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이었어, 밀쳐낼 수 없는 물결이었어 많이 꼬이고 꼬여 설레이면서 몸을 바꾸고 바뀐 몸 누여 두고 푸른 바람으로 내릴 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지금 헤매는 거리의 지워진 발자국일까 참으로 불편한 잠을 너는 자고 싶었다 그 잠에서 깨일 땐 깃털처럼 가볍게 떠오르고 싶었다 물결이었어 밀쳐낼 수 없는 물결이었어, 네 속삭임도, 형체 없는 네 웃음도 저항이었어
- 이성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