렇게 무난하게 매일을 반복하면서 계속 살아나가면 되는 걸까? 생존 말고는 다른 의미 따위 없는 걸까?

뉴스들은 스포츠 중계를 하듯이 올여름 폭염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기후 학자들이 다 예언한 일들 아닌가? 2016년 이후로 돌이킬 수 없게 된 것이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인데 왜 이제 와서 호들갑인지 알 수가 없다. 한편에서는 이상기후, 폭염이라고 하고 한편에서는 AI 대전환이라고 하고. 왜 굳이 지구를 더 더워지게 하는 쓸모없는 기술 개발에 인류의 모든 가능성 몰빵하는지 안빈낙도가 생존전략인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 매년 여름 뉴스에서는 이 멘트를 복붙하겠지. 


역대급 폭염이라고 하지만 나의 생활 속에 폭염은 없다. 집, 자동차(+실내주차장), 회사, 백화점, 영화관, 마트 속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실외 즉 노상을 걸어 다닐 일이 거의 없다. 폭염은 뉴스 속에나 있는 것이지 내 생활에는 없다. 도박과 다름없는 주식도 하지 않으며, 단군 이래 계속 불경기 악화일로인 자영업도 하지 않으니 내 생활에는 불황도 없다(반대로 호황도 없지!). 빚이 없고, 자가 주택이 있고, 1인 가구로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급여를 받는 회사원이라 사실 생계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다만 문제는 이 무난함이 너무 지겹다는 것!!! 지금 이 생활이 내가 바라던 '파랑새'였다는 건 알고 있다. 이 생활이 내 최대치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이걸 유지하는 것 말고는 없는데, 그게 참 지겹다는 거...


온다 리쿠는 처음 읽어봤는데 소소하니 매우 만족스러웠다. <커피 괴담>에 나오는 무해한 미스터리 정도가 딱 좋다.  도파민은 없지만 지겨움을 덜 느끼게 해 주는 정도의 이야기라서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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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정확히는 6일)에 영화 <호프> 무대인사+상영 예매에 성공한 후 <호프>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호프>말고도 봐야 할 영화는 차고 넘치니까. <호프>는 7월 15일에 개봉했고, 무대인사는 그로부터 2주하고도 3일 후인 8월 1일. 나홍진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개봉 2주 뒤에 보든 3주 뒤에 보든 큰 상관이 없기도 해서 예매 후에는 <호프>에 대해선 거의 잊고 있었다. 그 2주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도 영화 보고 나서 찾아보고 알았다. ㅎㅎㅎㅎㅎㅎ 이동진 ㅎㅎㅎㅎㅎㅎㅎㅎㅎ(이동진 싫어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는 최소한으로 접하고 영화를 보는 편이다. 영화 보기 전에 제일 중요하게 확인하는 건 '러닝타임' !!! 불필요하게 긴 러닝타임의 영화=감독의 자의식 과잉+우유부단함의 대참사라는 걸 긴 영화들을 보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길게 찍고 싶으면 넷플리스랑 협업하라고!!!! 4부작짜리 드라마로 만들라고!!!! 


<호프>를 보기 전에 알고 있었던 정보는 러닝타임 156분과 제작비가 엄청나다는 것. 영화를 보고 나서야 SF라는 걸(외계인 나오는 거 알게 됨) 알았다. 내가 영화 예매하는 사이트의 영화정보에는 장르 표기되지 않음. 내가 아는 나홍진은 사람 오감 불편하게 하는 소리(장면) 꼭 있고, 집요하게 쫓고 쫓기며(도무지 영문을 모르겠고) 매우 원초적이다는 거. 인간은 전두엽보다는 오장육부와 피부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는 전제하에 오장육부의 불쾌와 쾌감만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다시 말해 그런 점들이 내 취향과는 정 반대라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영화를 굳이 챙겨 보는 이유는 연간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100편 정도 되기 때문에 100편 순위 안에는 들기 때문. <크라임 101> 같은 것도 극장에서 보는데 그에 비하면 <호프>는 육촌이여. 육촌인데 안 봐? 봐야제!! 


