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 The Yellow Se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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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인받은 배우들과 빼어난 연출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낳은 연출가가 다시 뭉쳤다. 

영화에서는 조선족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개떼같은 밑바닥 인생의 면모가 주를 이룬다. 

영화는 전작에서 감독이 보여줬던 것 만큼 엄청난 컷수와 

회색톤의 통일된 색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두시간 사십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은 과도했다. 

네 개의 챕터로 나눠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마지막 챕터에 이르면 

이미 이야기에 집중했던 기운이 많이 다운돼 버린 상태...

   

무엇보다 과도하게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해되고,

주인공들은 슈퍼맨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다. 

  

거기에 김구남(하정우)과 면정학(김윤석) 간의 전면적인 대결구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부수적인 인물들이 끼어들어 복잡하게 구축되어 있는 것도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반감시키는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추격자> 다음에 새로운 영화를 들고 나오는 것에 대한 감독의 부담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조금만 더 불필요한 신들을 추려내고, 이야기를 주요 인물들 중심으로 구축해서, 절제하며  

갔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사족. 기억에 남는 장면은, 구남이 살해현장에서 빠져 나와 경찰들을 따돌리면서 도망가는 신 

이었다. 속도감과 스릴, 리얼감이 대단했다. 감독의 연출력이 빛났던 부분. 하지만, 다른 여러 신들 

은 컷들을 과도하게 나누고, 이미 <추격자>에서 경험했던 터라, 새로움이 덜했고, 어지러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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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리스트 - The Touris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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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이번 영화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감독의 전작 <타인의 삶>을 좋은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해 왔고, 

 거기에다 개성있고, 연기력있는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뎁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아름다운 베니스와 졸리를 내내 따라다닐 뿐,

영화 전반의 톤이 튀고, 전반부에서 이야기 진행이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의심이 들 정도로 

서툴렸다. 스릴러도 범죄도 아닌 코미디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거기에 앞부분의 진행이 느리고, 감정이입이 누적적으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반전은 조금의 눌라움만 줄 뿐,  감정의 증폭까지는 끌어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이렇게 힘이 떨어지는 영화에서 보게 되니 

오히려 씁쓸하다. 그저 남는 생각이라곤, 베니스에 더 늦기 전에 가보고 싶다는 것과 

안젤리나 졸리는 역시 아름답고 아우라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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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 - Poss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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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수록 느끼는 건 

어떤 영화든 내가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 역시, 여름에 맞춰 나온 그저 그런 공포물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참 잘 만든 영화들은 장르를 떠나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는 장난스럽지 않고, 또 과도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관객들을 이끌지 않는다. 

 이젠 거의 십년이 넘은 영화 <여고괴담>을 보고, 참 잘 만든 한국 공포영화라고 느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이 영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현실을 사는 이들에게 믿음이란 때로 사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그것이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 타인과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연민을 주는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 믿음에 대한 강력함은 '믿는 자에게는 능히 못할 것이 없다'라던 영화 속 엄마의 대사에 그대로 담겨 있다. 

배우들의 안정적이고 강력한 연기, 그리고 호러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감독의 기운이 여실하게 전해졌던 멋진 우리의 호러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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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 - London mon 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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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동갑내기 딸과 아들을 둔 두 싱글파파의 이야기이다. 

영화에 쓰인 음악들도 따뜻, 경쾌하고 

이야기도 음악의 색과 닮아 있다. 

40대줄의 두 막역지우가 이혼후, 런던시내에서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로, 

억지부리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 속 웃음들을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 마티아스와 앙투안의 캐릭터가 개성을 지니고 있고, 

이것이 그들의 고유한 말과 행동 등으로 잘 그려지고 있었던 것은 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

 

또한  그 일상 속에 오래된 친구처럼 묻어 있는 그들의 외로움도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점점 성숙해가는 과정이 예뻐보였다. 

 

스케일을 키우지 않더라도 건강한 웃음과 마인드, 약간의 신선한 발상만 더해진다면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는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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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화장실 - The Pope's Toile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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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이 짐을 가득 실은 채 힘겹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끼걱거리며 움직이는 자전거 바퀴, 아빠의 숨소리, 뜨거운 태양, 흐르는 땀... 

거기에 남미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며, 

영화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우루과이의 한 가장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우루과이 한 마을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이야기는 

그 발상부터가 기발하다.  

교황이 자신들의 마을에 찾아오면, 브라질을 비롯해서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올 테고, 그가 머무는 동안

아빠는 유료화장실을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인 거다.  

 

가난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교황 방문 사건은 결과적으로는 해프닝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전반까지 가난하지만 순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마지막에는 순간적으로 '판단 중지'상태에 놓여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비극적인 기운으로 끝을 맺지 않는다. 

처절할만큼 그가 화장실을 만들기 위한 이유였던 가족들이 여전히 그의 옆에 있고, 

그는 다시 삶을 위해 땀흘릴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흥겨우면서도 쓸쓸함이 묻어나는 남미음악에, 소소한 유머와 따뜻함이 묻어나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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