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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ㅣ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평점 :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것은 재작년. 책을 찾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쯤. 그 중에 이 책이 가장 먼저가 된 것은 지난 달 친구가 라디오에서 들었다는 상담 이야기를 해주면서부터였다. 그렇게나 팬이 많은 작가의 글 중에서 비교적 쉬운 걸 골라보자는 생각도 한편 있었을 것이다.
인생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바라는 대답은 어떤 대답일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지침. 뭐 그런 것일까. 점집을 찾는 사람들은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도 하고, 고민에 대해서 결정을 내려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고도 하는데, 상담을 해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하기 힘든 대답이다. 그의 삶의 담보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정을 자기가 하더라도 어떻게 방향을 잡으면 좋을지 알려줄 수 있다. 지침이 명쾌하면 답을 내리기는 더 쉬워진다. 저자의 지침이 그렇게 명쾌하다.
사랑은 주인공되기에, 몸은 악기에, 그리고 고독을 몰입하지 못하는 삶의 풍경화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저자의 답변 내용은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다. 겪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끄덕일만큼 정확하기도 하다.
사랑하면서 드라마를 꾸준히 지켜 본 적이 있는가. 내가 한창 연애하던 시기에 하던 드라마를 나는 하나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바빠서가 아니었다. 내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현실에서 찍고 있는데 남의 드라마를 지켜볼 필요가 뭐가 있는가 싶었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면 사랑하거나 받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나는 백프로 공감한다.
내 직업이 정신 노동인 줄 알았는데 육체노동이었던 것도 그렇다. 정신 노동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니 내가 하는 육체노동이 이해가 되었다. 아마 나는 정신노동을 하는 브루주아가 되고 싶었던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몸을 움직여야 하니 화가 났었던 걸지도.
어떻게 살아야하는 답은 없다. 다만 곰곰히 생각하는 삶에는 방향이 생길 것이다. 직진으로 가든, 우회해서 가든 하루하루의 결정이 최선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