<호프>를 다 보고 나서 내가 한 생각은 나홍진 너무 곱게 자랐다 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곱게 자랐다는 것의 구체적인 뜻은 돈이 귀한 줄 모른다는 것!!! 저따위 시나리오(대사)로 수백억 투자를 받아내다니 역시 아재 천국 한국답달까 ㅋㅋㅋ. 700억짜리 아재개그라니(투자 배급 중앙기업 플러스엠ㅋㅋ. 망하는 기업에는 아재개그 취향의 아재가 반드시 있다! 뭐 그런 공식인가.)... 넷플릭스였다면 이 시나리오(아재개그 포함)에는 10억도 투자 안 했을 것이다. <호프>의 문제는 영화 배경만 새마을&반공이었어야 하는데, 감독의 관객에 대한 이해도도 한국영화가 방화라고 불리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3S 정책 같은 걸로 사람들을 바보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식의. 쯧쯧. 하긴 스티븐 스필버그도 <디스클로저 데이>를 찍었는데 그에 비하면 나홍진의 <호프>는 그러저럭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홍진 감독이 넷플릭스에서 투자 받고, 돈 귀한 줄 알고, 고강도 트레이닝 받으면 훌륭한 아재(요즘 유행어로는 늙크크인가)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한다만 그전에 넷플릭스가 나홍진이랑 계약할까? 안 할 듯. 새마을&반공 세트 만드는데 돈을 다 써버리는 데, 그런 철부지 감독이랑 계약하겠니. 어휴... 아재요, AI 영화제 영화도 좀 보고 하셔요. 

ps. 연상호 각본의 넷플릭스 드라마 <가스인간>이랑 너무 비교되서 웃펐달까. <가스인간> 10점 만점에 10점!! 다 보고 나서 울었다. 지금도 생각하니 너무 애잔함 흑흑.


<호프>는 대사 없는 무성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사가 없는데(배우들 대사 외우느라 고생한 건 없겠다고 영화 보면서 생각함) 그것은 아마도 전작 <곡성>에서의 다섯 마디 "뭣이 중한디" 탓이었을 거라고 추측해 본다. 저 대사의 대히트가 나홍진에게 독이었을 거라는 것. 이번에도 또 어부지로 하나 얻어걸리겠지 하는 안일함으로 대사 썼을 것이다. '대사? 뭣이 중한디? 흥 칫 뿡!' 했을 것이다. 관객들은 단순한 대사를 좋아해. 고뇌해서 쓸 필요 없어. 뭐 그런 요행을 바랬던 듯. 

ps.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에서 단 세 글자(마침내)로 대히트 대사를 만들었는데 그 세 글자가 좋은 대사인 이유는 영화 전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제작비 700억(추정), 촬영감독 홍경표인데 눈이 즐겁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하지만 영화가 눈만 즐거우면 되는 건가? 얼마 전에 영화 <퍼시픽션>(165분)을 보고 들었던 생각 '이 영화는 눈이 즐거운 거 말고 다른 건 뭐가 있지?를 <호프>를 보면서도 했다. 


<호프> 너무 길어서 좀 많이 질린다. 30코스 정도 되는 미슐랭 식당 같달까. 너무 과하다. 스테이크 다음에 또 스테이크 그다음에 또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다음에 또 아이스크림 또 아이스크림 같았던 영화다. 조인성이 말을 너무 오래 탄다던가, 자동차 추격신이 복붙처럼 하염없이 반복된다던가, 그 사이사이 주인공의 TTS처럼 여겨지는 대사 연기 ㅜㅜ, 외계인이 너무 다른 영화나 만화의 표절 같다던가, 등등을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걸까? 그래서 자의식 과잉이 되다보니 러닝타임 156분의 대참사 발생!!! 3~400억 정도에서 러닝타임 110분이었다면 별점 7점이 아깝지 않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호평이 압도적으로 많았을 텐데. 아무튼 별점 7점 정도는 된다는 말인데, 700억에 7점이면 졸작아닌지? 하지만 뭐 스티븐 스필버그의 <디스클로저 데이>보다는 나으니까 ㅋㅋㅋㅋ 


