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며칠 전 아들이 구름빵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했다. 내가 좋아해서 읽어주고 싶어할 때는 '재미없다'고 잘라 말했었는데. 아이들의 관심사는 자꾸 변한다더니 그 말이 맞나보다.

 

구름빵은 어느 비오는 날 아침에 아이들이 나무에 걸린 구름을 가져오게 되면서 시작한다. 엄마는 아이들에게서 구름을 받아 맛난 빵을 굽는다. 구워진 빵이 둥실둥실 떠서 밖으로 나오고, 이 둥실둥실한 빵을 먹은 아이들은 빵을 먹고 자기들도 두둥실 떠오르게 된다.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한 아빠에게 빵을 가져다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아빠 역시 두둥실 떠올라 회사 창문으로 출근을 한다. 다행히 지각도 면한 아빠. 아들은 아빠가 창문으로 들어가는 게 이상한지,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창문으로 들어가네요. 라며 지적을 한다. ^^ 하늘로 움직일때는 들어가는 문도 달라지는 거야. ^^

 

그림도 예쁘고 등장 인물들의 모습도 정감있고. 무엇보다 갈등 없는 가족의 이야기라서 좋다. 구름빵 더 먹겠다고 싸우지도 않고, 안깨웠다고 화내는 아빠도 없고. ^^ 이야기의 핵심은 물론 갈등이지만, 유아책에 등장하는 갈등은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안심~ 아이들과 함께 읽고 구름빵까지는 아니어도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따뜻한 빵을 구워줘 보는 건 어떨까. 아니면 빵 한 조각 입에 물고 우물거리며 읽어보아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순진했고, 점점 도덕심을 잃어가면서 현실을 상실했고, 결국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여인이 있다. 김유정의 <감자>에 나오는 '복녀'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복녀'를 떠올렸다. 순진하게 버는 돈으로는 생계가 어려웠던 그녀들은 세상의 추악함을 인정했고, 그 추악함에 기대보려고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나아질 수 없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인간들은 더럽게 생활하고도 결국 성공하고 그래서 더 더러운 짓도 서슴지 않고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돈이라는 게 그렇게도 벌리는 것 같은데, 그녀들에게는 그런 기회같은 건 아예 주어지지 않았다. 계속 몰려오는 생활고라는 파도가 자꾸만 삶을 삼켜버렸다. '윤영'이 '복녀'보다 나아보이는건 자신이 옷을 벌어 버는 돈으로부터 좀 더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늘 '환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삶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희망. 그 신기루를 윤영은 늘 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일상이 그녀에게는 '환영'같은 것이었다. 가까이 다가간 것 같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대신 어서오시라며 '환영'하게 되버린 건 짐처럼 느껴지는 가족들과 빚이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민영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간 것도. 그나마 믿음직하게 보였던 준영이 그렇게 뒷통수를 치며 도망간 것도. 공무원이 될 줄 알았던 남편이 무능했고, 그저 무능한 것으로도 모자라 잘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어버린 것도. 앉은뱅이가 될 지 모르는 딸도.
 
소설 속에서 윤영에게 그나마 가장 행복했을 때는 전세집으로 이사할 때였다. 하루 휴가도 내지 못하고 식구가 겨우겨우 땀을 빼가며 계단을 올라 이삿짐을 나르던 그 때말이다. 객관적으로 절대 '좋아졌다'고 말 할 수 없는 순간이다. 그런데도 그나마 그 순간이 정점이었던 것처럼 툭. 하고 그녀는 떨어져내린다.

마지막 문장인 이제 다시 시작이다. 라는 말은 그래서 어이없게도 희망적이지않다. 왕백숙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보다 더 비참해진 채로. 그건 희망적인 다시 시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녀에게 희망이었던 것이 있을까.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상상하는 것이 그나마 '희망'이었던 그녀에게 이제 다시 '환영'의 시간이 시작되어 버린 것 뿐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원식 씨의 타격 폼
박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원식씨의 타격폼'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없는'폼이다. 말 그대로 이런 타격폼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만큼 우스꽝스러운 폼이다. 그리고 사실은 누구도 이것을 타격폼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만큼 '없어보이는'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지칭하는 새로운 소설 속의 고유명사이기도 하다. 이 폼은 '우습지만 완전한' 무엇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 찾아헤매고 있는 것같은 '이상적인' 무엇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상할 필요조차 없는' 사소한 것일수도 있겠다. 작가가 어떤 것을 의도했든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나에게 이 타격폼은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는 꼭 있어야 할 것같은' 어떤 것이었다. 처음에는 우습게 생각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필요한 것. 우리가 잊어버리고 얼굴을 무표정하게 만들면서 아득바득 살아가게 되기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유머감각같은 것 말이다.

