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공지영씨의 이 소설은 작년에 나오자 마자 샀었다. 단숨에 읽어버렸고  이야기 중 한 단어에 빠져 들었다. 

진짜 .... 이 진짜라는  단어가 주는 아이러니함이라니... 허구를 쓴 소설 속에서 '진짜'라는 단어가 주는 낯설음도 나름대로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거기다 원하지 않았던 삶의 무게를 그저 연명해 주는 역할을 했었고, 두 인물을 철저히  만나지 못하게 할 뻔 했던 껍데기가 "우리, 진짜 이야기를 할래요?"라는 말로 깨어지는 것을 보고는 그 무시무시한 파괴력과  시원한 벽허뭄의 과정 뒤 두 사람의 소통을 이끌어낸 '진짜'라는 이 단어가 너무 좋았었다.

2. 작년 이맘 때는 왠일인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힘들었었다. 물론 나도 끙끙 거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기대고 싶은 어깨가 무척이나 필요했었는데 모두다 어깨를 필요로 하고 있으니 "어깨 좀 빌려줘"라는 말이 더욱 나오지 못하는 상태였다. 밤마다 걸려오는 전화통을 붙잡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였다. 개운한 아침은 개뿔~ 매일매일  다크써클만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에게 이 책을 주었었다. 느닷없는 책선물에 상대편은 놀라는 듯 보였으나 나중에 전화로 "노력하겠다."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었다. 어떤 노력을 했는지 현재의 나는 알지 못한다. 그냥 '나대신 어깨를 빌려주는 역할을 이 책이 했었구나.' 라고 느낄 뿐...

그래서, 지금 나에게 이 책은 없다.

3.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 그건 아마도 환경과 과거의 시간들에 대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혹 이해는 못한다 하더라도 공감을 할 수 있도록 진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소통의 순간' 이리라... 그 순간을 얻기 위해서는?? 용기와  타이밍이 필요하다.  아무한테나, 혹은 아무때나 "우리, 진짜 이야기를 할래요?" 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때문에 우리들이 행복해지는 순간은 무척 드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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