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식 씨의 타격 폼
박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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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식씨의 타격폼'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없는'폼이다. 말 그대로 이런 타격폼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만큼 우스꽝스러운 폼이다. 그리고 사실은 누구도 이것을 타격폼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만큼 '없어보이는'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지칭하는 새로운 소설 속의 고유명사이기도 하다. 이 폼은 '우습지만 완전한' 무엇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 찾아헤매고 있는 것같은 '이상적인' 무엇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상할 필요조차 없는' 사소한 것일수도 있겠다. 작가가 어떤 것을 의도했든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나에게 이 타격폼은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는 꼭 있어야 할 것같은' 어떤 것이었다. 처음에는 우습게 생각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필요한 것. 우리가 잊어버리고 얼굴을 무표정하게 만들면서 아득바득 살아가게 되기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유머감각같은 것 말이다.

 

거듭되는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 돈이거나, 가족이거나, 애인이거나, 현실감각이거나. 그래서일까 나는 자꾸만 이들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어차피 무언가 결여된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래서 이들의 이상이 우습기도 하고 눈물나게 안타깝기도 한 것일게다.

 

자기 소설에 자신이 없는 듯 달아놓은 몇 마디 말들은 좀 신경쓰였지만. (뭐, 이렇게까지 쓰지 않아도 좋을텐데...하는). 웃으며 읽어도 심각하게 읽어도 좋은 소설이다. 아직은 세상에 '없는'것 같은 꿔어어 꽃병을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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