 

거듭되는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 돈이거나, 가족이거나, 애인이거나, 현실감각이거나. 그래서일까 나는 자꾸만 이들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어차피 무언가 결여된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래서 이들의 이상이 우습기도 하고 눈물나게 안타깝기도 한 것일게다.

 

자기 소설에 자신이 없는 듯 달아놓은 몇 마디 말들은 좀 신경쓰였지만. (뭐, 이렇게까지 쓰지 않아도 좋을텐데...하는). 웃으며 읽어도 심각하게 읽어도 좋은 소설이다. 아직은 세상에 '없는'것 같은 꿔어어 꽃병을 찾을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미있는 스티커 숫자공부 - 유아용 2
은하수 편집부 지음 / 은하수미디어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커 붙이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이지요. 스티커를 붙이면서 숫자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입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숫자공부가 있지만 제가 본 건 은하수 미디어에서 나온 숫자공부 책이예요.

2단계 책이라서 그런지 숫자 세기부터가 아니라 큰 수 작은 수 큰 물건 작은 물건을 구분하는 것을 공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물건을 나누어주거나 더 큰 쪽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하는 방식이 가장 많습니다. 숫자가 되도록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있구요. 뒷부분에는 도형의 개념. 그러니까 모양 같은 것 맞춰 붙이기가 등장합니다.

아들과 공부한다기보다는 그냥 스티커놀이 하는 셈 치고 잠깐씩 시간 보내고 있는데요.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학습을 체험시켜볼 수 있어서 유아들에게 적절한 것 같아요. 다양한 방식으로 수개념을 이해시키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참고로 저희 아들은 은근히 규칙에 따라서 스티커를 붙이는 걸 실어하기도 했는데요. 그럴땐 그냥 아무데나 붙이도록 했습니다. 이런 걸로 스트레스 받게 하면 아니되니까요. ^^


요렇게 나란히 앉아 편안한 자세로 놀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도 보이니? 7 - 신나는 보물선 탐험 달리 지식 그림책 9
월터 윅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들과 함께 보는 관찰책으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고른 책이다. 물론 대개의 아들들은 좋아하겠지만, 겁많은 우리아들. 오로지 자동차만 사랑하는 우리아들이 과연 이 배를 사랑해줄까. 게다가 난파선의 이 너덜너덜한 돛을 잘 보아줄까. 그치만 왠지 포기할 수 없는 포스를 가진 표지 때문에 일단 구입했다. 그런데 기대이상으로 아들은 이 책을 좋아한다. ㅎㅎㅎ 그 이유는 이 책이 가진 독특한 구성 때문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 구성을 간파해 낸 것은 아니었다. 차근차근 안 보고 선택적 독서를 했기 때문인데...(뭐, 말이 이렇지 띄엄띄엄봤다는 뜻..^^;;) 나도 모르는 새 아들은 한 장 한장 살펴보더니 커다란 황금 동전이 점점 작아지고, 바다 속이 병 속으로 바뀌고, 가게 밖으로 나오고, 이 가게가 엽서 속으로 들어가는 공간의 이동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o@ 아마도 이런 건 어른보다 아이들의 관심을 더 끄는 것인가보다. 물론 알고 나서 나는 신기했고, 아들은 그냥 담담했지만. ^^;; '어, 이제 밖으로 나왔네.', '우리 아까 안에 있었지.'라고 말하는 아들을 보며, 아마 아이에게는 이 그림들이 진짜 안에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가보다 생각했다.

 

요즘 글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아들이 꼬박꼬박 읽고 있는 것은 마지막 페이지다. 난파선 찾을 생각은 안하고, '특명,해적을 피해 난파선을 찾아라.'만 너댓번 읽어댄다. ㅡㅡ; 덕분에 나도 외워버렸다. 글씨에 관심있는 아이라면 크게 부담되지 않는 글자 수도 이 책의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아무튼 이 공간여행. 매력적이다.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