모든 영화가 시네마테크가 된 듯하다. 다시 말해 2026년 작품이지만 1986년 작품으로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고색창연하다는 것.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하는 옛날 영화들이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화면에서 배우가 구현할 수 있는 장면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영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100살이 넘었고 이미 진즉에 그 한계에 도달했기에, 2026년에는 뭘 하든 옛것의 반복일 뿐이라는 것. 기껏 한다는 것이 옛날을 치밀하게 고증하는 것에 돈을 처바르는 것 말고는 없다는 것. 그 슬픈 예감을 정확하게 증명한 것이 나에겐 영화 <호프>라는 것. 더 이상 새로울 수 없으니 양으로 승부 보겠다. 30코스 아니 40코스 아니 한 끼에 5만 칼로리 대 먹방 파티를 열어 보겠다. 관객들이여 토할 준비나 하셈. 10년을 고뇌한 끝에 내린 결론. 시발 새로운 영화가 어딨나. 영화의 클리세와 공식을 최대치로 보여주겠다! 우리가 잘 아는 외계인(오오 아기 이티 ㅋㅋㅋ) 거대한 우주선,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성기는 절대 죽으면 안 된다는 50대 개저씨의 비아그라적 욕망인가? 700억짜리 개저씨의 성희롱 처절하다 처절해.), 계속 리필되는 총알, 뭐든 명중 시키는 명사수 등장인물들. 무엇 하나 공식에서 벗어나는 게 없어 ㅋㅋㅋㅋㅋㅋ 



아래는 소소하게 이 영화의 싫은 점. 

1)임현식 배우의 설사 장광설(영화 플란다스의개 오마주인지 패러디인지 짜깁기인지) 항문기??

2)주인공 이름 성기, 성애(남근기???) 추가로 진격거 외계인의 성기 확인 장면과 너절한 농담 "아무것도 없네."(황석정 대사)

3)성기가 남이여? 육촌이여 육촌(이 대사 듣자마자 시발 좆같네라고 속으로 외쳤다. 이런 건 드라마<맨 끝줄 소년>의 허문오 교수님이 '이런건 쓰레깁니다.'하면서 첨삭해줄 것이다. ps.황동만이 늙으면 허문오 됨.) 아재??????

4)밥버거 같은 걸 느닷없이 주기적으로 먹는 성기(먹방이야 말로 나홍진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다라고 아우성 치는 것 같았다, 황해 하정우의 감자 먹방을 넘어서야햇!! 설마 조인성이 황소 다리뼈 들고 진격의 거인이랑 싸우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얼마나 조마조마 하던지), 먹방신 욕심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놀랐다. 구강기?????? 

5)호포와 호프의 말 장 난 (심지어 호포는 부산지하철 2호선 역 이름에 이미 있다) 아재????


이걸 어쩌면 좋으니... 


ps. 황석정이 전기톱 들고 진격거 외계인 조각내는 장면에서 나는 노캔 에어팟 꼈다. 이런 식으로 오장육부의 불쾌를 유발하는 점이 내가 나홍진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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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맞이하여 도서관에서 피가 낭자하는 혹은 악령이 나오는 소설책 몇 권 빌렸다. 정확히는 다섯 권. 제목을 나열해 보면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명성답게 책은 너덜너덜 걸레가 되기 직전, 더 기대되잖아!!!),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늑대와 토끼의 게임>, <커피 괴담: 온다 리쿠 연작소설>,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이렇게 다섯 권이다. 그러고 보니 전부 일본 작가의 소설. 그럴 수밖에. 일본 소설 코너에서 골랐기 때문. 정서가 정서인지라 미국과 유럽식 연쇄살인마보다는 일본의 살인마나 귀신 이야기가 최소 열 배 이상은 더 재미있음! 솔직히 스티븐 킹 소설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달까. 하지만 미쓰다 신조의 기괴함에는 뭔가 설득된달까.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등대지기들>을 봤다. 1922년 포르투갈에서 만들어진 흑백 무성영화다. 1922년 작품이므로 무성, 흑백인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등대지기들>은 교제 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얼마나 많은 교제 살인이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이미 없는 인류애지만, 인간 그냥 이대로 멸종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시크릿 에이전트>를 봤다. 160분. 너무 길었다. 주연 배우 바그너 모라의 출연작을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나르코스>에서 콜롬비아 마약왕 역할을 했고, 이 역할로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고 했다. 나르코스 봐야겠다. 며칠 전에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을 봤는데, 기대가 없어서 였을까 볼 만했다. 이어서 우민호 감독, 현빈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민호 감독 작품 본 게 <마약왕>이 두 번째(첫 번째는 <하얼빈>). 걍 내 스타일 아님. 정액 냄새 진동하는 영화 싫어함. 예를 들면 영화 <신세계>같은 거 진짜 싫어한다. 이것도 몇 년 전에야 겨우 봤는데 예상대로 기분 더러웠다. 영화도 더러웠음. 혹시나 하고 검색해 보니 박훈정 감독 영화도 <신세계> 말고는 본 것 없네 ㅋㅋㅋ 내가 최고의 좆이 되고야 말겠다는 것을 목표로 좆 크기로 줄 서고 "사랑합니다" 하면서(영화 <부당거래> 명대사 명장면 ㅋㅋㅋㅋ "사랑합니다") 허리를 직각으로 굽히는 슈트 입은 검사=건달=조폭 영화 이야기 진짜 싫다. 유사작으로는 <더 킹>. 보고 나면 기분 진짜 더럽지. 

작년에 영화 <아임 스틸 히어>를 봤기 때문에 대충 알긴 하지만 제미나이에게 1977년 브라질 정치 상황도 물어봤다.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구글이 아니라 제미나이에게 질문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제미나이가 없었거나 있었더라도 막 출시된 시기일 듯. 제미나이에게 제미나이 출시일을 물어보니 2024년 2월 8일에 제미나이로 개명하고 현재의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한다.  ps.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1977년 브라질 사람들의 비만 인구 비율이다. 1977년에 저 정도로 살이 찔 수 있으려면 먹을 것이 풍족했다는 의미인데, 정치는 쓰레기 같아도 기아는 해결되었구나 싶었다. 1977년의 한국은 다수의 국민이 저체중 결식이었을 거 같은데. 영화의 첫 장면에서 상반신 탈의의 주유소 직원의 뱃살을 보고 기절할 뻔. 또한 주인공 아르만도의 장인 역할 배우의 부실한 하체와 대조되는 엄청나게 나온 배를 보면서 무릎 관절 멀쩡히 걸어 다니는 거 자체가 인체의 신비라는 생각 또한 했다. 

지난 5월에 시네마테크 특별전 대만 뉴웨이브에서 <슈퍼 국민 코>라는 영화를 보고 대만에 대해서 1도 관심이 없었기에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대만은 무려 37년간(1949년~1987년) 계엄령 시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공포분자>와 <타이페이 이야기>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왜 누아르일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도 계엄령 시대가 있었긴 하지만 내가 겪은 건 아니라서 약간은 일제강점기 역사 느낌으로 여기던 것을 윤석열 덕분에 4D로 체험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국내외의 계엄 관련 정치 영화들을 더 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ㅋㅋㅋㅋㅋ. 윤 씨 같은 자들의 유전자가 없어지는 것 =인 류 진 화! 윤 씨 부부가 무자녀인 것 천만다행!  

2026년이 되어서야 알게 된 인간 유전자의 열악함은 무엇인가? 어떤 인간들, 혹은 다수의 인간들은 계엄령 혹은 그 비슷한 상황을 원한다는 것이고 그런 시절이 그들에게는 태평성대라는 것이다. 인간 참 열악하지... ps. 다른 건 모르겠고 최근 어떤 정치인이 스마트한 독재(아마도 박정희??)라고 하는 걸 듣고는 피식했다. 권모술수와 정치가 동의어라고 생각하나 봄. 인간 참 열악하다 열악해. 스마트하게 최신형 드론에 실려서 동해 바다 한가운데서 낙하산도 없이 추락 당해봐야 정신 차리려나(영화 <아임 스틸 히어>에서 군 비행기에 실린 반정부 인사들 시체를 바다에 수장하는 장면 참고, 그러면 동네 어부가 잡은 육식(식인?) 상어의 뱃속에서 미처 소화되지 못한 털이 부숭부숭한 왼쪽 다리 하나가 나오겠지. 이건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장면임).

인간 세상 누아르가 기본값인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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